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당국자 “칩4 참여 시한 8월 말, 긍정도 시인도 어려워… 우리가 내용 주도해야 맞아”美와 공급망 협력 시작하자 나온 中의 압박 두고 “中, 한국에 우선적으로 협조 많이 해줘”
  • ▲ 지난 5월 20일 경기 평택시 소재 삼성잔자 반도체 공장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반도체 공급망 안정은 미국에게는 사활이 걸린 일이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5월 20일 경기 평택시 소재 삼성잔자 반도체 공장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반도체 공급망 안정은 미국에게는 사활이 걸린 일이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외교부가 ‘칩4’로 불리는 미국 주도 반도체동맹 참여 요청에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칩4’가 중국으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반도체 공급망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협력체인 만큼 윤석열정부가 미국 주도의 대중국 전선에 합류하지 않는다는 신호로 여겨질 가능성이 있다.

    ‘칩4’ 참여 논의 묻자 외교부 “특정 배타성 가진 협의체 참여 어려워”

    뉴시스 등에 따르면,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 25일 ‘칩4’라고 부르는 미국 주도 반도체동맹 참여 여부와 관련해 “가입 제안이라고 하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당국자는 8월 말로 알려진 ‘칩4’ 참여 시한을 두고도 “긍정도 시인도 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또 “우리에게 필요할 경우 우리 생각에 따라서 (협의체) 내용을 만들어가고 협력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어느 협의체에 들어가든 우리는 개방체제에 의존하는 국가로서 특정 배타성을 가진 협의체에 들어간다는 것은 사실상 어려울 것 같다”고 밝힌 이 당국자는 “주요국이 여러 다양한, 그들 나름대로의 정책을 펴고 있지만 우리로서는 가능하면 투자를 촉진하고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사항들에 초점을 맞춰 정책을 펴야 하지 않는가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칩4’에 참가해 달라는 미국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논란이 생길 가능성을 예상한 듯 이 당국자는 “반도체·배터리·핵심광물 등은 공급망 교란 시 영향이 커 어떤 것이 최선의 방법인지 다양하게 (미국 측과) 검토·협의하고 있다”며 “여러 이슈에 대해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계속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IPEF, 아직 공동 선언문 만드는 과정”… 실제 출범은 내년쯤 전망

    이 당국자는 미국과 공급망 협력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중국이 우리나라를 견제·압박하는 것을 두고도 “지금까지도 중국이 굉장히 우선해 한국에 협조를 많이 해왔다”며 “때문에 공급망 불안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그러면서 “지난 14일 진행한 국장급 한중 경제협력 종합점검회의에서도 중국 쪽이 공급망 교란 가능성에 대해서는 채널을 수시로 열고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 또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의 경우 실제로 출범할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현재는 각료회의에 맞춰 공동 선언문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전한 이 당국자는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할 때 어떤 내용으로 협상할지 사전 논의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그러면서 “지금 현재로서는 우선순위 없이 모든 분야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당국자는 이어 내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을 즈음해 IPEF의 구체적 내용과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며 “인도·태평양에 대한 미국의 관심, 어느 정도 강한 의지를 갖고 이 지역에 다시 관여할지에 따라 성공 여부가 많이 달려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