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위소득 50% 이하 학생에 8~12월 시범운영… 3년간 272억3000만원 예산"우리나라 인강 이미 포화상태… 실효성 없는 정책, 세금만 낭비" 반대"공교육 부재 심각, 기초학력 떨어져… 1타강사 수업 반가운 일" 찬성
  • ▲ 서울시청. ⓒ뉴데일리 DB
    ▲ 서울시청. ⓒ뉴데일리 DB
    서울시가 저소득층 학생을 대상으로 '학원 연계 강의 콘텐츠 제공' 등을 위한 원격지원 플랫폼 사업을 추진한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사교육비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사교육시장 '1등 스타 강사'의 온라인 강의를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민주당 소속이 다수인 서울시의회는 해당 사업이 '세금낭비'라며 반대했다. 시민단체 사이에서도 찬반 의견이 엇갈려 사업 시행이 순탄치 않은 상황이다.

    서울시의회 "실효성 없는 정책에 수백억 세금 낭비"

    서울시는 오는 8월부터 교육 플랫폼 '서울런'(가칭)을 개발해 12월까지 시범운영할 계획이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예산 272억3000만원이 소요된다. '서울런' 구축에 38억3000만원, 온라인 콘텐츠 지원에 234억원이 쓰인다.

    서울시는 '서울런'을 '저소득층을 위한 교육 사다리'로 내세웠다. 시는 우선 중위소득 50% 이하 가정의 저소득층 학생으로 사업 수혜 대상을 제한하기로 했다. 시는 메가스터디·대성마이맥 등 대형학원들과 접촉해 콘텐츠를 협의 중이다.

    그러나 서울시의회는 "실효성 없는 정책으로 세금만 낭비할 뿐"이라고 반대했다. 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이미 우리나라 인강은 포화상태인데 서울시가 실효성 없는 정책에 수백억원의 세금을 낭비하려 한다"고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시민단체들도 반대의 뜻을 밝혔다. 김수진 전국학부모단체연합 대표 역시 8일 통화에서 "온라인 수업이라는 것은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보호자의 손길이 가지 않을 수 없다"면서 "정책 추진 전 학부모와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부모가 맞벌이를 하거나, 평소 온라인 강의를 접할 기회가 적었던 학생들에게 서울런은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 김 대표는 "서울시가 학생들 배려 차원에서 투자했겠지만, 오히려 공교육이나 공적 지원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보호자 손길 없으면 실효성 떨어져" vs "학력저하 해결될 것"

    반면 박소영 교육바로세우기운동본부 대표는 "코로나 사태로 공교육의 부재가 점점 심각해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서울런 사업을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10년간 진보 교육감들이 경쟁 없는 학교를 만들겠다고 주장해오면서 기초학력을 저하시켰고, 현 정권에 들어 더욱 학력저하 현상이 심각해졌다"고 평가한 박 대표는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가 나서서 1타강사들의 수업을 학생들에게 제공하겠다는 시도는 아주 반가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서울시가 양질의 온라인 강의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한다면 학생들의 학력저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서울시의회가 민주당 의원이 다수라는 이유로 서울시의 이런 시도를 무조건 반대한다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런 사업 추진 관련 논의에 참여한 국민의힘 소속 김소양 서울시의원은 "코로나 여파로 교육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상황에서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교육청은 학교 플랫폼 중심의 사업만 진행하다 보니 이런 인강 플랫폼을 제공할 수 없다"며 "교육 사각지대 지원을 위해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콘텐츠를 제공하려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소양 "사업 필요성 이해해야… 부족한 부분 보완할 것"

    김 의원은 특히 "사교육을 서울시에서 제공하는 것처럼 오해하는 분들이 계시지만, 인터넷 강의를 돈 내고 보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 콘텐츠를 제공받을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는 사업"이라며 "사업의 필요성과 궁극적 목표를 이해해 달라"고 재차 강조했다.

    보호자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김 의원은 "무조건 기계만 주고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시에서 관리사를 배정해 일주일에 한 번 학습 경과를 확인하는 방식을 생각하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계획 중인 사업으로, 부족한 부분은 계속 논의를 통해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