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영장 기각 후 첫 조사류광진 "성실히 조사에 임할 것"
  • ▲ 류광진 티몬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대규모 판매대금 미정산 및 환불지연 사태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류광진 티몬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대규모 판매대금 미정산 및 환불지연 사태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티몬과 위메프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이 류광진 티몬 대표와 류화현 위메프 대표를 재소환했다. 지난 9월 19일에 이은 두 번째 소환이다.

    서울중앙지검 티몬·위메프 전담수사팀(팀장 이준동 부장검사)은 4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배임 등 혐의를 받는 큐텐그룹 계열사 류광진·류화현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류광진 대표는 이날 오전 9시 53분께 검찰에 출석하면서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함께 등장한 류화현 대표는 입장에 대해 말하지 않은 채 검찰청 안으로 들어갔다.

    검찰은 지난달 티메프 미정산 사태의 핵심으로 지목된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와 류광진·류화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이 기각한 바 있다.

    법원은 류광진·류화현 대표에 대해 "범죄 성립 여부에 대한 다툼의 여지, 기업집단 내에서의 위치와 역할, 수사 과정,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 피의자가 수사와 심문에 임하는 태도, 연령, 경력, 주거, 가족관계 등을 고려할 때 구속 사유 및 그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들은 티몬과 위메프 판매자들에게 판매대금을 지급하기 어려운 상황임에도 입점 업체들과의 계약을 유지하기 위해 상황을 숨긴 채 돌려막기식 영업을 지속해 1조5950억 원 상당의 물품 판매대금 등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자회사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을 위해 또 다른 자회사인 티몬과 위메프를 동원해 일감을 몰아주고 티몬·위메프에는 역마진 프로모션 등을 시행하도록 지시해 티몬에 603억여 원, 위메프에 89억여 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도 있다.

    각 계열사들의 재무 기능을 그룹의 자회사인 큐텐테크놀로지로 이전·통합한 뒤 미국 전자상거래 회사 '위시' 인수대금 등으로 티몬·위메프 자금 671억 원을 횡령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들이 미정산 사태를 예견했으면서도 프로모션을 진행했다면 '폰지사기(다단계 금융사기)'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이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경우 폰지사기 구조와 피해 정도를 더 명확하게 적시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4일에 이어 오는 5일에도 류화현·류광진 대표를 소환해 피의자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구 대표에 대한 조사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