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국조, 지상파 방송, 방통위 상대 기관보고 청취MBC, 안광한 사장-이진숙 보도본부장 등 '불출석' 통보KBS, 류현순 사장 직무대행 비롯, 임원 5명 예정대로 출석

  • 언론사 보도, 자신들 손바닥 위에 올려놓겠다는 뜻?


    MBC가 7일 열리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기관보고에 출석하지 않기로 결정해 주목된다.

    MBC는 지난 6일 "재난보도가 정치적 입장에 따라 공방에 휘말릴 경우 언론사 중립성과 객관성이 훼손될 위험이 크고 언론자유가 심대하게 침해될 수 있다"며 '불출석 의사'를 특위 측에 전달했다.

    MBC는 "특위는 보도국 편집회의 모든 논의 과정과 취재기자들 초고, 영상 원본, 개별 보도 취사선택 과정까지 문서로 요구했다"면서 "이는 언론사 보도부문을 자신들의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감시하겠다는 뜻으로 의심받을 만하며, 정치권의 '사후검열'에 해당할 수 있고 '위헌' 소지도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MBC는 "세월호 사고 보도와 관련이 없는 사장과 보도 간부들의 차량운행 기록과 법인카드 사용 내역, 통화 내역 등에 대한 투망식 자료요구도 납득하기 어렵다"며 "'먼지 하나까지 털어보자'는 식의 자료 요구는 일부 정치권의 숨은 속내가 의심스러운 대목"이라고 밝혔다.

    결론적으로 재난보도의 문제점을 찾고 개선책을 만드는 노력은, 체계적인 제도 개선 등을 통해 '자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게 MBC의 주장.

    국조 특위는 세월호 침몰사고 보도와 관련해 KBS와 MBC, 방송통신위원회 등을 조사 대상기관으로 채택한 바 있다.

    이날 특위 기관보고에 KBS는 예정대로 류현순 사장 직무대행을 비롯한 임원 5명이 출석할 계획이며, 방송통신위원회는 부위원장이 나와 세월호 관련 보도에 대한 보고를 할 예정이다.

    여야 특위 위원들은 이들을 상대로 세월호 참사 보도 중 '오보'가 발생한 원인 등을 캐물을 예정이며 방통위에는 관련된 보도 지침이나 사후 제재 여부 등을 집중 추구할 방침.

    그러나 MBC가 정치적 중립성 등을 들어 출석을 거부하고 있어 정상적인 보고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안광한 사장 통화기록 당장 내놔!" 野, MBC 손 좀 보겠다?

  • 한편, MBC가 "특위 기관보고에 나가지 않겠다"고 밝히게 된 직접적인 이유는 특위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국정조사를 핑계로 MBC 임원진에게 과도한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새민련 의원들은 안광한(사진) 사장 등 MBC 임원진에 시시콜콜한 '사생활 자료'를 내놓으라고 요구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새민련이 MBC 간부들에게 요구한 자료 목록을 보면 ▲유무선 통화기록 ▲법인카드 사용 내역 ▲일간베스트(일베) 접속 기록 ▲업무용 차량 운행일지 ▲리포트 초고(草稿) ▲폐쇄회로(CC)TV 자료 등, 지극히 '사적인 영역'부터 '회사 기밀 사항'까지 총 망라돼 있었다. 심지어 새민련이 요구한 목록에는 세월호 침몰 사고가 벌어지기 1년 전 자료까지 포함돼 있었다.

    이처럼 '방송사 길들이기'의 일환으로 국회 '국정조사'가 악용되고 있지만,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는 전무한 실정이다.

    윤상현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야당의 목록 중에는 시시콜콜한 개인 정보부터 정치 공세용 자료 등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과는 관계없는 것이 들어 있다"며 "세월호 국정조사마저 정략적 목적에 따라 표류할 우려가 크다"고 비판의 소리를 높인 바 있지만 대부분의 언론사는 이에 대한 언급조차 자제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런 가운데, MBC 노동조합(제3노조 / 공동위원장 김세의·박상규·최대현)이 유일하게 '반대 기치'를 들고 일어서 눈길을 끌었다.

    MBC 노동조합은 지난달 16일 '언론자유 침해에 왜 침묵하는가?'라는 제하의 성명서를 통해 "언론노조 MBC 본부가 진정한 언론자유를 주장한다면 야당의 폭거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표명해야 할 것"이라며 사실상 횡포나 다름없는 야당의 행위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는 '제1노조' 측에 강한 불만을 토로하는 한편, 사측에 대해서도 "정치권의 부당한 위협에 원칙을 갖고 강력히 대응할 것"을 촉구했다.

    언론노조 문화방송 본부는, MBC는 물론이고 대한민국의 언론자유가 위협받고 있는 이같은 상황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취재기자의 보고내용, 데스킹 이전의 기사 그리고 큐시트 작성과정까지 요구하는 야당 측의 요구가 이성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인가?

    사측은 정치권의 부당한 위협에 원칙을 갖고 강력 대응하라! 사측은 일부 정치 세력의 ‘언론 자유 침해’ 시도에 대해 원칙을 갖고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 결코 타협하거나 비굴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될 것이다.


    따라서 '불출석 의사'를 밝힌 이번 MBC의 입장에는 'MBC 노동조합'의 의견이 상당 부문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