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國歌의 音域(음역)을 함부로 바꾸는 게 옳은가?

    서울시 교육청의 '애국가 音域 낮춰 부르기'를 둘러싼
    安行部의 입장과 한 음악인의 문제 제기

    趙成豪(조갑제닷컴)    
      
    서울시 교육청(교육감 조희연)이 지난 12일 보도자료를 내고 학생 音域(음역)에 맞는 애국가를 제작·보급한다고 발표하자, 한 市民이 이를 비판하는 등 논쟁이 일고 있다.

    이날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각종 의식과 행사에서 부르는 기존의 애국가는 音이 높아 따라 부르기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서울시 교육청은 학생들이 노래하기에 편안한 음역(3도 낮은 조성)으로 편곡하여 음원을 새로 제작하였다”고 했다. 이에 따라 내림마장조(국악)와 A장조(양악) 바(F)장조로 변경한다고 밝혔다(※하단의 자료1 참조).

    관습법 상 首都(수도)와 國旗(국기), 國歌(국가)는 변경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는 문제의 소지가 있었다. 안전행정부(이하 안행부)는 홈페이지에 “애국가를 부를 때에는 경건한 마음을 가져야 하며, 애국가의 곡조에 다른 가사를 붙여 부르거나 곡조를 변경하여 불러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었다.

    안행부 담당 공무원에게 전화를 걸어 이 같은 결정이 나온 경위를 확인해 보기로 했다. 의정담당관실 K 모 주무관은 28일 記者와의 통화에서 “교육用으로 만들기 위해 3도 낮춘 애국가를 따로 제작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안익태 선생이 작곡한 원곡은 ‘가장조’라 변성기 학생들이 부르기 어렵다는 民願(민원)이 들어와 교육用에 한해 음역대를 낮춰 부르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부서의 L 모 사무관은 승인 과정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난 4월, 서울시 교육청에서 학생들이 애국가를 4절까지 널리 부를 수 있도록 음역대를 낮추는 방안에 대해 자문을 의뢰해왔다. 안행부는 허가나 승인을 내어줄 권한은 없다. 다만 國歌라는 상징성과 관습법적 전통에 따라 ‘원곡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음역대만 낮추도록 권고한 것 뿐이다.”

    ‘음역대를 바꾼 것이 결국 곡조를 변경(원곡을 훼손)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곡조를 변경한다는 것은 박자나 리듬을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며 곡조 변경과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일반인과 학생들이 같이 애국가를 부를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엔 “국민의례 등 공식 행사에서는 원곡(내림가장조, A장조)대로 불러야 한다. 학교에서 학생들이 부를 경우에만 3도 낮추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국가에 대한 民願이 제기된 것이 사실이냐’는 질문엔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建國 이후 음역대가 높다고 애국가에 대해 문제 삼은 적이 없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1980년, 1991년, 2011년에 비슷한 문제가 제기되었었다”고 했다. 이어 “左派 교육감이 등장하면서 갑자기 부각된 것 같은데 그것과는 전혀 별개의 문제이다. 애국가를 훼손한 것이 절대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같은 결정에 우려를 나타내는 목소리도 있다. 1979~1981년 KBS 교향악단의 바이올리니스트였던 김필주 씨는, 인터넷 공간에 서울시 교육청의 결정을 비판하는 글을 남겼다(※하단의 자료2 참조). 金 씨는 28일 記者와의 통화에서 “오히려 다른 國歌에 비해 애국가는 1~4도 정도 낮은 편”이라고 했다. 그는 “너무 낮춰 부를 경우 애국가로서의 기백이 느껴지지 않고, 國歌로서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거의 모든 찬송가는 애국가보다 음역대가 높다. 수백 년 동안 老少(노소) 가릴 것 없이 불러온 찬송가를 音域(음역)이 높다고 낮추진 않는다. 하물며 國歌의 音域을 함부로 바꾸는 게 과연 옳은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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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1] 서울시 교육청이 발표한 보도자료 全文

    - 서울시교육청, 학생 음역에 맞는 애국가 제작·보급 -


    □ 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감 조희연)은 광복 69주년을 맞아 학생들의 음역에 맞는 애국가 음원을 제작하여 학교에 보급한다. 각종 의식과 행사에서 부르는 기존의 애국가는 음이 높아 따라 부르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학생들이 노래하기에 편안한 음역(3도 낮은 조성)으로 편곡하여 음원을 새로 제작하게 되었다.

