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우파 정당을 '악의 축'으로 묘사한 KBS 드라마극 중 보수당 정치인, 무당과 놀아나고 성접대 받아KBS 드라마, 2년 전에도 '보수당=악마' 설정 재회자
  • ▲ KBS 2TV 월화드라마 '미남당' 방송 화면.
    ▲ KBS 2TV 월화드라마 '미남당' 방송 화면.
    2년 전 보수 정당은 '악(惡)', 진보 정당은 '선(善)'이라는 이분법적 설정을 예고한 드라마로 편향성 논란을 일으켰던 KBS가 또다시 보수당을 '악의 축'으로 묘사한 드라마를 방영해 정치권의 반발을 사고 있다.

    논란이 된 드라마는 KBS 2TV에서 방영 중인 월화드라마 '미남당'으로, 지난 25~26일 방영된 9·10화에서 마약·성착취·살인 등 극악스러운 범죄를 옹호하는 부패한 국회의원이 '참보수당'의 최고위원으로 그려진 것.

    이 드라마에는 개표가 진행되는 과정에 뜬금없이 '무당'이 나타나 앞서가던 새진보당 후보의 얼굴 사진에 삼지창을 찌르고, 이를 통해 참보수당 후보가 역전승을 거둔다는 황당한 내용도 나온다. 무당이 언급되는 선거에서 보수 정당이 아슬아슬한 차이로 막판 대역전극을 펼치는 모습은 지난 대선을 연상케 한다는 지적이다.

    '미남당'에서는 보수우파 정당뿐만 아니라 검찰도 '악의 화신'으로 그려진다. 참보수당을 후원하는 '재벌'과, 범죄자를 감싸고 돈 '참보수당 최고위원', 그리고 '대검 반부패 부장'이 여자 무당에게 충성을 맹세하며 나이 어린 여성에게 성접대를 받는 충격적인 장면도 등장한다.

    이처럼 보수 정당과 검찰이 야합해 '악의 카르텔'을 형성한다는 내용이 전파를 타자 국민의힘이 발끈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는 29일 배포한 성명에서 "지금 우리나라에서 선거에 당선시킬 수 있는 후보를 공천할 수 있는 보수당은 국민의힘이 유일하다"며" 따라서 '참보수당'이라는 정당명은 사실상 국민의힘을 특정한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해당 드라마를 시청한 국민의힘 당원들이 자신들의 명예가 훼손되고 사회적 평가가 저해된다고 느꼈다고 한다"는 참담한 반응을 소개한 미디어특위는 "이렇듯 자신들을 폄훼하는 드라마를 방영하는 KBS에 국민의힘 당원이나 지지자들이 수신료를 낼 필요가 있겠느냐"고 쏘아붙였다.

    미디어특위는 "이 드라마의 원작 웹소설에는 악역 국회의원의 소속정당명이 '국민평화당'이라는 중립적인 이름이었는데, 이걸 굳이 '참보수당'으로 바꾼 이유가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며 "KBS가 가진 정치적 중립 의무 인식이 이 정도인가"라고 개탄했다.

    미디어특위는 "KBS 드라마의 '보수 정당 악마화' 설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며 "한 번은 실수일 수 있지만, 두 번은 고의"라고 단정했다.

    미디어특위가 거론한 드라마는 2020년 7~8월 KBS 2TV에서 방영한 수목드라마 '하라는 취업은 안하고 출사표(이하 '출사표')'다.

    당시 드라마 방영 전 공개된 설정에서 보수 정당 소속 의원들이 대부분 부패하고 무능한 인물들로 그려져, 미래통합당 등 보수 야당에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자아낸 바 있다.

    KBS 홈페이지에 소개된 '출사표' 인물 소개에 따르면 '애국보수당' 소속인 정치인들은 음주운전·뺑소니·도박·성희롱으로 수차례 걸렸지만 모두 무혐의를 받았거나, '갑질'이 상당하고 가식적인 인물들로 그려졌다.

    반면 '다같이진보당' 소속 정치인들은 월급을 고아원 등에 장학금으로 기부하고 본인은 티코를 타는 검소한 인물이나, 경찰 출신으로 봉사활동에 전념하다 출마한 정의감에 불타는 인물 등으로 묘사됐다.

    이 같은 사례를 거론하며 "KBS가 또다시 보수 정당을 특정해 국민의힘과 당원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한 미디어특위는 "보수 정당을 악마화하는 설정에 어떤 공익상의 필요성이나 공익 목적이 있는지 KBS는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의철 KBS 사장의 '공식 사과'를 요구한 국민의힘은 "이 같은 부적절한 설정이 드라마 작가나 외주 제작자의 독자적인 판단인지 아니면 드라마센터장이 개입으로 이뤄진 것인지 국회에서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