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는 점점 침몰하는데...’ 학생에게 위도-경도 묻는 목포해경
  • ▲ 침몰하고 있는 세월호. ⓒ연합뉴스
    ▲ 침몰하고 있는 세월호. ⓒ연합뉴스

     

    대체 뭐하자는 건지...

    인명 구조에 가장 중요한 골든타임(Golden time),
    구조대 출동이 조금이라도 더 빨랐다면...

    답답한 마음을 이루 말할 수 없다.

    목포해경과 전남소방본부,
    최초 신고자인 단원고 학생이
    16일 오전 세월호 침몰 당시 나눈 통화 녹취록이 공개됐다.

    오전 8시52분부터 8시56분까지
    1분 1초가 다급한 절체절명의 순간,
    당국은 한 마디로 우왕좌왕이었다.

    특수 교육을 받은 전문가 집단이라고 여기기 힘들 정도로
    초기 대응 과정은 엉망이었다.

    목포해경은 다급히 구조를 요청하는 학생을 선원으로 착각,
    연신 위도와 경도를 캐묻기도 했다.

    당국은 최초 신고 시간에서 4분 가까이 지난 뒤에서야
    세월호를 찾아 경비정을 출동시켰다.

    현재 이 학생의 휴대전화는 연결되지 않고 있다.

    안타까운 마음에 하릴없이 눈물만 흐를 뿐이다.

  • ▲ 실종된 가족이 돌아오길 간절히 기다리며 먼 바다만 바라보고 있는 유가족의 모습. ⓒ정상윤 기자
    ▲ 실종된 가족이 돌아오길 간절히 기다리며 먼 바다만 바라보고 있는 유가족의 모습. ⓒ정상윤 기자

     

    다음은 전남소방본부 119 상황실과 목포해경,
    단원고 학생의 4분간 통화 녹취록 전문. (주요 시각만 표기)

     

    (오전 8시 52분 32초)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 : 119상황실입니다.

    ▲학생 : 살려 주세요.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 : 여보세요.

    ▲학생 : 여보세요.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 : 네 119상황실입니다.

    ▲학생 : 여기 배인데 여기 배가 침몰하는 거 같아요.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 : 배가 침몰해요?

    ▲학생 : 제주도 가고 있었는데 여기 지금 배가 침몰하는 것 같아요.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 : 자..잠깐만요. 자..지금 타고 계신 배가 침몰한다는 소리에요? 아니면 옆에 있는 다른 배가 침몰한다는 소리에요?

    ▲학생 : 타고 가는 배가요. 타고 가는 배가!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 : 여보세요?

    ▲학생 : 네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 : 잠깐만요. 제가 해경으로 바로 연결해 드릴게요. 저 배 이름이 뭐에요. 혹시.

    ▲학생 :선생님 바꿔 드릴까요?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 : 네. 선생님 좀 바꿔줘 보세요.

    ▲학생 : 네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 : 여보세요

    ▲교사 : 여기 배가 침몰했어요.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 : 배가 침몰했어요? 배 이름이 뭐에요? 여보세요?

    ▲학생 :네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 : 배 이름이 뭐에요? 제가 해경으로 바로 연결해 드릴게요.

    ▲학생 : 잠시만요. 세월호요. 세월호.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 :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제가 해경으로 바로 연결할게요.

     

     (오전 8시 54분 7초-목포해경에 신고 내용 전달)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 : 예. 수고하십니다. 여기 119상황실인데요.

    ▲목포해경 : 네.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 : 지금 배가 침몰하고 있다고, 배가 침몰하고 있다고 신고가 왔는데요.

    ▲목포해경 : 배가 침몰하고 있다고요? 배 위치요? 위치?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 : 지금 핸드폰 기지국 위치는 진도 조도요.

    ▲목포해경 : 진도 조도로 나온다고요?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 : 서거차도리

    ▲목포해경 : 서거차도리?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 : 네. 서거차도리로 지금 뜨고 있거든요. 신고자 전화번호 드릴게요. 010-0000-0000

     ▲목포해경 : 끝 번호 몇 번이요?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 : 0000이요. 지금 신고자 연결돼 있거든요.

     
    (오전 8시 54분 38초-3자 통화)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 : 신고자 분 지금 해양경찰 나왔습니다. 바로 지금 통화 좀 하세요.

    -목포해경 : 여보세요. 목포 해양경찰입니다. 위치 말해주세요.

    ▲학생 : 네?

    -목포해경 : 위치. 경위(경도와 위도)도 말해주세요.

    ▲학생 : 네?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 : 경위도는 아니고요. 배 탑승하신 분. 배 탑승하신 분

    ▲학생 : 핸드폰이요?

    -목포해경 : 여보세요. 여기 목포해경 상황실입니다. 지금 침몰 중이라는데 배 위치 말해주세요. 배 위치 지금 배가 어디 있습니까?

    ▲학생 : 위치는 잘 모르겠어요. 지금 이곳….

    -목포해경 : 위치를 모르신다고요? 거기 GPS 경위도 안 나오나요. 경도하고 위도!

    ▲학생 : 여기 섬이 이렇게 보이긴 하는데.

    -목포해경 : 네?

    ▲학생 : 그걸 잘 모르겠어요.

    -목포해경 : 섬이 보이긴 하는데 잘 모르겠다고요? 어디서 출항하셨어요?

    ▲학생 : 어제..어제..

    -목포해경 : 어제 출항했다고요?

    ▲학생 : 어제 (오후) 8시 그쯤인 거 같아요.

    -목포해경 : 어제 8시에 출항했다고요? 어디서? 어디서?

    ▲학생 : 인천항인가 거기서 출항했을 걸요.

    -목포해경 : 인천항에서 출항했다고요?

    ▲학생 : 네.

    -목포해경 : 배 이름이 뭡니까? 배 이름?

     

     (오전 8시 55분 38초-세월호 최초 확인)

    ▲학생 : 세월호요. 세월호.

    -목포해경 : 세월?

    ▲학생 : 네.

    -목포해경 : 배 종류가 뭐에요? 배종류…. 여객선인가요? 아니면 어선인가요?

    ▲학생 : 여객선일 거에요.

    -목포해경 : 여객선이요?

    ▲학생 : 네.

    -목포해경 : 여객선이고, 세월호고 지금 침몰 중이다고요? 배가?

    ▲학생 : 네?

    -목포해경 : 침몰 중이다고요? 배가?

    ▲학생 : 네. 그런 거 같다고요. 지금 한쪽으로 기울어서.

    -목포해경 : 한쪽으로 기울어서 침몰 중이다고요. 여보세요? 혹시 옆에 누구 있습니까?

    ▲학생 : 선생님 계시긴 하는데 선생님이 지금 정신이 없으셔가지고요.

    -목포해경 : 선생님이 정신이 없으시다고요?

    ▲학생 : 네. 제가 대신 전화했어요.

    -목포해경 : 네. 지금 보니까 8시에 인천항에서 출항하셨네요.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 : 아. 여보세요?

    ▲학생 : 네.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 : 해경입니까? 여기 119상황실인데요. 여기 전화가 계속 들어오거든요. 다른 전화로. 다른 분들은 동거차도라고 해서 신고가 지금 계속 들어오네요.

    -목포해경 : 신고가 계속 들어와요? 저희가 하나 컨택했습니다.

     

    (오전 8시 56분 57초-해경·신고자 연결 후 통화 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