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언행 우려" 당 회의서 불쾌감만 표시… "검찰개혁특위 보고 하자" 중수청법 발의 시점 미룰 듯
  •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낙연 대표의 발언을 듣던 중 물을 마시고 있다. ⓒ뉴시스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낙연 대표의 발언을 듣던 중 물을 마시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중대범죄수사청 설립에 반대 의사를 표시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서 완급 조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4월 서울·부산시장보궐선거를 한 달여 앞둔 상황에서 논란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낙연 "검찰개혁 의견, 법무부 통해 제시했어야"

    민주당 지도부는 3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총장의 언론 인터뷰와 관련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공식적인 회의석상에서 윤 총장 관련 발언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다만 최고위원회의 종료 후 이낙연 대표는 "검찰개혁 관련 의견이라면 법무부를 통해 제시하는 것이 더 일반적이었을 것"이라고 에둘러 불쾌함을 표시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검찰총장의 언행이 요란스러워 우려스럽다는 시각이 당내에 많다"고 짧게 언급했다.

    앞서 윤 총장은 지난 2일 공개된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여권에서 추진하는 중수청 신설과 관련해 "지금 추진되는 입법은 검찰 해체"라며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법치를 말살하고 헌법정신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작심비판했다. 윤 총장은 중수청 설치를 "직을 걸고 막을 수 있다면 100번이라도 걸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중수청법을 두고 윤 총장과 논란이 확산할 경우 선거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당초 민주당은 이번주에 중수처법 발의를 논의해왔지만 최근 중수청법 발의 시점을 늦춰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당 안팎에 이견이 많은 상황에서 여론수렴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의원총회·공청회 등 당내 의견수렴 과정 거칠 듯

    민주당의 한 초선의원은 "당내 의총과 공청회 등 절차들을 통해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의원님들의 의견을 더 들어야 한다. 게다가 법무부 의견도 들어봐야 한다"며 "당내에서 발의 시점을 두고 논란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도 "윤 총장의 발언과 행태가 불쾌하지만, 4월 보궐선거는 향후 우리의 운명을 바꿀 수도 있는 선거"라며 "여론수렴을 하다 보면 선거 전후로 발의가 가능할 것 같은데, 기껏해야 1주일 차이라면 선거 후가 낫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는 4일 열리는 검찰개혁특별위원회 논의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최 수석대변인은 중수청법 발의 시점과 관련 "검찰개혁특위 논의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특별히 선거를 의식해 시점을 조율하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조율 기간이 좀 길다 보면 선거 뒤에 할 수도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