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은 MRI 일치 여부...朴 “법적 대응 하겠다” vs 康 “사퇴 준비나 하라”
  • ▲무소속 강용석 의원이 공개한 박원순 시장 아들 박주신의 MRI 사진(좌) 키 173cm 63kg 박주신과 같은 체형을 가진 허리디스크 환자의 MRI 비교. 전문의들은 좌측 사진에 대해 90kg 이상 고도비만 환자의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강용석 의원실
    ▲ ▲무소속 강용석 의원이 공개한 박원순 시장 아들 박주신의 MRI 사진(좌) 키 173cm 63kg 박주신과 같은 체형을 가진 허리디스크 환자의 MRI 비교. 전문의들은 좌측 사진에 대해 90kg 이상 고도비만 환자의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강용석 의원실

    핵심은 MRI 일치 여부다.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 주신(27)씨의 병역비리 의혹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아들의 의혹을 둘러싸고 사회적 파장이 거세게 일자 20일 박원순 시장이 “병무청에 제출한 MRI 필름을 공개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 박원순 “아들 병역비리 의혹 제기한 관련자 법적 조치”

    류경기 서울시 대변인은 이날 오후 시청 기자실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변호인을 통해 박 시장 아들의 MRI(자기공명영상진단)와 CT(컴퓨터단층영상진단) 등 관련 자료를 공개키로 했다”고 말했다.

    류 대변인은 “병무청에서 보관하는 자료 공개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본인 동의가 있어야만 공개할 수 있기 때문에 주신씨가 오늘 (병무청에) 직접 가서 정보공개에 동의했다”고 했다.

    공개시기와 방법에 대해 박 시장 측은 “현재 고민 중이며 정해지는 대로 공지하겠다”고 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정보공개 열람 요구가 있을시 10일 이내에 공개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때문에 늦어도 이달 말까지 자료가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박 시장 측은 “정치적 목적으로 주신씨의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한 관련자들에 대해선 별도의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서울시는 박주신씨의 MRI 필름 진위 여부에 대해 “대응할 가치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었다.

    ■ 강용석 “공개한 필름과 박주신이 제출한 MRI 필름은 동일”

    지속적으로 의혹을 제기해 온 무소속 강용석 의원 측은 오히려 박원순 시장이 사퇴를 준비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박 시장이 아들의 MRI 필름을 공개하겠다고 발표한 즉시 강용석 의원은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떳떳하다면 공개 신체검사를 하면 되는 일인데 굳이 10일 이내에 MRI 필름을 공개하겠다는 건 전형적인 시간끌기 꼼수”라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박원순 측에서 병무청에 MRI 필름 열람을 청구했기 때문에 그동안 자료 제출을 거부했던 병무청, 재생병원, 혜민병원은 즉시 관련 자료들을 제출해야 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 병무청은 자료를 거부할 명분이 없어졌기 때문에 10일 이내가 아니라 내일 즉시 MRI 필름 뿐 아니라 키, 몸무게 등 관련 자료를 모두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강 의원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명나면 의원직을 내놓겠다고 공언한 만큼 박원순 시장 역시 바꿔치기 등 병역비리 혐의가 확인되면 즉시 시장직을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강 의원은 “우리가 입수한 원본 필름과 박주신이 병무청에 제출한 MRI 필름이 동일하다고 박원순 시장 측이 말했는데 지난주 병무청에서 박주신을 불러 ‘외부에서 MRI를 다시 찍어오라고 했다’는 제보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혹시라도 (박 시장과 아들이) 병무청에서 기존의 자료에 손을 댄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박원순 서울시장 ⓒ뉴스톡
    ▲ 박원순 서울시장 ⓒ뉴스톡

    ■ 박원순, 과연 어떤 필름을 공개할 것인가

    이처럼 양측의 공방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향후 논란의 핵심은 박원순 시장이 공개하겠다는 MRI 필름과 강용석 의원이 최근 공개한 MRI 필름이 일치하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

    만약 박원순 시장이 “공개된 MRI 필름은 아들의 것이 맞다”고 주장한다면 박 시장에 대한 비판적 여론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논란을 떠나 박 시장은 아예 여론을 등지게 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

    ‘나영이’ 주치의로 유명한 한석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는 지난 18일 “박원순 시장 아들이 병무청에서 제출한 MRI 사진을 보고 강용석 의원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확신하게 됐다”고 밝혔다.

    MRI 사진을 살펴본 다른 전문의들도 “일반인의 체형이 아니다”, “유도선수나 씨름선수의 근육량을 가지고 있다”, “전반적으로 살이 많이 찐 체형이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무리하게 운동을 하다가 중단해야 이러한 체형이 나타날 수 있다”, “동일 인물일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 등 소견을 내놨다.

    박원순 시장이 전혀 다른 MRI 필름을 꺼내놓는다면 상황은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다. 이 경우 양측의 공방은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박원순 시장 측은 강용석 의원의 MRI 입수 경로를 추궁하게 될 것이고, 강 의원 측은 MRI 일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병무청 공개 신체검사를 거듭 요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상황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다.

    박원순 시장 측이 MB 정부 하의 병무청 내에서 누군가에 의해 조작됐을 수 있다고 주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조선일보>의 20일자 보도 내용에 따르면 박원순 시장 측은 지난 13일 강 의원이 공개했던 MRI 사진에 대해 “주신씨의 것이 맞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