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국회를 의총장으로 만들어""일방적 통과된 것에 동의 못해"與, 당분간 상임위 보이콧 하기로의원총회도 매일 열고 방안 모색
  • ▲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굳은 얼굴로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굳은 얼굴로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헌정사상 처음으로 11개 상임위원장을 단독으로 선출하자 국민의힘은 이를 '의회 독재'로 규정하고 의사 일정을 강행한 우원식 국회의장 사퇴 촉구 결의안을 당론으로 제출했다.

    민주당의 일방적인 상임위 개최에 대해서는 '보이콧'하고 매일 의원총회를 통해 현안을 논의하겠다는 방침이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1일 국회에서 2시간 넘게 진행된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현재 상황에 대해 많은 의견이 있었다"며 "결론은 앞으로 이런 의총을 매일 진행해 계속 논의하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상임위 강행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폭거에 의해서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했다. 그렇게 선출된 상임위원장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거기서 진행되는 의사 일정도 동참, 협조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말한다. 동의할 수 없는 오만함"이라고 강조했다.

    6월 말 대정부 질문과 교섭단체 대표 연설 실시를 주장하는 민주당을 향해서는 "말하면 다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오만의 표출"이라며 "민주당 이 국회를 민주당 의총장으로 만든다. 의사 일정은 원내대표가 양당 대표들의 긴밀한 협조 하에 정해지는 건데 지금처럼 일방적으로 통과되는 것에 대해 우리는 일체 동의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은 앞서 의총 시작 후 우 의장에 대한 사퇴 촉구 결의안을 제출하기로 결정한 뒤 곧바로 국회 의안과에 결의안을 제출했다.

    결의안은 국민의힘 의원 108명 전원이 참여해 당론으로 발의됐다. 우 의장이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지 6일 만이다. 제헌 국회 이래 발의된 국회의장 사퇴 촉구 결의안 중 가장 빠른 것이기도 하다.

    국민의힘은 결의안에서 "국회의장은 입법부 수장으로서 국회의 권위와 권능을 지키고 국회의원의 민주적 시민권을 보장하면서 국회 의사 절차를 진행해야 할 의무와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며 "그러나 우 의장은 전날 본회의에서 편파적인 의사 진행과 의사일정 작성으로 중립 의무를 어겼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아가 강제적으로 (국민의힘) 의원들을 상임위에 배정하는 등 일반 국회의원의 표결 시민권을 심대하게 침해하는 등 중대하고 위법한 권한 남용으로 국회법 및 헌법에 보장된 의회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우 의장의 헌정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반(反) 민주주의적, 반(反) 의회주의적 행태와 중립 의무 위반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법 10조에서 정한 국회를 대표하는 국회의장으로서 직무 수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바, 22대 국회 정상적 운영을 위해 우 의장의 사퇴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상임위 보이콧 외에 별다른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민주당은 연일 강공 태세를 갖추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속수무책으로 끌려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무기력하다"며 "할 수 있는 게 없는 건 사실이지만 패배주의에 빠져있는 듯한 느낌"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여론전을 하려면 제대로, 강하게 밀고 나가야 하는데 이것마저도 약하다"며 "거부권 행사 요청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오는 12일 오전 10시 의총을 다시 열고 구체적인 대응 방안 모색을 위해 머리를 맞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