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했다고 또는 이겼다고 세상 끝난 것 아냐… 5년 지나면 또 '대선'말로만 국민통합 외치지 말고, 치열히 싸웠던 경쟁자 끌어 안아야삶에 큰 영향 미치는 미일중러 4강과 북한 상대해야… 이제 본선 시작
  • 우리나라에서 5년이 얼마나 빨리 가는지 느끼는 것 중 하나는 엊그제 대선 투표한 것 같은데 오늘 또 대선 투표를 하는 것이다.

    새로운 대통령과 지지자와 반대했던 분들에게 바라는 것도 바로 “5년은 정말 빨리 간다는 것을 믿어라”이다. 서로 부담이 크게 줄어들고 당선인은 모든 국민들에게 전에 없던 특별한 대통령으로 기억될 것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경우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5년이 마치 50년인 것처럼 무리하고 힘들어하다 5년이 금세 지나면 그제서야 깨닫고 후회만 남는 단임제 대통령의 현실을 깨닫곤 한다.

    필자는 처음 선거 업무를 담당했던 1997년 대선에서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로 여야 정권교체를 경험했다. 약 50년 만에 정권교체로 이긴 쪽의 감동 못지않게 패배한 쪽은 나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 태어나 처음 겪는 충격에 1주일 넘게 출근을 안했던 사람도 있었다. 그렇지만 그 김대중 대통령은 지금 여야 없이 존경받는 대통령 중 하나가 되었고, 그 다음 정권교체자였던 이명박 대통령은 2008년 전세계적인 경제위기를 슬기롭게 이겨내고 주로 선진국이 개최해왔던 G20 회의를 서울에서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이제 문재인 대통령이 끝나가고 윤석열 당선인을 보았으니 25년도 순식간에 지나간 셈이다. 1998년 대통령 최초로 국회 취임식을 위해 행사 일주일 전부터 경찰이 국회 내 모든 맨홀에 보안용 테이프를 붙이던 장면이 선한데 그 사이 정권교체만 4번째다.

    그런 만큼 첫 번째 당부는 패했다고 세상 끝난 것 같은 부정적인 생각을 갖는 것은 금물이다. 패한 쪽에 어떤 위로도 당장은 안와닿을 것이다. 그러나 진심으로 5년은 금방 지나간다. 정권교체도 흔하다. 보수든 진보 진영이든 마찬가지다. 5년마다 전인구의 절반이 큰 좌절과 부정적인 기운을 갖는다는 것은 국가적인 에너지로서도 큰 낭비다.

    둘째로 이긴 쪽에 당부는 과거처럼 말로만 국민통합을 강조하지 말고 치열히 싸웠던 경쟁자와 그 지지자들부터 아우르는 것이다. 물론 부정부패는 바로 잡아야 한다. 그 기준은 똑같이 내가 만약 당하는 입장이라도 받아들일 수 있나? 라는 질문을 엄격히 해보는 것이다.

    어찌 보면 우리의 대선은 당내 경선을 치르고 여야간 치른 월드컵 2차 최종예선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실제 더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주는 주변 미일중러 4강과 북한까지 상대해야 하는 본선이 시작됐다. 안보와 경제, 외교 등 국익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 4강 모두 모두 우리보다 강하거나 부담스러운 나라들인데 5,300만명의 절반이 낙담하고 있다면 결국 웃을 사람은 그 경쟁자들일 뿐이다.

    셋째 많은 것을 하려 하지 말아야 한다. 지금 후보들의 공약 가운데는 20년이 지나도 될까 말까한 것들이 있다. 심지어 그 20년 동안엔 인구가 반토막 날지도 모르는 인구 격감의 시기가 포함되어 있다. “심사숙고해보니 이 공약 저 공약은 어렵겠습니다”라고 솔직히 털어놓는 대통령이 나온다면 더 박수받을 수도 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우리는 단임제 국가이다. 또 선거나올 일도 없으니 솔직하게 핵심적인 것 또는 어떤 분야를 집중하고 나머지는 분야별로 평범하게 돌아가도록 놔두는 것이 국민소득 35,000불의 선진대한민국에 더 맞다.

    5년은 금방 지나간다. 패한 쪽이나 이긴 쪽이나 그 점을 믿는다면 서로 배려할 일도 많을 것이다. 그러면 우리의 대한민국은 더욱 도약할 것이다. 2027년이 되면 누가 더 이 사실을 잘이해하고 다음 5년을 준비했는가에 따라 정권교체 또는 재창출이 이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