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첫 '눈 폭탄' 이틀간 제설작업 중 3명 사망폭설 뚫고 출근한 직장인들… 퇴근시간 눈길 '조심'
  • ▲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거리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이동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거리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이동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이틀 연속 서울과 강원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기록적인 폭설이 내린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당국은 피해 수습에 총력을 다하는 한편 추가로 발생할 사고에 대한 대책도 마련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28일 오후 2시 기준 수도권 적설량은 △백암(용인) 38.1㎝ △서울 관악 33.3㎝ △수원 32.2㎝ 등이다. 전날 오후 2시부터 내려진 중앙재난안전대책본 2단계와 대설 위기경보 수준 '경계' 단계는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경기도를 비롯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서울과 경기에 위치한 학교 1705곳은 휴교하거나 등하교 시간을 조정했다. 휴교 결정을 내린 학교는 서울 3곳, 경기 1285곳이다. 등하교 시간을 조정한 학교는 서울 42곳, 경기 375곳이다.

    서울시는 눈발이 사그라들자 제설대응 2단계에서 1단계로 하향했다. 다만 경기도는 양일간 눈이 쏟아진 눈을 버티지 못한 구조물에 깔려 제설작업을 하던 3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쯤 경기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에서 자신의 집 앞에서 눈을 치우던 60대 남성이 나무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쌓인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나무가 이 남성의 머리 위로 쓰러져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다.

    앞서 지난 27일 오후 7시36분 평택시 도일동의 한 골프연습장에서도 제설작업 중 철제 그물이 무너져 1명이 숨지고 2명이 경상을 입었다. 같은 날 오전 8시40분에는 양평군 옥천면의 농가 내 천막형 차고에서 제설 중 붕괴가 일어나 1명이 사망한 바 있다.
  • ▲ 27일 오후 강원 원주 한 도로에서 53대 간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 27일 오후 강원 원주 한 도로에서 53대 간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경기도 전역에 발효했던 대설특보는 현재 모두 해제된 상태다. 하지만 경기도는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대응 단계를 2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했다.

    경기도는 제설작업에 차량 2129대, 기타 장비 7633대, 인력 2만6777명을 투입했다. 취약구조물 거주자를 대피시키고 위험지역에 대한 예찰 활동을 강화하는 등 피해 예방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폭설을 뚫고 출근한 직장인들은 퇴근길에서도 '눈 폭탄' 공포에 떨어야 했다.

    경찰에 따르면 27일 오후 5시49분 강원 원주시 호저면 만종사거리에서 심평사거리로 가는 국도에서 53중 추돌사고가 발생해 11명이 다쳤다. 경찰과 소방 등은 도로결빙현상인 블랙아이스로 차량이 제대로 정지하지 못하는 등 미끄러지면서 연쇄 추돌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일부 지역에서 정전과 단수 피해도 속속 집계됐다.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28일 오전 6시52분쯤 마포구 염리동, 공덕동, 성산동 일대에 정전이 발생해 총 750가구에 전력 공급이 끊겼다. 마포구 창전동에서는 단수 피해도 발생했는데 서울시 아리수본부에 따르면 270가구에 수도 공급이 끊겼다.

    정전 원인은 대설로 쓰러진 나무가 전기선을 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 인한 단전이 배수지로 연결되는 전력을 공급하지 못해 단수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 ▲ 27일 수도권을 중심으로 큰 눈이 내린 27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항공기 도착 안내판에 지연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 27일 수도권을 중심으로 큰 눈이 내린 27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항공기 도착 안내판에 지연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충남과 대전 지역은 폭설에 강풍까지 더한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충남·대전 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기준 강풍·폭설 119신고는 충남 78건, 대전 5건 등 총 53건으로 집계됐다. 대부분 정전이나 시설물 파손 신고였으며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지방기상청도 이날 한라산을 포함한 제주 산지에 대설경보를 발효하는 한편 도 전역에 강풍특보도 내려진 상태다.

    한라산 모든 탐방로는 전날부터 전면 통제되고 있다. 비행기가 지연되고 여객선 운항이 잇따라 취소되면서 연말 제주도를 찾은 여행객들의 발이 묶이기도 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날 오후 1시30분 기준 157편의 항공기가 결항, 101편이 지연됐다고 밝혔다. 김포, 김해, 제주 등 인천국제공항을 제외한 전국 14개 공항에선 33편이 취소됐고 136편이 지연됐다.

    기상청은 "많은 눈에 의해 축사 및 비닐하우스, 약한 구조물 붕괴, 나무 쓰러짐 등 피해에 유의해야 한다"며 "눈이 내리는 지역에서는 가시거리가 급격히 짧아지겠으니 교통안전 및 등산객들은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