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참마속, 공천배제, 출당시켜야" 당내 아우성… 지도부 "상황 보고 있다"
  • ▲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의원(왼쪽)과 이성만 의원(오른쪽). ⓒ뉴시스
    ▲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의원(왼쪽)과 이성만 의원(오른쪽). ⓒ뉴시스
    '돈 봉투 의혹'에 연루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탈당하자 또다른 의혹의 핵심인 윤관석·이성만 의원의 거취도 주목 받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당 지도부가 두 의원을 출당 조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6일 민주당에 따르면, 송 전 대표는 25일 탈당계를 제출했다. 그가 지난 22일 프랑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 의사를 밝힌 지 나흘 만이다. 탈당계는 제출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 

    돈 봉투 의혹이 처음 불거졌을 때만 해도 송 전 대표는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개인 일탈'이라고 치부하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러나 민주당 안팎에서 조기 귀국 압박과 함께 탈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자 송 전 대표는 떠밀리듯 탈당을 선택했다.

    송 전 대표의 탈당을 계기로 윤관석·이성만 의원을 향한 민주당 내 여론도 심상치 않다. 두 의원은 2021년 전당대회 때 송 전 대표 캠프에서 핵심 역할을 하며 돈 봉투 살포 사건의 핵심으로 지목 받고 있다. 언론에 공개된 이 전 부총장의 녹취록에서 두 의원이 사건에 가담한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민주당 한 재선의원은 이날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윤 의원과 이 의원을 대상으로 한 지도부의 출당 조치가 있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고 계속 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민주당 중진의원은 "이미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때 부결시키면서 당이 신뢰를 많이 잃었다"며 "(돈 봉투 사건) 재발 방지 차원에서 제도적 장치를 만들자고 하는데, 상황을 잘못 본 것이다. 의혹의 당사자들을 선제적으로 출당 조치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아예 두 의원을 대상으로 공천 배제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민주당 한 의원은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윤 의원과 이 의원을 출당시키고 차기 총선 공천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지난 25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윤·이 의원을 두고 "개인적으로 굉장히 가까운 의원들"이라면서도 "민주당이 온정주의를 갖고 이 사안을 바라보면 결코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두 의원을 출당시켜야 한다고 언급했다.

    두 의원 출당 조치가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민주당 한 의원은 "본인들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데 무조건 나가라고 하는 것도 합리적이지 않다"며 "합리적 근거가 있는 전제하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짚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지도부는 관망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당 지지율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6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국민리서치그룹·에이스리서치가 뉴시스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34.9%, 국민의힘은 34.5%, 정의당은 2.3%, 무당층은 25.1%로 집계됐다. 민주당 지지율은 같은 기관에서 실시한 2주 전 조사에 비해 4.1%p 하락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윤 의원과 이 의원 출당 조치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출당은 아예 안 된다'는 기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본지는 거취를 묻고자 윤 의원에게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 의원은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기사에서 인용한 여론조사는 지난 22~24일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표본추출 무선 100%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이뤄졌다. 응답률은 1.4%,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