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최고위 보이콧 이어 이번엔 SNS에 이준석 비판글"'안 했다' 확신 가졌다면 간단히 해결될 일, 몇 달째인가"이인제 "이준석, 용퇴 결단해야… 정치는 온라인 게임 아냐"이준석 "나를 공격하는 주체는 윤핵관"…'윤심 손절론'엔 선 그어
  •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며 배현진 최고위원의 악수를 거부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며 배현진 최고위원의 악수를 거부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성 상납 증거인멸교사 의혹과 관련한 당 중앙윤리위원회 징계 심의를 앞두고 당 내에서 진상규명과 더불어 이 대표의 사과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이 대표는 자신을 향한 공격의 주체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 분명하다면서, 윤 대통령은 당무에 개입한 징후가 없다고 강조했다. 윤심(尹心)에 선을 그으면서도 자신은 기대려는 모양새다.

    "간단히 해결될 일을 몇 달째냐" 이준석 사과 압박

    배현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5일 페이스북을 통해 "본인이 그 누구도 아닌 20대의 본인과 싸우고 있는 걸 온 국민이 다 안다"며 "'안 했다. 물의 빚어 송구하다' 이 열 자의 말, 스스로 확신을 가지고 했다면 간단히 해결될 일을 대체 몇 달째냐"라고 적었다.

    이어 "횡설수설로 시간을 흘려보내기에 이번 한 주는 그를 믿고 지지했던 많은 이들에게 너무나 아쉽고 또 가혹하지 않은가"라고 지적한 배 최고위원은 "해야 할 말만 하시라"고 요구했다.

    배 최고위원이 비판의 대상을 밝히지 않았지만, 오는 7일 당 윤리위 징계 심의를 앞둔 이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배 최고위원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에 불참하며 당대표 문제와 관련, 윤리위 징계 심의와 경찰 수사 등을 통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최고위 보이콧'을 공식화했다.

    국민의힘 윤리위는 오는 7일 회의를 열고 이 대표 징계를 심의한다. '성 상납 의혹 증거인멸교사 관련 품위유지 의무 위반'을 검토하기 위해서다. 

    이 대표가 2013년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로부터 성 상납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 증거를 측근인 김철근 당대표정무실장을 통해 무마하려고 했다는 의혹이 당의 명예를 실추시켰는지가 심의 관건이다.

    이 대표의 윤리위 징계 심의 날짜가 다가올수록 당 내 인사들은 진상규명과 더불어 이 대표의 사과와 거취 문제를 제기했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이준석 대표가) 당대표로서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조금 더 절제된 행동을 하면 좀 더 신뢰를 주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며 "(윤리위는) 법적 판단을 하는 데가 아니라 윤리적 부분에서 판단하는 것이다. 여러 정치적 상황이나 성 상납 의혹 관련 정황적인 증거들이 제대로 모이면 그걸 토대로 윤리적 차원에서 평가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인제 "후회 남기기 전에 결단" 이준석 사퇴 촉구

    이인제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이날 페이스북에 "당원의 한 사람으로 이준석 대표에게 말한다. 당을 사랑하는 마음이 한 조각이라도 남아 있다면 지금 용퇴하는 결단을 내려 달라"며 "그렇게 하는 것이 당도 살고 이준석도 사는 길이다. 돌이킬 수 없는 후회를 남기기 전에 이준석이 결단해 주기를 바란다. 힘들게 정권교체를 이뤄 준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 아니겠는가"라고 적었다.

    "당대표 진퇴는 정치적으로 풀어야지 징계라는 칼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제한 이 고문은 "정치는 온라인 게임이 아니다. 네가 죽느냐, 네가 죽느냐, 한 번 해보자! 이런 흥미를 북돋우는 게임이 아니다. 나라의 미래와 국민의 운명을 감당해야 하는 정치무대에서 게임을 즐기듯 하면 되겠는가"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우크라이나 방문, 당 혁신위원회 사조직 논란 등 자신을 둘러싼 공격의 배후가 '윤심'이 담기지 않은 윤핵관들의 행동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진석 전 국회 부의장, 배현진 최고위원 등 친윤계 인사들이 독단적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윤심 손절론' 방어 전선을 펼치는 것이다.

    이준석 "尹, 당무에 관여 안 해" 윤심 손절론 '손절'

    이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당 혁신위에 대한 공격도 그렇고, 우크라이나에 사적인 일정으로 간 것처럼 공격이 들어오는 것도 윤리위와 관계 없이 소위 윤핵관이라고 하는 세력 쪽에서 들어오는 것이 명백하지 않으냐"며 "윤리위가 이러고(징계 심의) 있는 김에 우리가 (이 대표를 공격)하자고 누가 판단할 수도 있다. 까마귀가 날았는데 배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은 당무에 관여하지 않는다"며 "드러난 것만 보면 대통령이 당무에 개입한 징후가 없다고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징계 결정이 내려지면 절대로 못 받아들인다는 것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이 대표는 "저는 누차 얘기하는 것이 어떤 징계를 하려면 그에 대한 근거라든지 설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 설명을 들어보고 그게 납득이 가능한지에 대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성 접대 의혹의 당사자인 김성진 대표 측은 접대 대가로 이 대표에게 받았다는 '박근혜 시계' 실물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 측 변호인인 김소연 변호사는 이날 서울구치소 정문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김성진 대표가 시계를 받은 날이 8월15일"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나게 해 주겠다며 언급한 정·재계 인사는 "당시 새누리당 비례대표였던 김상민 전 의원과 류재욱 네모파트너즈 대표"라고 밝힌 김 변호사는 "(이 대표가) 이들과 교류가 있었다고 했으나 실제로 박근혜 대통령을 모시는 데 영향을 준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