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묘지서 민주당 입당 공식 선언"보수·진보 균형 이루는 정치 실현할 것"민주당 이적설 이후 친한계까지 사실상 손절
  • ▲ 김상욱 무소속 의원이 지난해 12월 13일 국회 본관 앞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탄핵 찬성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데일리DB
    ▲ 김상욱 무소속 의원이 지난해 12월 13일 국회 본관 앞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탄핵 찬성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데일리DB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계엄 반대, 탄핵 지지 등 독자 행보로 국민의힘을 탈당한 김상욱 무소속 의원이 18일 광주에서 더불어민주당 입당을 공식 선언했다. 김 의원의 입당 선언은 이전부터 이적 가능성이 거론돼 온 데다 실제로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과의 관계도 사실상 단절됐다는 점에서 '예고된 수순'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 '민주의 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부터 민주당과 함께하겠다"며 "바닥에서부터 배우고 노력해 더 건강한 민주당을 만들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입당 배경에 대해 "국민의힘은 정당으로서 기능이 사실상 마비된 상태"라며 "야당으로서의 견제 역할조차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는 집권여당인 민주당이 더욱 건강하고 성공적인 정부가 되는 길 외엔 없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지금, 민주당 내부에 보수와 진보의 기능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며 "당 안에서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실현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이 국민을 받드는 정당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며 필요할 땐 권력에 직언도 마다하지 않겠다"며 "올바른 방향이라면 누구보다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직후 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한 인물이다. 지난해 12월에는 국회 앞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찬성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지난달 21일에는 기자회견을 통해 윤 전 대통령 즉각 제명, 비상계엄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촉구했다.

    김 의원의 이번 입당 선언은 '예고된 수순'으로 평가받는다. 김 의원이 지난 8일 국민의힘을 탈당한 지 열흘 만이자 17일 광주 유세 현장에서 이 후보를 만난 뒤 하루 만에 이뤄졌다는 점에서다. 탈당 당시 김 의원은 "참 민주 보수의 길을 걷겠다"며 새로운 정치 행보를 예고했으나 당내에선 오히려 '홀가분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특히 김 의원은 "탄핵 기각 시 무기한 단식" 발언과 지난 2월 광주 방문 등 강경한 독자 노선으로 당내 부담을 키웠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일각에서는 다양한 의견 표출로 볼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지만, 그의 일련의 언행이 정당에 혼란을 초래했다는 이유로 국민의힘 지도부로부터 거취 압박을 수차례 받았다. 

    김 의원이 탈당하던 당시 당내에선 "정당을 자신의 정치적 존재감 확보 수단으로 이용했다"는 혹평도 나왔다. 민주당 이적설이 공공연히 나돌며 논란이 이어졌고, 결국 친한계 의원들과 소장파 의원들까지 그와 선을 긋는 상황에 이르렀다.

    김 의원은 한때 친한계로 분류됐지만 갈등 끝에 해당 계파 의원들의 단체 채팅방에서 사실상 퇴출됐다. 한 친한계 의원은 "정치적 연대를 위해 수차례 설득했지만 김 의원은 예고 없이 광주를 방문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를 보였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