    ※ 애국가(안익태 작곡)에 대한 저작권은 2005년 이후 국가(문화체육관광부)에 기증되어
    공익 목적으로는 자유롭게 사용 가능함

    □ 애국가 음원은 국악관현악 반주에 의한 것과 양악오케스트라 반주에 의한 것을 따로 만들었으며, 초등용/중등・일반용 등 다양한 버전으로 배포할 예정이다. 초등용은 유치원 원아와 초등학생에게, 중등・일반용은 중・고등학생과 성인에게 맞게 제작한 것이다. 따라서 행사의 목적・취지와 참석자 분포를 감안하여 알맞은 음원을 선택・활용할 수 있다.

    □ 이번 작업은 서울교육가족의 재능기부로 만들어졌다. 애국가 음원 녹음은 지난 7월 18일, 서울예고 강당에서 이루어졌다. 서울연촌초 합창단과 국악고 관현악단, 서울예고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서울방송고 학생 및 참가 학교 지도교원 등 총 300여명이 참여하였다. 이날 참가한 학생들은 평소에 갈고닦은 재능을 기부한다는 보람과 애국가 녹음 작업에 참여한다는 긍지를 가지고 여러 번 반복되는 녹음 작업에도 열심히 참여하였다.

    □ 국악 애국가 편곡과 지휘를 맡은 국립국악관현악단 원일 예술감독은 세 가지 면에 편곡의 주안점을 두었다고 밝혔다. 첫째, 전주 부분의 선율에 변화를 주어 힘찬 도약과 희망적인 느낌을 주도록 했으며, 둘째, 전통 유율타악기(음정이 있는)인 편종과 편경을 사용하여 밝은 울림의 음향감을 부여하였고, 국악 오케스트라만의 전통적 깊이를 느끼도록 했으며, 셋째, 태평소와 대금의 대비를 통해 곡의 절정감을 느끼며 부를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양악 애국가 편곡을 맡은 상명대음대 정승재 학장은 우리 학생들이 노래하기에 적합하도록 리듬감을 좀 더 살려 장중하면서도 활기찬 느낌을 주도록 했다고 말했다.

    □ 서울시교육청은 이번에 만든 애국가 음원에다 서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서울교육의 모습을 담은 애국가 동영상을 제작하여 10월 초에 관내 학교 및 교육기관에 배포할 예정이다.

    □ 기존의 애국가는 음이 높아 따라 부르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았다는 점에서 이번에 서울시교육청이 제작・보급하는 애국가 반주 음원은 전국 시・도교육청과 학교에서 널리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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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1] 김필주 씨가 인터넷에 게재한 글의 全文

    교황 오시기 하루 전에 전광석화처럼 시행된 서울시 교육감에 의한 애국가 낮춰부르기 시행령은 현재 대한민국 사람 어느 누구도 그 위험성의 절박함을 느끼지 못하는 거 같아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동창 분들께 호소합니다.

    좀 더 자세히 말씀드리면 음악에 쓰이는 '라' 음정을 예로 들면, 국제 기준이 1초에 440입니다만 국내 무대에선 443, 국제무대에선 445를, 녹음에서는 450으로 발매되기도 합니다.

    1초에 떨림이 440과 445의 느낌에 차이는 같은 음정인데도 축제장과 장례장의 차이로 느껴지는데 애국가를 3도나ㅠㅠ 낮추다니요…

    원곡에서 느껴지는 기백과 장엄함은 어느 국가보다 세계 최고라 느껴집니다.
    그러나 3도 아래는 노래가 단조에 기운이 느껴지는 아주 우울하고  어두운 맥 빠진 애국가로 변해 버립니다.

    운동권 노래보다 하위에 두려는 무서운 전략이라 생각들때 아무도 못 느끼고 관심없다고 느껴지니 며칠밤을 꼬박 새워 뒤척이다 청와대 게시판에도 올려보구 조갑제닷컴에는 올리는 방법 모르겠고… 태극기를 弔旗(조기)형태로 만들어버리는 무서운 음모를 여러분이 같이 힘이 되어 막아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좀 도와주세요. 영향력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게 도와주든지 글을 좀 정리해서 퍼트려 주시던지… 영혼을 갑자기 도둑맞은 느낌입니다.

     [조갑제닷컴=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