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밀턴호텔 옆 골목에 '10·29 기억과 안전의 길' 마련3개 빌보드에 추모 메시지 가득… 두 달마다 작품 변경권은비 미술가 "시민들이 참사 생각하고 기억하길 바라"
  • ▲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둔 27일 오후 해밀톤호텔 옆 골목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에 설치된 3개의 빌보드와 거리 모습. ⓒ진선우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둔 27일 오후 해밀톤호텔 옆 골목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에 설치된 3개의 빌보드와 거리 모습. ⓒ진선우 기자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참사 현장인 이태원역 1번 출구 40m 앞 골목에 작은 추모 공간이 마련됐다. 

    27일 오후 취재진은 '이태원 참사' 추모 공간이 생긴 당시 사고 현장을 방문했다. 

    1년 전의 모습과 달리, 골목엔 하얀 게시판(빌보드) 3개를 비롯해 길 이름이 적힌 표지목이 설치됐다. 골목 초입부 시작점 바닥에는 당시 참사의 의미를 담은 '우리에겐 아직 기억해야 할 이름들이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졌고, 반대편 종참적에는 '10·29 기억과 안전의 길 October 29 Memorial Alley'라고 적힌 표지석이 깔렸다. 

    첫 번째 빌보드는 유가족과 시민사회가 함께 작성한 메시지로 채워졌다.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은 미완성입니다' 제하의 메시지는 "2022년 10월29일 밤, 이곳에서 참사가 벌어졌습니다"로 시작한다. 이후 "부디 그날 밤을 기억하는 모두의 오늘이 안녕하기를 바랍니다"라는 마지막 문장은 희생자의 출신 국가 및 사용 언어 등을 반영해 총 14개 언어로 적혔다.

    두 번째 빌보드에는 시민들이 남기고 간 추모 메시지가 담겼으며, 세 번째 빌보드에는 이태원 참사와 관련된 예술작품이 담겼다. 이 곳에 설치된 표지판은 두 달에 한 번씩 새로운 작품들로 변경돼 여러 추모 메시지를 담을 계획이다.

    또 길 위로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 159명을 상징하는 보라색의 별 조형물이 나란히 설치됐다. 시민들이 남긴 10만장이 넘는 포스트잇은 박이현 문화연대 활동가를 포함한 여러 자원봉사자들이 수거해 보존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 ▲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둔 27일 오후 사고 현장인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 바닥에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을 알리는 문구가 새겨져있다. ⓒ진선우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둔 27일 오후 사고 현장인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 바닥에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을 알리는 문구가 새겨져있다. ⓒ진선우 기자
    이번 설계의 예술감독을 맡은 권은비 미술가는 "이태원 참사는 한국사회의 현실을 보여주는 거울"이라며 "이를 통해 시민들이 참사를 생각하고 기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게시판은 시민들과 소통하기 위한 창"이라며 "누구나 안전하게 거리를 걸을 수 있도록 경각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도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권 미술가는 "미완성인 이 길이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제정되고 제대로 된 진상 규명이 이뤄진 후에는 완성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