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검색 기본값 CP사로 설정…나머지 언론은 검색해도 안 나와'전법합시다' 검색하면 '나는 솔로' 뉴스 도배…"2천만 불자 피해"인신협 "카카오가 국민의 뉴스 선택권 막고 언론 다양성 목죄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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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털 다음 뉴스 검색 캡처
    카카오가 운영하는 포털 사이트 '다음'이 뉴스 검색 결과에서 콘텐츠 제휴(Content Partner·CP) 언론사 기사만 노출하도록 기본값을 변경하자 각계각층에서 규탄 목소리가 나왔다.

    불교닷컴은 24일 보도에서 "포털 '다음'의 일방적 조치로 피해는 2000만 불자들이 보게 됐다"고 비판했다.

    다음은 지난 22일 뉴스 검색 기본값(디폴트값)을 콘텐츠 제휴 언론사 기사로 설정했다. 전체 언론사를 볼 수 있는 '전체' 옵션을 추가했지만, 기본값을 변경하면서 사실상 검색 제휴 언론사 기사는 검색 결과에 드러나지 않게 됐다.

    이를 모르고 포털 다음에서 뉴스를 검색하는 사람들은 콘텐츠 제휴 언론사 기사만 접하게 되는 것이다.

    포털 다음 뉴스에서 '전법합시다'를 검색하면 방송 '나는 솔로'의 소식을 전하는 연예·스포츠 매체의 기사가 나온다.

    전법(傳法)은 부처가 설법하는 것과 스승이 제자에게 법을 전하는 것을 뜻한다.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은 지난 3월 조계사에서 "부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미션은 '전법하라'"라며 '부처님을 전합시다'라고 외쳤다.

    불교계를 대변하는 불교신문을 비롯해 불교방송(BBS), 불교닷컴 등은 모두 포털 다음과 '콘텐츠 제휴'가 아닌 '검색 제휴'를 하고 있다. 이번 다음의 검색 기본값 변경 조치로 불교 관련 뉴스가 사라졌다고 불교닷컴은 지적했다.

    한국인터넷신문협회도 같은 날 '국민의 다양한 뉴스선택권을 원천 봉쇄한 포털사이트 다음의 악행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포털 다음의 뉴스 검색 결과 기본값 변경을 비판했다.

    인터넷신문협회는 "카카오가 국민의 뉴스 선택권을 막고 언론의 다양성을 목 죄려 한다"며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다음이 이런 조치를 강행한다면 지역의 다양한 여론과 정치 동향, 현안 등을 알리는 지역 언론들의 언로를 차단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곧 민주주의 퇴행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100개 남짓한 (다음) CP사 가운데 포털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의 면밀한 심사를 거쳐 선정된 곳은 단 8개에 불과하다. 이들 8개 사를 제외한 나머지 CP사는 제평위라는 기구의 엄격한 심사를 거치지 않고 포털이 자체 계약을 통해 입점한 매체들"이라며 "언론사는 기사의 품질로 그 가치가 결정되는 것이지 언론사의 규모 또는 운영 기간으로 평가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CP사라는 타이틀이 해당 언론사의 뉴스 품질을 담보하는 것도 결코 아니며, 언론사 평가의 기준이 될 수 없음은 자명하다"고 규탄했다.

    인터넷신문협회는 △국민의 다양한 뉴스선택권을 봉쇄하는 일체의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 △국회와 정부는 법률 위에 있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일탈 행위를 더 이상 방관하지 말 것 △다음과 네이버는 뉴스 품질을 담보할 최소한의 장치인 제평위를 즉각 재가동할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