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포럼] 이춘근 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통일 원한다면, 미국, 일본 손 잡아라”
  • ▲ 이승만포럼이 열리는 정동제일교회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뉴데일리 정재훈 사진기자
    ▲ ▲ 이승만포럼이 열리는 정동제일교회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뉴데일리 정재훈 사진기자

    중국의 부상과 맞물려, 국제정치학적의 시각에서 현재의 한미동맹을 더욱 굳건히 하고 일본과의 관계개선을 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건국이념보급회(사무총장 김효선)가 주최하고 뉴데일리(회장 인보길)와 대한민국사랑회(회장 김길자)가 후원하는 제45회 이승만포럼이, 21일 서울 중구 정동 정동제일감리교회 아펜젤러홀에서 열렸다.

    이춘근 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의 발표로 진행된 이번 포럼은, [이승만 박사와 미국- 오늘 한국의 외교에 대한 단상(斷想)’]을 주제로, 국제정치를 현실주의적 관점에서 인식한 이승만 전 대통령의 업적을 논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춘근 박사는 연세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하고, 미국 텍사스 주립대학 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 대학원에서 역사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육군 제3사관학교 교관,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자유기업원 부원장, 한국경제연구원 외교안보연구실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이화여자대학교 겸임교수이면서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연구위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 국제정치학이 독립된 학문으로 출발하기 훨씬 이전인 1904년에 이미 이승만 박사가 ‘국제정치학의 대가’ 수준에 올라있었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승만 대통령의 전략이 무엇인지와 미국을 어떻게 보고 활용하려 했는지에 대한 측면으로 보면 아주 탁월한 분야가 나온다. ‘국제정치학’이라는 학문은 1919년부터 생기는데 이승만 대통령은 그보다 먼저 살았음에도 이 분야를 몇십년간 공부한 사람처럼 글을 남겼다. 특히 [독립정신]은 미국의 국제정치학 분야 1인자인 ‘한스 모겐소’와의 저서와도 비견될 정도다.

    국제정치학에서 세계가 원칙 하에 작동된다고 믿는 것을 현실주의라고 한다. 그 내용을 보면 국가들이 도덕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이익에 의해 움직인다는 것과 국가안보 등이 핵심이다. 국제정치를 힘에의한 질서유지로 보는 사람들을 현실주의자, 외교적 협상과 국제연합기구 등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는 사람들을 이상주의자로 본다. 우리나라에서 국제정치를 현실적으로 본 사람들은 이승만, 박정휘, 전두환 전 대통령 정도밖에 없고 나머지 대통령들은 대부분 이상주의자라고 생각한다.

    1943년 카이로 선언이 나오게 되는데 거기에는 우리나라에 대한 언급이 한줄 나온다. ‘현재 한국민이 노예상태에 놓여 있음을 유의하여 앞으로 한국을 자유독립국가로 할 결의를 가진다. (…in due course Korea shall become free and independent)가 그것이다. 당시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엔이 우리나라를 독립 해방 시켜줄 것이라고 믿었지만 이승만 대통령은 큰일났다고 생각했다. ‘적당한 절차’를 밟아 독립을 시켜준다는 애매모호한 표현이었기 때문이다.”

     

  • ▲ 이춘근 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뉴데일리 정재훈 사진기자
    ▲ ▲ 이춘근 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뉴데일리 정재훈 사진기자



    이춘근 교수는 이어 ‘한반도가 통일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도움이 절대적’이라고 단언했다.
    지정학적으로 강대국이 모여 있는 동북아에서 통일한국의 등장을 옆 나라인 중국과 일본이 반기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공식적으로 6번 만났다. 자주 만나는 이유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하는 것과 한반도 통일이 중국에도 좋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함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다섯 번째 만나는 날 시 주석은 ‘한국의 자주적 통일을 적극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승만 박사였다면 중국이 한국통일을 도와주지 않겠구나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한국은 한반도 문제에 중국이 중요한 역할을 맡아달라고 한 것인데 중국은 ‘자주적으로 하시오’라고 말한 것과 같기 때문이다.

    한국이 통일되는 것을 중국과 일본은 본질적으로 반대한다. 현실주의 국제정치의 원칙이기 때문이다. 옆나라가 세지는 것을 놔둘 수 없는 것이다. 한국은 과거 조선이 아니다. 한국과 북한이 합쳐지면 중국은 피곤해진다. 일본도 그렇다. 일본에서는 한반도를 자국의 위협으로 간주하는 ‘한반도 흉기론’이 있다. 중국에서도 한반도가 통일될 경우 중국의 머리를 겨냥하는 ‘망치’라고 생각한다.

    통일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일본이나 중국보다 힘에서 앞서야 하는데 그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한반도가 통일되면 미국에는 이익이므로 미국은 통일한반도를 만들고 싶어할 것이다. 미국은 우리나라의 통일을 지지하고 중국의 뒤통수와 일본의 심장을 쥐려 하는 것이다. 원교근공(遠交近攻), 즉 적은 가까이 있고 먼나라와 친분을 맺는다는 말이 있듯이 세계의 전쟁사를 보면 90%가 옆 나라와 싸웠다. 적은 항상 가까운데 있다.”

