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호송팀 태국서 동행 예정… 항공편 일정 조율 중김성태, 체포영장 청구되고 돈줄 막히자 부담 느낀 듯
  • ▲ 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의 모습. ⓒ연합뉴스
    ▲ 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의 모습. ⓒ연합뉴스
    태국 도피 중 체포된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의 '귀국'에 필수적인 '여행증명서' 발급이 완료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김 전 회장의 한국행 비행기 탑승이 가능해졌으나, 실제 출국 시기는 다음 주 초로 예상된다.

    13일(현지시각) 외교 관계자 등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이날 오전 주태국 한국대사관에 여행증명서를 신청, 이를 오후에 발급받았다.

    김 전 회장이 발급받은 여행증명서는 여권을 갈음하는 증명서로, 여권 발급이 제한되거나 강제 퇴거되는 사람, 무국적자나 해외입양자 등에게 여권을 대신해 발급하는 문서다. 유효기간은 1년 내로 부여되고 발행목적이 성취되면 효력이 상실된다.

    여권의 긴급한 발급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발급되는 '긴급여권'과 유사하지만, 발급 대상에 차이가 있다.

    보통 여행증명서나 긴급여권 발급은 본인이 재외공관 등에 신청해야 하지만, 김 전 회장이 불법체류로 태국 당국에 체포돼 방콕 이민국 산하 강제추방대기소(IDC)에 머물러 있어, 대사관 관계자가 IDC를 방문해 서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행증명서가 발급되면서 김 전 회장은 태국을 떠날 수 있게 됐다. 항공편 일정을 비롯해 그를 호송할 검찰 수사관들의 태국 입국 스케줄을 고려하면 김 전 회장의 귀국은 내주 초로 예상된다.

    검찰은 수사관을 태국으로 보내 김 전 회장의 신병을 태국 공항에서부터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출국 당일에는 태국 이민국이 김 전 회장을 공항으로 이동시켜 각종 절차 등을 밟고 검찰에 인계할 예정이다.

    김성태, 호화 도피하다 '자진귀국' 결심… 전방위적 '검찰 압박' 통했나

    한때 김 전 회장이 불법체류 사실를 부인하고 재판 절차를 밟으면서, 국내 송환을 거부하는 '소송전'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잠적 시기가 길어질 것으로 예상됐던 김 전 회장이 돌연 '자진 귀국' 의사를 밝힌 건 체포 이틀째인 지난 12일이었다.

    김 전 회장이 입국을 결심한 배경에는 당국이 김 전 회장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한 것이 유효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검찰 측은 지난해 8월 해외로 도피한 김 전 회장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뒤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 여권을 무효화했다. 이때부터 김 전 회장은 발이 묶여버렸다.

    검찰의 압박은 범죄인 인도와 형사사법 공조 분야에서 전문가로 알려진 조주연 대검 국제협력단장(부장검사)이 수원지검 수사팀에 투입되면서 본격화됐다.

    또 검찰은 김 전 회장의 돈줄을 끊어 도피 생활을 장기화하기 어렵게 만드는 등 김 전 회장을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전략도 구사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