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약, 北 인사말마저 중독시켰다
    나라 전체가 마약에 중독된 북한

    서영석 기자 /뉴포커스

    인사말 속에는 그 지역의 사회상이 반영되어있다. 최근까지 북한에서 쓰이던 인사말은 “밥은 먹고 왔겠지?”, “어디 아픈데 없냐?”정도였다. 이랬던 북한에 새로운 인사말이 등장했다.

    작년까지 북한에서 살던 탈북자 조철호(가명) 씨는 “북한에서 사람을 만나면 ‘한코 할래?’라는 말이 이제는 인사말처럼 쓰입니다. 한국의 ‘차 한잔 할래?’와 같은 의미인데 필로폰을 흡입하자는 뜻으로 쓰이는 은어죠.” 라고 증언했다.

    북한주민 사이에 얼음으로 불리는 마약이 사용된다는 사실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이처럼 인사말로 쓰일 정도로 광범위하고 노골적으로 사용된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북한의 마약실태가 더욱더 악화하였다는 이야기인데 삶에 지친 북한주민이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물건이 마약뿐이기 때문이다.

    마약이란 우리에겐 입에 담기조차 부담스러운 단어지만 북한주민에겐 음식의 한 종류로 인식된다고 한다.

    탈북자 조 씨는 “사람을 만나면 누구 얼음(마약)이 더 효과가 좋은가 비교해보려고 서로 바꿔서 해보기도 합니다. 한국처럼 심각한 분위기가 아니고 그냥 담배 바꿔 피듯이 자연스럽게 해요. 젊은 여성 중에는 마약 구할 돈을 마련하기 위해 몸을 파는 경우도 흔하죠. 심지어 임신 중에도 마약을 하는 여성이 있다” 라고 증언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북한주민 사이에 마약사용이 큰 죄가 된다는 인식이 적다는 것이다.
    단지 병이 났을 때 고통을 효과적으로 없애주거나, 고단한 현실을 잊게 해주는 고마운 진정제 정도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설사 단속에 걸리더라도 오리발을 내밀면 그만이고, 마약에 연루된 사람이 하도 많다 보니 얽혀진 실타래 마냥 해결할 수 없는 것이 현재 북한의 모습이라고 한다.

    “마약을 하면 얼마나 기분이 좋아지느냐?“는 질문에 조 씨는“마약을 하고 취해있으면 내 앞에서 누가 내 아이를 때린다고 해도 기분이 마냥 좋을 정도입니다. 각성이 심해서 밥을 못 먹어도 배도 안고프고, 몸이 아파도 아픈 걸 모르죠. 그러다 잠이 들면 며칠 동안 시체처럼 누워서 푹 잡니다. 깨어있을때는 삶의 고통과 괴로움을 잊게 해주고 그것이 끝나면 푹 자게 해주는 것이 마약의 매력이죠. 그래서 주민뿐 아니라 대학생, 당 간부, 보위원도 사용하기 때문에 단속도 할 수 없는 겁니다”라고 경험담을 이야기해 줬다.

    2012년 12월에 탈북했다는 최명호 씨는 "마약조직도 마피아나 다름없습니다. 한번은 얼음 6킬로그램을 갖고 평양으로 몰래 들어가던 여인이 10호초소(평양시 위수경무초조)에서 단속 당했습니다. 북한 돈 800만원을 주겠다고 흥정했는데도 그 군인은 여인을 체포하고 마약을 상급기관에 바쳤습니다. 그런데 표창휴가 나왔던 그 군인이 수십 곳에 찔려 사망했어요. 일종의 보복살인인거죠."라고 증언했다.

     반면 중국에선 마약거래에 대한 처벌이 엄중(600g 이상 보유 시 사형)한데 이러한 사실을 모르거나 알면서도 몰래 마약을 밀거래하다 공안에 잡혀서 중국에서 사형을 당한 북한주민도 적지 않았다는 것이 최 씨의 증언이다.

    북한이 외화벌이를 위해 기른 마약이 중국 측의 엄중한 단속 탓에 판로를 찾지 못해 자국 내에서 소비되다 보니 애꿎은 북한주민만 서서히 죽이고 있다. 마치 현재 북한의 모습은 생명이 얼마 남지 않은 환자가 고통을 줄이기 위해 마약을 투여받는 모습처럼 보인다.

    [뉴포커스=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