블룸버그, 소니 영화사 해킹된 이메일 인용해 폭로…“北반발 우려”
  • ▲ 김정은 정권이 개봉 중단을 요구하는 등 발작하고 있는 영화 '인터뷰'의 한 장면. ⓒ영화 '인터뷰' 예고편 캡쳐
    ▲ 김정은 정권이 개봉 중단을 요구하는 등 발작하고 있는 영화 '인터뷰'의 한 장면. ⓒ영화 '인터뷰' 예고편 캡쳐

    김정은의 암살을 그린 코미디 영화 ‘인터뷰’의 일부 장면이 소니 회장의 지시로 삭제되거나 수정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美블룸버그 통신이 지난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소니 영화사 해킹을 통해 노출된 이메일을 인용, “영화 ‘인터뷰’의 원본에는 김정은이 끔찍하면서도 우스꽝스럽게 암살당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지만, 북한의 반발을 우려한 일본 소니 회장의 지시로 일부 장면이 삭제되거나 대폭 수정됐다”고 전했다.

    히라이 가즈오 소니 회장이 문제 삼은, 영화 ‘인터뷰’의 장면은 김정은이 포격을 받아 머리카락에 불이 붙고, 결국 머리가 터져 죽는 장면이었다고 한다.

    블룸버그 통신이 공개한 소니 영화사의 이메일을 보면, 지난 9월 28일 에이미 파스칼 소니 영화사 공동 회장이 히라이 가즈소 소니 외장에게 설명한 내용이 들어 있다.

    “장면번호 337번(김정은 암살 장면)에서 얼굴이 녹는 장면은 삭제하고, 머리카락엔 불이 덜 붙고 얼굴에 탄 자국도 적게 바꾸겠다. 머리가 폭발하는 장면도 화염으로 상당 부분 가리고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게 처리하겠다.”


    히라이 가즈오 회장은 이튿날 이메일을 통해 에이미 파스칼 소니 영화사 공동 회장에게 “(당신의) 설명대로 337번을 수정하도록 (제작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 미국 이외 나라에서 개봉되는 버전에서는 이 장면을 삭제해 달라”고 지시했다.

    결국 에이미 파스칼 회장은 영화 ‘인터뷰’의 감독 겸 주연인 세스 로건에게 이메일을 보내 “김정은 사망 장면의 수위를 낮춰달라”고 요청했다.

    세스 로건은 처음에는 장면 수정을 하지 않겠다고 완강히 거부했지만, 결국 이들의 지시에 따랐다고 한다. 

    소니 영화사의 모기업인 일본 소니가 이 같은 메일을 보낸 것이 알려지자 온라인 상에서는 “독재자의 눈치나 보는 기업”이라는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 ▲ "소니 쟤네들은 내 말 들었으면 망신 안 당했을 거 아냐…." 일본 소니 회장이 소니 영화사에 보내 김정은의 머리가 터져 죽는 장면을 수정하라고 지시한 것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 "소니 쟤네들은 내 말 들었으면 망신 안 당했을 거 아냐…." 일본 소니 회장이 소니 영화사에 보내 김정은의 머리가 터져 죽는 장면을 수정하라고 지시한 것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소니 영화사의 곤욕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해킹 당해 유출된 이메일 가운데는 에이미 파스칼 소니 영화사 공동 회장과 영화사 간부들이 안젤리나 졸리를 ‘재능도 없는 싸가지’라며 헐뜯는 내용도 있었다고 한다.

    이메일이 언론에 공개된 뒤 안젤리나 졸리는 지난 10일 한 조찬모임에서 에이미 파스칼을 만나 차가운 시선으로 노려보기도 했다고 한다.

    이 장면은 CNN 등에도 포착돼 소니 영화사를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고 美언론들은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