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선 '바이든'으로 들린다는 의견 많았다"… MBC "왜곡 아니다" 해명 MBC노조 "불확실한 소리를 몇몇이 짜 맞춘 것 인정한 셈"… 추가 성명
  • ▲ 지난 22일 윤석열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만난 뒤 행사장을 나오면서 참모들에게 한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한 MBC 뉴스데스크. ⓒMBC 뉴스데스크 화면 캡쳐
    ▲ 지난 22일 윤석열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만난 뒤 행사장을 나오면서 참모들에게 한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한 MBC 뉴스데스크. ⓒMBC 뉴스데스크 화면 캡쳐
    MBC가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뉴욕 발언 보도와 관련 뉴스데스크를 통해 해명에 나섰지만, MBC노조(제3노조)는 되레 "논점에서 벗어난 변명"이라고 반박했다.

    당시 MBC 현장 기자 "다른 방송기자들도 '바이든'으로 들었다"

    앞서 MBC는 27일 뉴스데스크에서 'MBC 취재가 문제? 남은 쟁점은?'이라는 제목으로 MBC를 둘러싼 왜곡보도 논란과 관련해 직접 해명했다.

    MBC는 당시 현장에 있었던 자사 이모 기자와 함께 당시 상황을 전달했다. 이 기자는 "MBC 영상기자가 이 장면을 찍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며 "촬영과 각 방송사에 전송하는 과정 모두 짜깁기나 왜곡 없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기자는 "비속어 발언이 들렸고, 이를 주변에 앉아 있던 타 방송기자들에게 알렸다"며 "방송기자들 사이에서 어떤 발언인지에 대한 의견교환이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당시 기자실 현장에서는 '바이든'으로 들린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당시 현장 상황을 전했다.

    불확실한 내용을 보도하게 된 경위와 관련해서는 "당시 홍보수석실에 발언의 진위와 의미를 문의했지만 명확한 설명은 없었다"며 "기자들로서는 명확한 반박을 듣지 못했기 때문에 22일 메인뉴스 시간에 기자들이 이해한 대로 보도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독자적인 판단이 아닌, 현장에 있던 다른 방송기자들과 함께 들은 뒤 바이든이라고 들린다는 의견이 많았고, 대통령실의 해명이 늦어져 기자들이 이해한 대로 보도했다는 것이 이 기자의 주장이다.

    MBC노조 "MBC 해명, 불확실한 소리를 몇몇이 짜 맞춘 것 인정한 셈"

    MBC노조(제3노조)는 사측의 해명을 접한 다음날인 28일 비판성명을 냈다. 

    노조는 "논점에서 벗어난 변명"이라며 " 순방취재 현장에 있었던 기자는 'MBC만 잘못한 게 아니라'는 식의 물귀신식 해명을 이틀 연속 똑같이 반복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현장 기자실에서 바이든으로 들린다는 의견이 많았다'는 MBC측 해명과 관련 "전문가들이 최첨단 기계로도 판별하지 못한 대통령의 음성, 그것도 외교적 파장이 엄청날 수 있는 사안을 '기자실 내 의견이 많다'는 매우 주관적인 근거를 가지고 무책임하게 썼다는 것"이라고 지적한 MBC노조는 "결국 자기들도 알아듣지 못한 불확실한 소리들을 몇몇 기자들끼리 짜 맞췄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MBC에는 최첨단 음성장비들이 있다. 뉴스룸을 이끄는 박성호 국장은 발언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했느냐"고 반문하며 "22일 오전 MBC 뉴스룸은 '엠바고가 언제 풀리냐?'며 신이 난 듯 떠드는 소리에 시끌벅적했다. '바이든이 맞느냐'고 의심하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고 한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노조는 MBC 자막에서 '(미국) 국회에서'라고 말하지도 않았는데 임의로 '(미국)'을 넣었는지 해명하지 않는 것을 두고는 "가장 중요한 의문에 답을 안 하고 논점을 흐렸다"고 질타했다.

    MBC노조는 그러면서 "언급하기 싫었을 것이다. 공정성과 객관성 위배라는 측면에서 명백한 방송심의규정 위반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민주노총 언론노동조합 등에서 'MBC 좌표 찍기'라며 반발하고 나선 것을 두고는 "촬영한 게 MBC이고, 비속어가 있다고 나서서 주변에 알린 게 MBC이고, 엠바고로 풀리기 전에 보도할 거라고 대외적으로 알린 게 MBC이고, 앞장서서 최초 오보 한 게 MBC이고, (미국) 국회라고 자막을 조작한 게 MBC"라며 "부화뇌동해서 뒤따라 보도해 함께 망신을 당한 다른 언론사들 틈에 숨으려 하지 말고 MBC는 제기된 의혹에 제대로 답하고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