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모든 보고 받고 승인했다고 말해… 기소장에 나온 은폐·월북몰이도 文이 한 것"'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최고 책임자였던 문 전 대통령이 국민 앞에 스스로 밝혀야"
  • ▲ 북한군 총격으로 숨진 해수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 형 이래진 씨가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과 함께 서훈 기소 관련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 질의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종현 기자
    ▲ 북한군 총격으로 숨진 해수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 형 이래진 씨가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과 함께 서훈 기소 관련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 질의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종현 기자
    국민의힘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TF' 위원장이었던 하태경 의원과 북한군에 피살 당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의 형 이래진 씨가 12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해 "이제는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건 당시 '월북몰이'를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이 구속 기소된 가운데, 이 사건의 '총책임자'로 꼽히는 문 전 대통령에게까지 진상규명 압박의 수위를 높이는 것이다.

    "서훈, 처벌받아야 하는 은폐전문가, 조작전문가" 비판

    이씨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서 전 실장의 기소장에는 그동안 꽁꽁 감추려 했던 거대한 거짓의 일단이 드러나 있다"며 "국민을 호도하고 유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와 고통을 준 서 전 실장의 만행에 저와 동생 가족들은 경악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우리 유가족들을 더 절망케 한 것은 문 전 대통령"이라고 지목한 이씨는 "동생의 피격사실을 은폐하고 월북몰이를 주도한 서훈을 최고의 안보전문가, 협상가라고 칭하고 두둔했다"고 지적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4일 서 전 실장이 검찰에 구속되자 페이스북을 통해 "서훈 실장은 김대중·노무현·문재인정부의 모든 대북협상에 참여한 최고의 북한전문가·전략가·협상가"라고 평가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이씨는 "그렇게 유능했다던 자가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했고 그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은폐와 조작을 지시했다"며 "최고의 안보전문가가 아니라 처벌을 받아야 하는 최고의 은폐전문가·조작전문가였던 것"이라고 질타했다.

    "또 월북몰이를 정책적 판단이라고 했는가"라고 반문한 이씨는 "어떻게 사건을 은폐하고 국민을 월북몰이한 범죄행각이 정책적 판단이 될 수 있는가. 국민을 월북몰이 하기 위해 자료를 삭제하고 증거를 조작하는 것이 어떻게 대한민국 정부의 정책일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씨는 "문 전 대통령은 서 전 실장으로부터 모든 보고를 받고 승인했다고 말씀했다"며 "그렇다면 서훈의 기소장에 나온 사건 은폐와 월북몰이도 보고를 받고 승인했다고 스스로 밝혔듯이 그 다음 수순이 궁금하다"고 물었다.

    이어 이씨는 "서 전 실장의 기소는 진실을 밝히는 시작"이라며 "이제 동생 사건의 최고 책임자였던 문 전 대통령이 국민 앞에 스스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문했다.
  • ▲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2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으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2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으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하태경 의원도 "서 전 실장이 기소됐다. 해수부 공무원 피격 사망을 은폐하고 월북몰이를 지시했다는 혐의"라며 "이제 문 전 대통령도 진실을 밝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 의원은 ▲고(故) 이대준 씨의 피격 사망 사실 은폐는 문 전 대통령의 지시였는지 ▲고(故) 이대준 씨 생존 당시 받았던 서면보고의 형식이 무엇인지 ▲고(故) 이대준 씨의 북측 해역 생존 사실을 보고받고 문 전 대통령은 왜 구조 지시를 즉각 내리지 않았는지 등에 대해 문 전 대통령이 견해를 밝힐 것을 촉구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이희동)는 지난 9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허위공문서작성 등의 혐의로 서 전 실장을 구속 기소했다. 

    서 전 실장은 고(故) 이대준 씨가 북한군에 피살된 다음날인 2020년 9월23일 오전 1시쯤 열린 관계장관회의에서 피격 사실 은폐를 목적으로 합참 및 해경 관계자들에게 사건 은폐를 위한 보안 유지 조치를 하라고 지시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또 사건 당일 피격 사실을 숨긴 상태에서 해경으로 하여금 이대준 씨를 수색 중인 것처럼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하게 하고, 같은 해 9월부터 10월까지 월북 조작을 위해 국방부와 해경으로 하여금 허위 보고서 및 발표 자료를 배부하게 한 혐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