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신동·숭인동 둘러본 오세훈 "보존이라는 명목으로 방치되고 무너진 현장"서울시, 44곳 신통기획 확정… 소외지역 정비, 생활 편의, 공간 혁신 중점주민 참여 만족도 조사에서 '신통기획 도움 된다' 83% 긍정적으로 응답전문가들 "신통기획, 도시공간 질적 향상에 기여… 지속 노력 필요"
  • ▲ 창신숭인지역 신속통합기획 재개발 후보지 현장을 찾은 오세훈 시장. ⓒ사진제공=서울시
    ▲ 창신숭인지역 신속통합기획 재개발 후보지 현장을 찾은 오세훈 시장. ⓒ사진제공=서울시
    오세훈 서울시장은 5일 "재개발이 약자를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재개발의 정체(停滯)가 약자들을 힘들게 한다"며 "앞으로 주거정책, 도시공간정책에 더이상 이념이 끼어들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재개발로 약자를 보듬고 싶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오늘 창신동과 숭인동을 찾았다"며 "보존이라는 명목으로 방치되고 주거와 삶의 질이 함께 무너진 현장"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오 시장은 이어 "지난 암흑의 10년 동안 진보라고 자처하는 세력은 토목을 죄악시하고 '사람이 먼저'라고 듣기 좋은 구호를 외쳤지만 정작 이곳에서 '사람 존중'은 빠졌다"며 "개발이 미뤄진 사이 고통은 오롯이 이곳 주민들이 감내해왔다"고 짚었다. 

    "골목길은 소방차 접근이 불가능할 정도로 좁고 장애인이나 몸이 편찮은 어르신은 거동 자체가 어려울 정도로 급경사로가 곳곳에 있었다"고 지적한 오 시장은 "낡은 주택은 더운 날도, 추운 날도, 비가 오는 날도 그곳에 사는 사람을 제대로 지켜주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이제는 달라질 것"이라고 장담했다. 오 시장은 그러면서 "다시 시장이 된 직후 만든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으로 재개발을 추진해왔고, 이번에 창신-숭인 기획안이 확정됐다. 저는 사회적 약자들의 삶의 질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서울시는 이날 오후 브리핑을 열고 신통기획 성과를 발표했다. 우선 시는 서울의 대표 노후 저층 주거지인 창신동 23, 숭인동 56 일대의 신통기획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오 시장은 서울 종로구 창신동 신통기획구역 일대를 방문해 지역주민의 애로사항을 듣고 신통기획의 성과를 점검했다. 

    또 시는 '재개발·재건축 정상화'를 목표로 핵심 주택정책으로 도입한 신속통합기획이 2년여 만에 1차 공모지 21곳을 포함해 총 44곳의 기획을 확정했다고 전했다. 시는 신통기획의 성과 배경에는 주민과 지자체, 전문가 등이 '원팀'을 구성해 충분한 소통과 통합적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오세훈표 정비사업'으로 불리는 신통기획은 △소외지역 정비 △생활편의공간 조성 △수변 감성도시 △도시 디자인을 통한 도시공간 혁신 등 4가지 원칙을 주축으로 한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 1년8개월간 신통기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주민 및 다양한 이해관계자, 전문가들과 1000회 이상의 소통 시간을 가졌다고 소개했다. 특히 주민참여단 대상의 만족도 조사에서 '신속통합기획이 정비사업 추진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이 83%로 나타나는 등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고 한다. 지난 5월23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된 조사에서는 대상자 399명 중 158명이 응답했고, 이중 131명이 '도움이 된다'고 답변했다.

    신통기획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다양한 주체 간 소통과 계획의 통합으로 도시공간의 질적 향상에 기여한 데 의의가 있다"며 "다만 주요 기획 내용이 사업 인가를 받을 때까지 준수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명노준 서울시 신속통합기획과장은 "신속통합기획 코디네이터 116명이 파견돼 구역별 활동 중"이라며 "연말까지 75개소 기획을 완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계획국장도 "신속통합기획을 통한 노후 저층 주거지의 실질적 주거환경 개선 및 안정적인 주택 공급 기반을 마련하고, 기획이 완료된 지역에 대해서도 후속적인 절차 진행이 지체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