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 제거 후 설치된 산지 태양광 지반 약화시켜산지 태양광 설치 2016년 917건에서 2018년 5553건으로 크게 늘어올여름 평년보다 많은 강우 예상에 산사태 우려↑
  • ▲ 지난 2020년 8월 14일 충북 충주시 산청면 태양광 발전소가 산사태 피해로 무너져 있다.ⓒ뉴데일리 DB
    ▲ 지난 2020년 8월 14일 충북 충주시 산청면 태양광 발전소가 산사태 피해로 무너져 있다.ⓒ뉴데일리 DB
    산사태에 취약한 태양광 발전시설이 전국에 1만5000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여름 평년보다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돼 큰 피해가 우려된다.

    2일 문화일보에 따르면 전국에서 운영 중인 산지 태양광은 1만5220곳으로 집계됐다. 산지 태양광 허가는 지난 2016년 917건에서 2018년 5553건으로 급증했다. 문재인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활성화 정책으로 허가를 남발한 탓으로 파악되고 있다.

    논란이 생기자 문재인 정부는 2018년 산지관리법 시행령을 고쳐 설치 가능한 경사도를 25도 이하에서 15도 이하로 강화했다. 이에 산지 태양광 허가는 2019년 2129건에서 2020년 460건으로 감소했다.

    태양광을 산지에 설치하려면 일대 수목을 제거해야 한다. 대규모 벌목으로 인해 지반이 약화된 상황에서 집중호우가 쏟아질 경우, 산사태나 토석류가 밀려 내려 올 가능성이 높다.

    임상진 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는 "태양광 설치를 하게 되면 일정한 경사로 만들다보니 물이 상당히 빠른 속도로 내려오게 된다"며 "문제는 빨리 내려오는 물들이 어느 순간 중간에 한 곳에 모이게 되고, 이는 결국 땅 속으로 스며들게 만들어 지반이 약한 곳은 산사태와 같은 재해 발생에 노출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집중호우로 강원 횡성군 둔내면의 야산에서 산사태로 70대가 매몰돼 숨지는 일이 있었다. 해당 일대에는 지난 2019년 2만㎡ 부지에 태양광 패널 200여 개가 들어섰는데, 산림청 조사단은 산사태의 원인이 태양광 패널에 있다고 추정했다.

    이 같은 위험에도 현재 산지 태양광 설치를 위한 허가건은 전국에 2583건이 있다. 이 중 1628곳이 공사 중이다. 지역별로는 전남이 885건으로 가장 많고 전북 822건, 경북 241건, 제주 234건, 충남 129건 순이다.

    여름철 장마를 앞두고 각 지방자치단체는 산지 태양광에 의해 지반이 약해진 취약지에 대한 안전 점검을 시행했다.

    한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는 "관련법 강화 전 신재생에너지를 활성화한다는 명목으로 보조금까지 줘가며 산지 태양광 설치를 독려하다 보니 규제가 전무했다"며 "당시 무분별한 허가로 산림 곳곳이 파헤쳐지면서 산지 태양광이 산사태의 주범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