     

  • ▲ 20일 서울 정동교회에서 열린 제 45회 이승만포럼에서 이춘근 박사는 이승만 대통령에 대해 국제주의를 현실주의적 관점에서 인식해 탁월한 외교적 성과를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뉴데일리 정재훈 사진기자
    ▲ ▲ 20일 서울 정동교회에서 열린 제 45회 이승만포럼에서 이춘근 박사는 이승만 대통령에 대해 국제주의를 현실주의적 관점에서 인식해 탁월한 외교적 성과를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뉴데일리 정재훈 사진기자

     

    나아가 이춘근 교수는 과거 세계의 최빈국 중 하나였던 한국이 미국과의 대등한 외교를 통해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맺은 것을 ‘이승만 외교의 최대 업적’이라고 주장했다.

    대한민국이 방위조약으로 인해 안보는 물론, 경제적인 면에서도 많은 이득을 얻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다.

    “한미동맹은 동맹 체결 당사자의 실력이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로 일방적인 동맹이었다. 세계 최고의 막강한 강대국과 세계 최하위권의 허약하고 빈곤한 나라가 체결한 방위조약이었다. 물론 미국이 한국과의 방위조약을 기분 좋게 맺어준 것은 결코 아니다. 한미동맹 체결은 이승만 대통령이 혼신의 노력을 퍼부어 벼랑 끝 외교정책을 통해 이뤄낸 한국 외교사상 가장 위대한 업적이다.

    이승만 대통령은 미국과 동맹조약을 체결하는 날 감격에 겨워 우리 국민들에게 ‘여러분들은 이 조약으로 인해 두고두고 덕(德)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은 안보상황이 비슷한 여러나라 중에서도 GDP대비 국방비 지출이 적은 나라 중 하나다.

    올해 한국의 GDP대비 국방비 지출은 2.6% 정도로 세계 평균수준이라는 사실은 놀라운 것이며 이 같은 일을 가능케 해주는 것이 바로 한미동맹이다. 주한미군이 한국의 방위를 위해 지출하는 돈은 한국의 국방비와 거의 맞먹는 돈이다. 다시말해 지금 이순간에도 한미동맹은 한국국민들에게 수백억달러의 경제적인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최근 중국이 강대국으로 부상했지만 우리정부가 중국과의 관계를 의식해 미국과의 동맹을 소홀히 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었다.

    일부 지식인들이 미국과 중국이 충돌할 경우 우리가 ‘중립적’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극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이춘근 교수는 설명한다.

     

  • ▲[이승만포럼]을 후원하며 '우남 이승만 대통령' 알리기에 노력하고 있는 인보길 뉴데일리 회장의 모습. ⓒ뉴데일리 정재훈 사진기자
    ▲ ▲[이승만포럼]을 후원하며 '우남 이승만 대통령' 알리기에 노력하고 있는 인보길 뉴데일리 회장의 모습. ⓒ뉴데일리 정재훈 사진기자


    그는 현재 우리정부의 대(對) 일본 정책과 관련돼, 반일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대한민국이 미국의 동북아 전략 핵심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들며 우려스럽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이춘근 박사는 우리가 일본에 대해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행태는, 현실주의 국제정치와 동떨어진 행동이라고 조언했다.

    “한국의 친중은 궁극적으로 미국과의 관계를 망가트릴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중국과 미국이 다투는 이유는 두 나라의 힘이 상호 막강하다 보니 당연히 충돌하게 된 것이다. 중국의 힘이 증강하는 한 미국과의 충돌은 운명적이다.

    최근 우리나라 사람들은 식자(識者)들마저도 ‘미국과 중국이 충돌할 경우 우리는 중립적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극히 위험한 발상이다. 우리는 미국과 동맹을 맺고 있기 때문에 법적으로 중립적 입장을 견지할 수 없다. 우리가 한미동맹을 유지한 채 미중갈등에서 중립을 지킨다면 중국이 우리의 행동을 믿지 않을 것이며 미국은 한국의 행동을 괘씸하게 생각할 것이다.

    반면, 일본의 경우는 미국과 숙적이며 앙숙이었지만 중국의 부상에 함께 대처하기 위해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미일 양국은 양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이 그런 일본과 끊임없이 적대관계에 놓일 경우 결국 한미동맹에 심각한 훼손이 초래될 것이다. 현실주의 국제정치학의 입장에서 봤을 때 작금의 친중반일 정책은 문제가 많다. 한국을 제외한 중국 주변국 모두가 미국과의 관계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심지어는 북한마저도 미국에 추파를 던지고 있다. 중국의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승만 대통령이었다면 지금처럼 하지 않았을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없다면 우리에게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우리가 어느편에 서야 할지 이승만 박사에게 묻는다면 그는 당연히 ‘미국’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것이 현실주의 국제 정치학이 알려주는 정답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최근 급격히 부상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결국 미국이라는 벽은 넘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이춘근 박사는 앞으로도 국제무대에서 미국이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는 근거로 ▲풍부한 셰일가스 매장량과 생산기술 ▲2017년 석유생산량 세계 1위 전망 ▲이민정책으로 만들어진 평균연령 35세의 젊은 미국 국민 평균연령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중국이 커지는 것에 대해 우리나라는 너무 과장하는 측면이 있다”며 “통일된 한반도는 누가 보더라도 중국이나 일본편이 될 가능성이 적으며 미국의 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