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 은닉·축소 수사 의혹에 경찰 공식 사과강간살인 빠진 초동수사…지휘부까지 수사보완수사권 폐지 논란 속 존치론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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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동욱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장이 15일 광주경찰청에서 열린 '장윤기 살인사건 관련 진상규명' 언론 브리핑에서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23) 사건을 계기로 경찰의 초동수사 부실과 증거인멸 의혹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경찰이 고개 숙였다. 검찰은 장윤기 사건을 비롯해 경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사례를 잇달아 제시하며 보완수사권 유지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15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장윤기 사건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할 수사 담당자가 오히려 범행 증거를 은닉해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씻기 힘든 상처를 드렸다"며 공식 사과했다.특별수사단은 장윤기 사건을 1차 지휘한 광주 광산경찰서 형사과 소속 박모 경감을 증거은닉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직무유기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전 광주광산경찰서장과 전 형사과장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입건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수사 결과, 박 경감은 성범죄 목적을 입증할 수 있는 리얼돌과 케이블타이를 압수하지 않았고 스토킹 관련 내용과 성적 목적이 담긴 수사보고서의 작성을 제한하거나 삭제를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에 추가 송부해야 할 수사자료를 누락하거나 현장 영상 삭제를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경찰은 장윤기에게 강간살인이 아닌 살인 혐의만 적용해 사건을 송치했다. 특별수사단에 따르면 박 경감은 장윤기 사건의 초동 수사 단계부터 수사 방향을 살인죄로 적용하기 위해 전방위적 압력을 행사했다. -
- ▲ 살인 혐의 등을 받는 장윤기(23)씨가 지난 5월 광주 서구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시스
◆보완수사로 드러난 경찰 '부실수사 ·은폐 의혹'그러나 검찰은 보완수사 과정에서 장윤기 부친과 수사팀 간 연락 정황과 증거인멸 의혹 등을 확인하며 수사를 확대했고, 장윤기도 재판에서 성범죄 목적 범행을 인정했다.검찰은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보완수사권 존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대검찰청은 최근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서를 법무부를 거쳐 국회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은 보완수사권의 필요성을 보여준 사례로 부산 돌려차기 사건과 해든이 사건 등을 거론했다.부산 돌려차기 사건에서는 경찰 송치 이후 폐쇄회로(CC)TV 추가 분석 등을 통해 성폭력범죄 혐의를 적용했고, 해든이 사건에서는 경찰이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송치한 사건을 보완수사를 거쳐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고(故) 김창민 감독 폭행 사망 사건도 검찰이 보완수사 사례로 제시한 사건이다. 경찰은 최초 1명만 피의자로 송치했지만, 유족의 문제 제기와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 이후 공범 1명을 뒤늦게 추가 입건했다.경찰은 이후 부실 수사 논란이 일자 지난 5월 사건 처리에 관여한 경찰관 6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경찰의 초동수사 과정에서 부실수사·은폐 의혹 사례가 잇달아 나오며 수사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서울남부지검은 전날 특수절도 사건을 보완수사하는 과정에서 경찰관이 피의자를 불법 긴급체포하고 허위 수사서류를 작성해 구속시킨 사실을 확인해 기소했다고 밝혔다.검찰은 "보완수사를 통해 위법한 신체구속 상태를 신속히 해소했다"며 "사법 통제 기능이 실질적으로 작동한 사례"라고 했다. -
- ▲ 경찰. ⓒ뉴데일리 DB
◆법조계 "보완수사 폐지하더라도 검증 체계 마련해야"이동재 전 채널A 기자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찰이 불송치했던 방송인 김어준씨의 명예훼손 사건이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 이후 기소로 이어졌다며 "검찰의 수사 지휘와 보완수사권이 없었다면, 김어준은 면죄부를 얻어 앞으로도 이와 유사한 허위 사실 유포를 마음껏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이 같은 흐름 속에 국회에서는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를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논의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보완수사권이 폐지될 경우 경찰 수사를 견제할 수 있는 검증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한 법조계 관계자는 "장윤기 사건은 특정 사건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경찰 수사에 대한 사후 검증이 왜 필요한지를 보여준 사례"라며 "형사법 체계의 근간은 피해자가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게 방지하는 것인데, 이번 개정안이 그 기능을 대체할 수 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장윤기 사건처럼 송치 이후 새로운 증거나 수사 축소 정황이 드러난 사례를 보면 보완수사 기능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절실하다"고 덧붙였다.다른 관계자는 "수사 결과를 누가, 어떤 방식으로 검증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드러난 것"이라며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더라도 그 기능을 대체할 실효성 있는 검증 체계가 마련되지 않으면 같은 논란은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