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초등교사들 만나 현장 고충 청취한 이준석교사들 '무고성 아동 학대 신고 고충' 한목소리"학부모라는 큰 덩어리에 부딪혀 부당함 겪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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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15일 중구 서울역 공간모아에서 열린 ‘대한초등교사협회 간담회’에서 교사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스승의 날을 맞아 교육계 표심 공략에 나섰다. 예비 교사들부터 이미 현직에 몸담은 전국 각지의 초등 교사까지 두루 만나 폭넓은 행보를 이어갔다.이 후보는 15일 오후 서울 중구 공간모아 8홀에서 열린 대한초등교사협회 간담회에 참석해 교사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교육현장 개선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최근 대선 공약으로 서이초 사건 재발을 막겠다며 '교사 소송 국가 책임제' '허위신고 무고죄 처벌 강화' '한국형 디텐션 제도' 등을 발표한 바 있다.교사들은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과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로 인한 고충을 토로하며 교사가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경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 중인 교사 A 씨는 한 남학생이 여학생의 신체 일부를 만졌다는 제보를 받고 사실 확인에 나섰다가 학부모로부터 보복성 신고를 당했다며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교사의 정당한 교육 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힘써 달라"고 촉구했다.◆"주호민 사건 남 일 같지 않아" … "수업이 즐거워 교사 됐는데 민원에만 시달려"경기 지역의 19년차 교사 B 씨는 "최근 주호민 씨 자녀 특수교사 사건 관련 항소심 무죄 판결 소식을 들었는데 남 일 같지 않았다"며 자신도 비슷한 일을 당했다고 털어놨다. B 씨는 "한 학부모는 자녀에게 휴대전화를 쥐여주며 등교 전부터 녹음하도록 지시했다"며 "이후 녹음된 파일을 짜깁기해 자녀에게 언어 폭력을 가했다는 주장도 했다"고 했다.B 씨는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교사가 시달리며 교육 현장에서 그저 버티고만 있다"며 울먹였다. 그러면서 "선량한 다수의 아이가 이유도 모른 채 겪어야 했던 담임 교체와 이로 인한 혼란이 있었다. 교사가 교육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정당한 상담이 불신과 신고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법적 보호 장치를 마련해 달라"고 호소했다.서울에서 8년차 교사로 근무 중인 C 씨는 "저 역시 아동학대 신고에 대한 두려움으로 아이들 지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특히 아이들 학력 저하 문제가 가장 걱정이 된다"고 했다. C 씨는 "각자 학습 능력에 따라 차등 된 교육이 필요할 때가 있었음에도 신고에 망설였던 적이 많다"며 "이런 걱정들로부터 해방돼 교육에 헌신할 수 있는 현장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체육교사 D 씨는 학부모의 신고로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를 받아 경찰 조사까지 받았다고 했다. D 씨는 "체육시간 한 아이가 배드민턴채에 맞아 얼굴을 다쳤는데 학부모는 단순 공제 이상의 보상을 요구하며 민원을 제기했다"며 "이후 원하는 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자 경찰에 신고해 가해 학생과 함께 경찰서에 나가 조사를 받기도 했다"고 했다.그러면서 "사건 이후 아이들에게 어떻게 경쟁 의식, 협동 정신, 강한 체력을 길러줄 수 있을까 하는 고민보다 어떻게 하면 안 다치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만 가득 차게 됐다"고 설명했다.◆李 '의대 증원' 언급하며 "다수 표 얻으려 전문 분야 종사자 악인으로 내몰아"전국 각지 초등 교사들의 고충을 묵묵히 경청한 이 후보는 "공통으로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로 인한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고충인데 얼마나 빈번하면 다들 이렇게 얘기하겠나"라며 "이는 사법의 영역일 수도 있지만 행정부에서도 의지를 가진다면 충분히 개선할 수 있는 문제"라고 했다.이 후보는 지난해 불거진 의대 증원 논란을 언급하며 "병을 고치는 고마운 의사들도 환자들과의 분쟁 구도에서는 소수와 다수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어 "존경받는 교사들도 학부모라는 큰 덩어리에 부딪혀 불리함을 겪고 있다"며 "다수의 표를 얻기 위해 전문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나쁜 사람으로 내모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이 후보는 "결국 이런 일들로 교사들이 전문성을 발휘해 아이들을 가르칠 기회 자체를 상실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민원을 제기해 뜻대로 안 되면 온오프라인 공간에서 교사의 명예를 훼손하는 등 교단에 서지 못하도록 하는 행위가 처벌받을 수 있다는 것을 학부모들이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수사기관에서도 교사의 명예 훼손 사안에 대해 더욱 민감하게 판단해야 한다.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참아야 한다는 식의 접근을 차단할 필요가 있다"며 "담임 교사 교체로 인해 나머지 대다수 학생의 교육 연속성에도 지장을 줄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짚었다.특히 "교육자치제 확립 후 교육감으로 당선된 분들이 대부분 교사가 아니라 교수 출신"이라며 "교사의 기본적 정치권이 지켜져야 교육 정책에 대한 연구가 이뤄진다. 교사의 정치 참여권을 광범위하게 열어 집단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 후보는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 교육봉사단체를 운영한 적이 있다"며 "저학년 때부터 기초학력 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교육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기초학력을 조기에 진단해야 하지만 위화감이나 낙인감을 지나치게 경계하는 경향이 있다"며 "최근 학령 인구가 감소하자 대부분 정치인과 행정가들이 교원 인력도 줄여야 한다고 하는데 저는 오히려 이번이 대한민국 기초학력 저하 문제 해소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앞서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교대를 방문해 예비 교사들과 점심 식사를 함께 했다. 이날 청년층과 교육계 표심을 동시에 겨냥한 이 후보는 오후 7시 서울 건대입구역 인근에서 퇴근길에서 도보로 유세를 이어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