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시행 전 판결에 적용 어렵다고 판단직무유기 혐의도 불송치…"판결 절차 거쳐"고발인 "증거 보강해 공수처에 재고발"
  • ▲ 조희대 대법원장. ⓒ서성진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 ⓒ서성진 기자
    경찰이 '법왜곡죄 1호 사건'으로 접수된 조희대 대법원장과 박영재 대법관에 대한 고발 사건을 각하 처분했다.

    1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반부패수사대는 지난 2일 조 대법원장과 박 대법관의 법왜곡 혐의에 대해 각하 결정을 내리고 사건을 불송치했다.

    앞서 이병철 변호사는 조 대법원장 등이 지난해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심리하면서 형사소송법상 서면주의 원칙을 의도적으로 위반했다며 경찰에 고발했다.

    이 변호사는 약 7만 쪽에 달하는 소송 기록을 충분히 검토해야 함에도 사건이 배당된 지난해 4월 22일 곧바로 전원합의체에 회부하고, 이틀 만에 심리를 종결한 뒤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것은 법 왜곡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법왜곡죄가 지난 3월 12일부터 시행된 만큼 법 시행 이전인 지난해 5월 1일 이뤄진 파기환송 판결에는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판결이 선고된 시점에 행위가 외부에 확정적으로 표시돼 범죄가 성립하는 기수에 이르렀다고 봤다. 선고 이후 법관에게 해당 사건 기록을 추가로 검토할 소송법상 권한이나 의무가 없어 부작위 상태가 계속됐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고발인 측은 판결 이후에도 부작위 상태가 이어지고 있어 법왜곡죄 적용이 가능하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시행 이전 행위에 법을 적용하는 것은 형벌불소급 원칙에 어긋난다고 봤다.

    경찰은 예비적 죄명으로 제기된 직무유기 혐의도 불송치했다. 해당 사건이 주심 배당과 전원합의체 회부, 합의기일 진행 등 절차를 거쳐 판결에 이른 만큼 직무집행 내용이 위법하다는 사정만으로 직무유기죄가 성립하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 변호사는 "서면주의를 위반한 판결은 무효 또는 부존재"라며 "새로운 증거를 보강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별도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