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상징 원훈석에 '간첩 서체'… 대한민국 능멸한 것" 국보법수호자유연대 기자회견
  • ▲ 국가보안법수호자유연대가 10일 정오 서울 강남구 국정원 앞에서 국정원 새 원훈석(院訓石)에 통혁당 신영복 글씨체를 새긴 것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정상윤 기자
    ▲ 국가보안법수호자유연대가 10일 정오 서울 강남구 국정원 앞에서 국정원 새 원훈석(院訓石)에 통혁당 신영복 글씨체를 새긴 것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정상윤 기자
    지난 4일 새로 교체된 국가정보원의 원훈석을 두고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농락한다"는 비난 여론이 끊이지 않는다. '반(反)국가활동'을 계획했다는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던 고(故) 신영복 전 성공회대 교수의 손글씨로 원훈이 새겨졌기 때문이다.

    국가보안법수호자유연대는 10일 서울 강남구 국정원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국정원의 새 원훈석 제막을 규탄했다. 국가보안법수호자유연대에는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자유민주연구원·행동하는자유시민·덕우회·바른사회시민회의 외 100개 단체가 참여한다.

    "'간첩 서체' 원훈석, 대한민국 정체성 능멸하는 것"

    이들은 "국정원 원훈석에 간첩 (전력자) 신영복의 글씨체가 웬말이냐"며 "새 원훈석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능멸하고 전면 부정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신 전 교수는 1968년 북한 연계 지하당 조직인 통일혁명당 사건에 연루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뒤 1988년 전향서를 쓰고 가석방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평소 존경하는 사상가로 신 전 교수를 꼽았고,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등은 그의 제자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4일에는 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새 국정원 원훈석 제막식이 열렸다. 국정원은 원훈을 5년 만에 '국가와 국민을 위한 한없는 충성과 헌신'이라는 문구로 교체했는데, 이 원훈석에 쓰인 서체가 바로 신 전 교수의 서체다. 

    "대통령과 국정원장, 간첩 서체 원훈석으로 국가 모독"

    국가보안법수호자유연대는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국가정보원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상상하지도 못한 일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이 일을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고자 모였다"고 기자회견 이유를 설명했다.
  • ▲ '국가보안법 수호 자유연대'가 국정원 새 원훈석 사진에 붉은 페인트로 'X'를 그린 뒤 발로 차 부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국가보안법 수호 자유연대'가 국정원 새 원훈석 사진에 붉은 페인트로 'X'를 그린 뒤 발로 차 부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오늘은 국정원 설립 60주년이다. 그런데 국정원이 국정원의 상징인 원훈석에 통혁당 간첩 (전력자) 신영복 글씨체로 원훈을 새겼다"고 비난한 김태훈 한변 대표는 "그야말로 간첩 잡는 기관을 간첩이 상징하게 된 것"이라며 "국가를 수호해야 할 대통령과 국정원장이 간첩의 글씨체로 원훈석을 모독한 것은 대한민국을 모독한 것이자 국민을 농락한 것"이라고 규탄했다.

    "文대통령은 사죄하고, 박지원은 원장에서 물러나라"

    이들은 문재인정권 말에 국정원이 원훈석을 교체한 이유를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폐지를 자신의 역점사업으로 평가했다. 이번 원훈석 교체도 '북한바라기' 문 정권이 이전 정권의 정체성을 부정하기 위한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국정원 창설 60주년을 맞이하여 대공 안보전선에서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기 위해 헌신해오신 전·현직 국정원 요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면서도 "국정원이 새 원훈을 공개하고 원훈석을 제막하는 데 통혁당 간첩 신영복 글씨체를 새긴 것에 대해 통렬히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그러면서 "국정원과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능멸하고 전면 부정하는 원훈석을 즉각 철거하라"며 "국정원과 대한민국을 모독한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 앞에 사죄하고, 박지원 국정원장은 즉각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성명 낭독 후 국정원 새 원훈석 사진에 붉은 페인트로 'X'자를 그린 뒤 발로 차 부수는 퍼포먼스를 통해 원훈석 철거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한편, 국정원 원훈이 바뀐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1961) △정보는 국력이다(1998) △자유와 진리를 향한 무명의 헌신(2008) △소리 없는 헌신, 오직 대한민국 수호와 영광을 위하여(2016) △국가와 국민을 위한 한없는 충성과 헌신(2021) 등으로, 모두 10년을 넘기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