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일 시간 끌기 꼼수?… 민주당, 국회 윤리위에 김남국 돌연 제소

더불어민주당이 17일 코인 투자 의혹에 휩싸인 김남국 무소속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했다.

국민의힘은 김 의원 징계 절차에 조속히 착수해 제명안을 본회의에 상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확대간부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김 의원을) 윤리위에 제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해 제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지시로 움직인 것으로,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제안한 '공동 징계안'과는 별개다.

당초 민주당은 당 진상조사팀의 조사를 마친 뒤 윤리위에 제소할 방침이었으나, 검찰이 관련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당 차원의 조사에 무리가 있다고 판단해 제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민주당 내에서도 당 지도부를 향해 김 의원을 제소해야 한다는 의견이 빗발침과 동시에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이를 의식하고 뒤늦게 제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소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김 의원의 징계안을 제출한 뒤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징계안에 적시된 징계 사유는 국회법과 국회의원 윤리강령, 국회의원 윤리실천규범에 따른 품위유지 의무, 직무 성실 의무, 청렴 의무 위빈"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김 의원 징계안을 두고 17일 오전 국회 윤리특위 전체회의에서 여야가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김 의원 징계 절차에 조속히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리특위 여당 간사인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 윤리특위 제소를 결정한 것은 환영하지만 자문위로 넘어가면 지연이 된다"며 "장시간 소요되는 방법 말고 간사 간 협의로 자문위를 생략하고 본회의에 제명안을 올릴 것을 제안"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징계안이 제출되면 20일의 숙려 기간을 거친 뒤 윤리특위의 안건으로 상정된다. 이후 징계안은 '자문심사위원회'로 넘어가는데 자문위원들은 최장 60일 동안 심사할 수 있다. 따라서 본회의에 상정되기까지 최대 80일의 시간이 걸릴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김 의원 징계 절차에 속도를 내야 하는 만큼 자문위를 생략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들은 윤리특위가 어떤 조치를 할지 지켜보고 있다"며 "최소한 자문위를 생략한 후 바로 본회의에 회부하는 것만이라도 의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그러나 국회법 절차를 따라야 한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윤리특위 야당 간사인 송기헌 민주당 의원은 "당에서도 여러 부적절한 부분이 있지 않느냐는 생각을 갖고 판단하고 (윤리특위) 제소를 결정했다"며 "국회법에 따라서 진행되고 결정돼야 한다는 원칙으로 했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민주당 소속인 변재일 윤리특위 위원장도 "자문위 의견 청취는 임의조항이 아닌 의무조항"이라며 "국회법상 자문위의 의견을 듣는 것은 생략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변 위원장은 "빠른 시간 내에 결과를 윤리특위로 회부, 공유해 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가장 빠른 시일 내에 윤리특위를 소집해 김 의원 안을 상정하는 절차를 거치는 것이 국민적 시각에 맞출 수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윤리특위 소집을 위해 간사 간 협의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이양수 의원은 회의 후 "숙려 기간 20일을 최대한 줄여서 빨리 안건을 상정하고 진행하자고 제안해 놓은 상태"라며 "양당 간사 간 더 논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송 의원 역시 "숙려 기간 20일을 꼭 지키겠다는 것은 아니고 진행 상황을 보고 바로 (상정)할 수 있으면 하겠다"고 말했다.

국회 윤리특위의 의원 징계는 △공개 회의에서 경고 △공개 회의에서 사과 △30일 이내의 출석 정지 △제명 등 4단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