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노조, '이강택 대표 사퇴' 찬성 78%‧반대 21%… '단순 언론탄압 투쟁' 21% 불과TBS 소속 직능단체 "형식적 민주주의도 지키지 않은 폭력"… '언론탄압 프레임' 고수 양대 노조, 연대 투쟁 및 공동 성명 준비… 내부 혼란 격화 전망
  • ▲ 이강택 TBS 대표이사가 지난 6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TBS 교통방송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강택 TBS 대표이사가 지난 6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TBS 교통방송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돈줄'이 끊길 위기에 처하자 TBS 내부에서도 서로 다른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TBS 노조는 정치적 평향성 논란을 초래한 이강택 대표에 "사퇴해야 한다"는 뜻을 모았고, 직능단체들은 지원금 중단 조례안을 발의한 서울시의회를 향해 "반민주적 행보"라 비판했다. 시의회가 조례안 통과를 밀어붙임에 따라 이러한 TBS 내부 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TBS 양대 노동조합이 최근 조합원들을 상대로 '이 대표 사퇴 요구' 관련 조사를 실시한 결과 과반수 이상이 찬성 뜻을 내비친 것으로 나타났다. 존폐 위기를 맞은 TBS에 경영진의 미흡한 대처를 두고 책임론이 대두되는 것이다. 

    존폐 위기 맞은 TBS… 경영진의 미흡한 대처 두고 책임론

    제1 노조인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 노동조합이 지난 10일 조합원 20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찬반투표에서 78.4%(참여자 139명 중 109명)가 이 대표 사퇴에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는 30명, 즉 21.6%에 불과했다. 

    제2 노조인 전국언론노동조합 TBS 지부가 지난 13일 조합원 9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관련 조사에서도 62.5%(참여자 64명 중 40명)가 '언론 탄압 프레임으로 투쟁하는 동시에 이 대표 사퇴를 요구한다'는 항목을 선택했다. '이 대표가 책임져야 한다'는 의견도 10명에 달했으며, 단순히 '언론 탄압 프레임으로 투쟁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 이는 14명뿐이었다. 

    반면 TBS 소속 직능단체들(TBS 기자협회, TBS 방송기술인협회, TBS PD협회, 한국방송촬영인연합회 TBS지부, 한국아나운서연합회 TBS 협회 등)은 지난 18일 서울시의회의 'TBS 조례 폐지안'을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내고 "TBS 압박은 공영방송 장악의 서막"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와 달리 '언론 탄압 프레임 투쟁' 방안을 선택한 것이다.

    직능단체들은 "우리 방송인들은 TBS의 역할과 수명을 의회가 규정하고 판단하는 것이 타당한지 되묻고 싶다"며 "상업방송이 하지 않는 방송의 공적 역할에 대한 토론이나 민의를 수렴하는 그 어떤 과정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TBS 양대 노조, '이강택 사퇴' 연대투쟁 준비

    그러면서 "그동안 TBS가 제공하는 생활 정보, 교양 문화 콘텐츠를 누렸던 시민들의 목소리에 시의회는 귀를 닫고 자기주장만 하고 있다"며 "서울시 여당이 TBS를 없애버리고, 이를 바탕으로 정부 여당이 KBS와 MBC를 압박하겠다는 투 트랙을 구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TBS 내부 혼란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TBS 양대 노조는 이 대표 사퇴를 찬성하는 조합원들의 뜻을 따라 연대 투쟁을 선언하고 공동 성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제1노조 관계자는 "조만간 양대 노조가 공동으로 성명을 발표하기 위해 조율 중"이라며 "성명에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 대한 노조의 공식 의견도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