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알리바이 증언한 증인, 증거인 휴대폰 제출 않다가 압색하니 "잃어버려" 검찰 "증거 조작이 의심되는 사정… 필요적 보석 예외 사유 해당할 수 있어"
  • ▲ 김용 민주연구원 전 부원장이 25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불법 대선자금 수수'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 김용 민주연구원 전 부원장이 25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불법 대선자금 수수'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지난 4일 보석으로 석방된 후 증거 조작을 시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검찰은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 심리로 열린 김 전 부원장의 9차 공판에서 "증거 조작이 의심되는 사정이 발생했다"며 "필요적 보석 예외 사유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4일 이모 전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장은 관련 재판 증인으로 출석해 "2021년 5월3일 오후 3~4시쯤 수원컨벤션센터 내 집무실에서 김용 전 부원장을 만나 업무를 협의했다"며 "2년 전 일이지만 휴대폰 일정표에 기록돼 있다"고 증언했다. 

    검찰이 김 전 부원장의 뇌물수수 시점을 5월3일으로 특정하자, 김 전 부원장 측이 알리바이를 위해 이 전 원장을 증인으로 부른 것이다.

    이 전 원장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검찰의 공소사실이 크게 흔들리는 때문에 재판부는 해당 휴대전화를 포렌식 조사하겠다며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이 전 원장은 휴대전화를 제출하지 않았고 이후 재판에도 불출석했다.

    이에 재판부는 직권으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해 검찰이 지난 11일 집행했다. 하지만 이 전 원장은 돌연 휴대전화를 잃어버렸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전 원장이 휴대전화를 만지거나 치운 사실이 없는데도 갑자기 사라졌다는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며 "해당 일에 김 전 부원장은 자신의 차를 타고 수원컨벤션센터에 방문했다고 말했으나 사실 조회 결과 출입한 내용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이어 "이 전 원장의 캘린더는 김 전 부원장의 알리바이를 위해 조작됐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면서 "방어권도 중요하지만 허위 진술과 조작된 증거로 형사재판을 오염시키며 방어권의 한계를 일탈한 행위로 용납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4일 재판부는 김 전 부원장의 보석 청구를 인용하면서 "증거인멸 정황이 있다고 판단되면 보석 취소 및 구속영장 발부가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재판부는 보석 허가 조건으로 증거인멸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받기도 했다. 

    한편, 이날 공판에서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건강 악화로 남욱 변호사의 증인신문이 먼저 이뤄졌다.

    남 변호사는 검찰이 지난해 8월31일 자신과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의 구치소 수용거실을 압수수색할 때 김만배 씨가 관련 서류를 미리 치웠다고 언급했다. "김만배 씨는 압수수색 이후 열린 재판에서 만났을 때 수용거실에 있는 서류를 구치소 도우미를 통해 폐기하라고 하는 식으로 치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남 변호사는 또 유 전 본부장이 태도를 바꿀 무렵 검찰이 대장동사업의 전모를 파악했다고 판단해 자신도 태도를 바꿔 진실을 말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남 변호사는 "(당시) 조사를 받거나 재판정에서 이동하는 과정에서 있는 그대로를 말해서 빨리 마무리되게끔 했으면 좋겠다. 동생들 좀 살려야 하지 않겠느냐고 김씨에게 말했다"며 "김씨는 '본인은 할 이야기가 없다. 너는 너의 길을 가라'고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