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왜 레고랜드 수사 안 하나"… 김진태 "사법 리스크 물타기 하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와 관련 "감사원은 왜 침묵하는지 참으로 궁금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정부 경제참사 김진태사태 자금시장 위기 대응 긴급토론회'에서 레고랜드 사태를 대상으로 한 검찰·경찰·수사원에 수사를 촉구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가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서 "국가 또는 지방정부가 공식적으로 부담하고 있는 법적인 의무를 충분히 이행할 수 있는데도 이행하지 않겠다고 한 것이야말로 직권남용 아닙니까"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어 "대한민국 경제 전체에 심각한 혼란을 초래했는데도 온갖 군데를, 절차를 어겨서까지 감사하고 있는 감사원은 대체 이 문제에 대해서는 왜 침묵하고 있나 참으로 궁금하다"고 의문을 표했다.

앞서 이날 오전 9시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이 대표는 자신을 향한 검찰·경찰의 전방위 수사를 거론하며 "검찰·경찰은 왜 수사하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 대표는 "만약에 이재명의 경기도가 어디 지급보증을 해서 의무를 부담하고 있는데 공무원들 시켜서 '지급하지 마라' '그냥 부도 내자'며 다른 결정을 하게 시켰으면 직권남용으로 바로 수사했을 것 아니냐"면서 "자기 편이라고 역시 또 봐 주는 것이냐"고 질타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레고랜드 사태와 관련, 윤석열정부에 화살을 돌렸다.

이 대표는 정부의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 대응과 관련 "무능·무책임·무대책, 정말 '3무(無)정권'의 본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대표적 사례"라고 맹비난했다. "이런 엉터리 정책을 하는 김진태 (강원)도지사도 문제지만, 그것을 조정해 줄 정부가 이것을 방치하고 지금까지 심각한 상황이 될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참으로 놀랍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번 레고랜드 사태와 관련 '김진태발 진상규명단'을 구성할 방침이다.

25일 김 지사는 강원도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처한 사법 리스크를 희석하려 시도하지 말라"고 반박한 바 있다.

김 지사는 "이 대표는 전에 성남시 모라토리엄(채무이행 유예)을 선언해 금융시장을 충격에 빠뜨린 적 있다"며 "적어도 저는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레고랜드 사태'는 강원도 산하 강원중도개발공사(GJC)가 레고랜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자금 조달을 위해 2020년 10월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아이원제일차)가 지난 6일 부도 처리되며 발생했다.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 시절 레고랜드 사업을 담당한 GJC는 2021년 11월 아이원제일차에 강원도 보증으로 2050억원가량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발행했다. 

ABCP 만기일인 지난 9월29일 GJC는 어음을 상환하지 못했고, 강원도는 채무 이행이나 어음의 만기 연장 없이 GJC를 법원에 회생신청했다. 그러나 아이원제일차는 지난 6일 GJC 미상환 상황에서 부도 처리됐다.

GJC가 아이원제일차에 강원도를 보증으로 ABCP를 발행한 만큼 '레고랜드 사태'는 지자체 보증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졌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26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지자체는 국가에 버금가는 신용도를 가진 주체"라며 "지자체가 보증한 채권도 부도가 난다면 그보다 낮은 등급의 회사 채권은 어떻게 믿겠느냐고 생각할 수 있다. 회사채시장이 얼어붙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 23일 채권시장에 '50조원+알파'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대책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 김 지사는 24일 성명을 내고 "이번 일로 본의 아니게,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자금시장에 불필요한 혼란과 오해가 초래돼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이어 "강원도는 처음부터 보증 채무를 확실히 이행하겠다고 했다.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한 적이 없다"며 "강원도는 조속한 시일 내에 중도개발공사를 회생시키고 보유 자산을 매각해 소중한 도민 혈세를 지키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