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통해 투자한 아스팔트업체가 2019년 부지 낙찰… 野 "개발이익 나눈 커넥션 의심"
  • ▲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주차장 부지 7' 일대. 바로 오른쪽에 오피스텔이 공사 중이다. ⓒ이상무 기자
    ▲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주차장 부지 7' 일대. 바로 오른쪽에 오피스텔이 공사 중이다. ⓒ이상무 기자

    화천대유에 사모펀드를 통해 25억원을 투자한 한 민간업체 대표가 2019년 11월 성남의뜰이 공고한 대장동 주차장 부지를 낙찰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야당에서는 "민간업자들과 개발이익을 나눈 모종의 커넥션이 작용한 것은 아닌지 밝혀야 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성남의뜰은 2019년 10월 대장동 '주차장 부지 7'(1710㎡)을 90억1170만원에 매각한다고 공고했다. 한 달 뒤인 11월 ㈜창성은 입찰가의 122%인 110억1000만원에 이 부지를 낙찰받았다.

    17일 해당 부지를 찾아가 보니 각종 목재와 합판 등 공사 자재들이 널려 있었다. 바로 옆에는 내년 12월 완공 예정인 '패밀리판교2-2BL오피스텔'이 건설 중이었다.

    현장사무소 관계자는 "주차장 용지는 공사기간 자재들을 놓기로 시행사와 협의했다"며 "공사가 끝나면 다시 주차장으로 쓰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부지는 일반상업지역으로 분류돼 땅 주인 마음대로 소매점과 일반업무시설 등으로 활용이 가능한 곳이다.

    국민의힘 소속 권영세의원실에 따르면, 아스팔트 제조업체인 ㈜창성과 ㈜보광아스콘은 '리딩 전문 사모 부동산투자신탁 1호'(1호 사모펀드)라는 사모펀드에 각각 12억원, 13억원을 투자했다. 두 업체 대표는 모두 차모 씨다. 대표는 같고 이름만 다른 두 업체가 사모펀드에 따로 투자한 경우는 이례적이다.

    엠에스비티, 250억 대출→ 131억 투자→ 400억 수익

    문제는 이 1호 사모펀드의 상당금액이 화천대유에 투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것이다. 권영세의원실에 따르면 부동산 투자사인 '엠에스비티'는 이 사모펀드에서 250억원을 빌린 뒤 2015~17년 화천대유에 131억원을 투자했고, 그 대가로 400억원가량으로 추정되는 대장동 A11 구역의 분양수익을 받아 논란을 빚었다.

    권영세의원실 관계자는 "사모펀드와 부동산 투자사 등을 거쳐 복잡한 구조로 돈을 모은 뒤 부지를 낙찰받았는데 단지 우연으로 보기 힘들다"며 "아스팔트업체 대표는 2010년 이후 경기도청과 성남시청이 조달청을 통해 발주한 사업에 여러 번 입찰했는데, 모두 낙찰에 실패한 이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화천대유는 대장동 개발 초기 투자 자금이 달려 힘들었는데, 소위 말하는 '전주'(錢主:진짜 돈 주인)들에게 십시일반 도움을 받아 이익 창출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대장동 개발사업이 단군 이래 최다 공익환수 사업이라는 이재명 후보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 각종 의혹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며 "익명의 민간업자들에게 얼마나 많은 대장동 개발 이득이 흘러갔는지 명백히 규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본지는 이와 관련해 두 업체 대표인 차씨의 견해를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두 업체 관계자는 "대장동 땅에 대해서는 모르고, 여기는 아스팔트 공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차 대표는 요즘 사무실에 잘 안 나온다"고 말했다.

    성남의뜰, 부지 매각으로 7배 수익

    한편 성남의뜰이 공영주차장을 매각하자 예비 입주민과 성남시의회 등에서는 단독주택 및 상가 지역을 중심으로 한 주차난 우려를 제기했고, 이에 시는 지난 3월 성남의뜰과 협의해 대장동 근린공원 지하를 주차장 부지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한 실시설계용역 비용 3억7500만원은 성남의뜰 측에서 부담하겠다는 계획이지만, 2019년 주차장 부지를 팔아 거둔 수익이 훨씬 크다. 당초 성남의뜰이 대장동 원주민에게 준 보상비는 13억9664만원으로, 낙찰가 110억1000만원 대비 96억1336만원의 차익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