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2019년 11월27일… "경기도대표단 초청해 달라" 이재명 지사 직인 찍어 北에 공문쌍방울, 2019년 11월27일~12월18일 쌍방울 임직원 수십 명 통해 중국으로 달러 밀반출
-
쌍방울 측의 '방북 비용 대납' 시점이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 직인이 찍힌 방북 요청 공문 일자와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검찰은 경기도의 대북사업 추진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방북 추진이 이 대표의 정치적 이익을 위한 일련의 과정일 수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공소장에 따르면, 경기도는 2019년 11월27일 당시 이 지사의 직인이 찍힌 '민족협력사업 협의와 우호 증진을 위한 경기도대표단 초청 요청' 공문을 시행했다.해당 공문 끝부분에는 "도지사를 대표로 하는 경기도대표단의 초청을 정중히 요청하는 바이며, 우리 민족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귀 위원회의 헌신에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합니다"라고 쓰여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해당 공문의 수신처는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조선아태위) 위원장, 결재선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전결로 알려졌다.이에 검찰은 김 전 회장이 방북 비용을 대납하게 된 경위를 공소장에 적시했다.공소장에 따르면, 2019년 7월 당시 김 전 회장은 필리핀에서 열린 제2회 아태평화국제대회에 참석해 조선아태위 이종혁 부위원장과 송명철 부실장 등을 만나 남북경제협력사업을 논의했는데, 이 자리에서 "이재명 지사의 방북을 성사시키려면 300만 달러 정도의 비용이 필요하다"는 요구를 받고 '경기도 관계자'들과 비용을 상의했다.또 검찰은 김 전 회장이 방북 비용 대납을 위해 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위치한 칼라스홀딩스 법인에서도 자금을 만들었다고 적시하기도 했다.2019년 4월 경기도 스마트팜 사업 대납 비용으로 300만 달러를 만들 당시, 김 전 회장의 전 매제이자 금고지기로 불리던 김모 전 쌍방울 재경총괄본부장이 관여했고, 이 돈을 마카오로 밀반출한 후 송 부실장에게 전달했다는 사실이 공소장에 담겼다.현재 검찰은 공소장에 이 대표의 공모 여부를 따로 적시하지는 않았다. 다만 김 전 회장이 이 전 부지사 등 '경기도 관계자'들과 관련 비용을 상의 후 전달하기로 한 것을 두고 이 대표가 대납 사실에 연관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김성태, 北에 '800만 달러' 송금… '007 작전' 버금가김 전 회장이 북한에 800만 달러(약 100억원) 이상을 송금하는 과정은 '007 작전'을 방불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의 공소장을 보면 쌍방울은 2019년 한 해 동안 세 차례에 걸쳐 북한 조선아태위의 송 부실장 등에게 800만 달러를 전달했다.김 전 회장이 대납했다는 300만 달러는 2019년 11월27일부터 12월18일까지 약 3주에 걸쳐 쌍방울그룹 임직원 수십 명을 통해 중국 선양으로 밀반출됐다.이들은 개개인이 받은 달러를 화장품 케이스나 책 사이에 숨겨 출국한 뒤, 선양공항 화장실에서 대기 중이던 방용철 그룹 부회장이나 직원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알루미늄 재질로 된 즉석 카레 포장지에 달러를 밀봉해 세관 검사를 피하려는 시도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이 시기는 경기도가 북측에 '방북 초청 요청' 공문을 보낸 시점과 일치한다. 경기도지사 직인이 찍힌 이 공문은 "도지사를 대표로 하는 경기도대표단의 초청을 정중히 요청"이라고 적혀 있는데, 2019년 11월27일 시행됐다. 이화영 당시 부지사 전결로 처리됐다.한편, 검찰은 지난 11일 해위도피 8개월여 만에 태국에서 귀국한 김 본부장을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12일 오후 구속영장을 청구한 상태다.김 본부장은 오랜 해외도피에 따른 피로감을 호소하다 최근 김 전 회장이 "국내로 돌아와 사실대로 진술하라"고 지시하자 귀국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