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공동대표 역임한 '김복동의 희망'… 운영진에 남편 김삼석, 윤미향 보좌진 '후원금 유용 혐의' 윤미향 1심 재판 중… 윤미향 제명철회 국민청원 올려 '독려'국회, 윤미향·이상직·박덕흠 제명 건의하자… 회원들에 "철회 서명" 메일 보내
  • ▲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대표로 있던 '김복동의 희망'이라는 단체가 '윤미향 의원 제명 철회' 내용의 청원을 주도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윤 의원 자료사진. ⓒ뉴데일리 DB
    ▲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대표로 있던 '김복동의 희망'이라는 단체가 '윤미향 의원 제명 철회' 내용의 청원을 주도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윤 의원 자료사진. ⓒ뉴데일리 DB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대표로 있던 '김복동의 희망'이라는 단체가 '윤미향 의원 제명 철회'를 요구하는 국회 국민청원 참여를 독려하는 이메일을 회원들에게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가 지난 5일 윤미향·이상직 무소속 의원,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의 의원직 제명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건의하기로 결정한 뒤였다.

    '김복동의 희망'에는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던 윤 의원뿐 아니라 윤 의원의 남편인 김삼석 씨, 윤 의원 보좌진 등이 운영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19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비영리 민간단체인 '김복동의 희망'은 지난 11일 단체 후원자에게 '윤미향 의원 제명 철회' 국민청원에 서명해 달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이날은 이 단체가 홈페이지에서도 국민청원 링크를 올린 뒤 청원 서명을 권유한 날이었다.

    '김복동의 희망'은 이메일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한 시민이 윤미향 의원에 대한 제명 건의 철회를 요구하는 국회 청원운동을 시작했다"며 "아래 링크에 들어가셔서 서명해 달라. 재외동포들도 동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복동의 희망'은 윤 의원의 제명 건의가 결정된 날(5일)에도 "우리는 윤 의원과 함께 정의의 편에 설 것"이라며 윤 의원 지지 성명을 냈다.

    현재 '윤미향 의원 제명 건의 철회 국민청원'은 '최다 동의 청원' 중 상위권이다. 19일 오후 기준 1700여 명이 이에 동의했다. 지난 10일 제기된 청원 기간은 오는 2월9일까지다. 

    국회에 따르면, 30일간 5만 명의 국민 동의를 받아야 청원이 소관 위원회 및 관련 위원회로 회부되다. 소관위가 이를 심사한다. 이때 청원이 채택되면 본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정부에 이송된다.

    청원인은 윤 의원의 정의연 기부금 횡령 등 의혹과 관련 "현재 법원에서 1심이 진행 중인 상황인데 아직 판결이 나오지도 않은 상태에서 현직 국회의원을 제명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청원 배경을 설명했다.

    '김복동의 희망'은 지난 17~18일 해외 단체의 윤 의원 지지 성명을 홈페이지에 공개, 윤 의원 지지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 단체에는 윤 의원 뿐아니라 윤 의원의 남편, 윤 의원 보좌진 등이 운영진으로 이름을 올렸다. 윤 의원은 2018년 12월10일 단체 정기총회에서 공동대표로 선출됐다. 이는 윤 의원 남편인 김삼석 씨가 발행인 겸 편집인으로 있는 '수원시민신문'이 2018년 12월12일 보도했다. 김씨도 '김복동의 희망' 운영위원으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단체는 이로부터 약 두 달 뒤인 2019년 1월3일 서울시에 비영리 민간단체로 신규 등록했다. 공개된 서울시 문건에 따르면, 단체 대표자는 윤 의원으로 돼 있다. 주 사업은 ▲남북 재일동포·청소년·청년 장학사업 ▲남북 재일동포 역사 및 인권교육사업 ▲남북 재일동포 교류 및 연대사업 ▲재일동포 차별 철폐 연대사업 ▲위 사업과 관련한 모금, 홍보사업 등이다.

    현재 단체 공동대표는 소녀상 제작자인 김서경 씨와 권미경·김민주 씨다. 단체는 2021년 2월19일 오후 총회를 열고 이들을 공동대표로 선출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본지는 19일 '김복동의 희망' 측과 윤 의원실 측에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김복동의 희망' 측은 20일 본지에 "김복동의 희망의 활동을 폄훼하려는 의도라면 취재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복동의 희망'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고(故) 김복동 할머니의 기부로 시작됐다. 김 할머니는 2016년 5월 재일 조선인학교 학생들을 위해 써 달라며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의기억연대 전신)에 5000만원을 전달했다. 

    '김복동장학기금'이라는 단체명은 '김복동장학회'(2018년 2월)로, '김복동장학회'는 다시 '김복동의 희망'(2018년 10월22일)으로 변경됐다.

    윤 의원은 정의연 이사장 시절 후원금 등을 유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윤 의원은 2020년 9월 보조금관리에관한법률 위반, 사기, 지방재정법 위반,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법 위반, 업무상 횡령,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됐다. 현재 서울서부지법에서 1심 재판 중이다.

    윤 의원 징계안은 2020년 9월17일 국회에 제출됐다.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는 지난 5일 회의를 열고 윤 의원을 비롯해 이상직 무소속 의원(이스타항공 비리 의혹),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가족회사 입찰 수주 등 이해충돌 행위 의혹)의 의원직 제명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건의하기로 결정했다. 

    본지는 지난해 12월 윤 의원의 재판과 관련해 윤미향의원실 소속 보좌진이 윤 의원 지지자인 것처럼 행세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단독] 미치겠다 윤미향… '기부금 유용 재판' 지지자들 속에 보좌진 섞여 있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