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페스타' 참석‥ 이주민과의 '국민통합' 역설"다문화 가족, 충남 인구와 비슷..더 이상 외면 안돼"
  • ▲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뉴데일리
    ▲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뉴데일리
    "이제는 이주배경주민, 우리가 흔히 '다문화 가족'이라고 부르는 분들이 230만 명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강원도 인구보다 훨씬 많고 충청남도의 인구하고 비슷해졌습니다. 이제는 이 문제를 더 이상 우리가 외면해서는 안 되는 때가 왔습니다."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 "우리가 이주민들을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고, 그분들이 가진 능력껏 성공할 수 있는 사회가 돼야 우리가 '선진 사회'가 됐다고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다문화 페스타'에 참석한 김 위원장은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이주배경주민들 역시 '국민통합'의 대상임을 강조하며 어린 시절부터 일본과 한국, 그리고 미국에서 '이주민'처럼 살아야 했던 자신의 경험을 털어놨다.

    김 위원장은 "저는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유치원까지 다녔다"며 "일본 친구들과 대체로 사이좋게 잘 지냈는데 싸움만 하면 '조센징'이라고 놀림을 받았다"고 떠올렸다.

    "어느 날 저를 조센징이라고 놀리는 한 아이와 싸우다가 그 아이가 좀 다치는 바람에 동네 여론이 굉장히 안 좋아졌다"며 "그래서 저희 부모가 저를 비행기에 태워서 서울로 보냈다"고 상기한 김 위원장은 "이제 내 나라에 왔구나 하고 좋아했는데, 아이들이 전부 저한테 '쪽바리'라고 놀렸다"며 "저는 일본에서도 한국에서도 이주민처럼 살아야 했다"고 씁쓸해 했다.

    김 위원장은 "30대는 주로 미국에서 지냈는데, 그 사회도 백인 중심 사회였기 때문에 어울려 사는 것이 편하지는 않았다"며 "그러다가 한국에 돌아와 보니, 이제는 전라도와 경상도의 사이가 좋지 않은 게 가장 큰 문제였다"고 진단했다.

    "이래서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에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으로 시작하는 대중가요 '화개장터'에 가사를 붙였다"고 밝힌 김 위원장은 "그 노래가 의외로 많은 국민들에게 박수를 받았다"며 "그때 '아, 우리 국민들이 다 이 문제에 대해서 알고 있구나. 마음 한구석에 이렇게 전라도와 경상도가 반목해서는 안 되는데 하는 생각이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그때만 해도 그 문제가 가장 큰 갈등 요인이었는데, 지금은 점차 지역 문제가 갈등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 희석돼 가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이제는 이주배경주민들에게도 눈을 돌려, 그들을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이주민과의동행 특위에 참석해 '우리가 이주민 문제에 대해서 우리 사회가 의도적으로 회피해 온 측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이제는 이 문제를 우리가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 진지하게 정면으로 맞닥뜨려서 이 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고민해야 된다'고 언급한 사실을 거론한 김 위원장은 "(대통령의 말씀처럼) 그분들이 우리 사회에 함께하는 구성원의 일원으로 확실히 자리 잡을 때 우리 사회의 경쟁력, 국가 경쟁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수 있다고 본다"며 "이를 위해 국민통합위원회도 적극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