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모단체 "당장 사과하라"… 與 "미혼모 비하하며 사회적 편견 조장"… 김종인 "상황과 여건이 심각하다 한 것"
  •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서울 서대문구 미혼한부모가족 복지시설을 방문해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서울 서대문구 미혼한부모가족 복지시설을 방문해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미혼모 지원시설을 방문한 자리에서 "정상적인 엄마가 별로 많지 않은 것 같다"고 말한 것을 두고 후폭풍이 거세다. 미혼모 단체들은 김 위원장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고,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9일 김종인 위원장은 미혼 임산부와 자녀를 돕는 시설인 서울 대신동 애란원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강영실 원장은 김 위원장에게 "정신적으로 어려운 분들이 많이 늘고 있는데 야간 인력이 없어 너무 힘들다"며 "임산부는 약을 못 먹기 때문에 정신병원에서 입원을 받지 않는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아이를 태어나게 한 어머니가 더 문제가 되는 경우도 많은 거네. 시설에서 아이를 관리하다 보면"이라고 말했다.

    김종인 "아이 태어나게 한 어머니가 문제되는 경우도"

    강 원장은 정신질환·지적장애를 가진 미혼모는 더 취약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고도 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엄마도 관리하고 아이도 관리해야 하니 힘들 것 같다"며 "엄마도 정상적인 엄마가 별로 많지 않은 것 같고"라고 답했다. 이어 "아이는 잘 보윧해 정상적으로 자랄 수 있도록 보호해야 하는데 정신적으로 광장히 취약한 상태에 있기 때문에 엄마도 잘 보육하기 힘들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 발언에 대해 한국한부모연합 등 미혼모 단체들은 사과를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10일 성명을 통해 "김 위원장이 서울의 미혼모생활시설을 방문해 미혼모에 대해 비정상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공식 사과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가족 다양성을 포괄하는 가족정책을 요구하는 이 시점에, 책임 있는 정당의 대표자가 미혼모에 대해 비정상 운운하는 것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자녀를 양육하려고 용기를 내고 있는 미혼모들을 상심하게 한다"며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조장할 수 있는 매우 우려되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미혼모에 대한 편견을 가져올 수 있는 비정상 발언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미혼모에 대한 인식개선과 지원에 앞장설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도 힘을 합쳐 김종인 위원장에 대한 맹공에 나섰다. 허영 민주당 대변인은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현안 브리핑을 열고 김 위원장을 향해 "미혼모들을 비정상이라고 비하하며 낙인을 찍은 것"이라고 질타했다.

    미혼모 단체·여권 "명백한 장애인 차별·비하. 당장 사과하라"

    허 대변인은 "김 위원장이 현장의 고충을 듣겠다더니 미혼모를 '정상적인 엄마'가 아닌 것으로 낙인찍은 것은 물론, 장애인 비하까지 하며 사회적 편견을 조장했다"면서 "아픔이 있는 곳에서 공감은 커녕 비하로 그 아픔을 더 한 것에 마땅히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위원장의 발언은 차별의식이 기저에 깔린, 사회적 편견을 조장하고 장애를 비하하고, 미혼모를 '비정상'으로 낙인찍는 발언"이라며 "제1야당 비대위원장으로의 자격이 있는지 의심된다"고 강조했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제1야당 대표의 장애인 차별 발언이라는 점에서 김 위원장은 즉각 사과하고 재발 방지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수석대변인은 "명백한 장애인 차별·비하 발언으로 시대와 동떨어진 제1야당 대표의 인권 의식 수준을 그대로 보여줬다"며 "국민의힘은 부적절하다고 서둘러 수습에 나섰지만 단순한 실언으로 치부할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또 "정치권에서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빈번한 차별 조장 발언은 실언으로 치부하고 넘어갔기에 했기에 반복되는 것"이라며 "정치권은 입법을 다룬다는 점에서 시대와 호흡하는 인권 의식이 각별히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종인 위원장은 조선일보에 "지적장애가 있는 미혼모가 취약한 시설에 있는 것 자체가 정상적 상황이 아니라서 문제가 심각하다는 뜻으로 한 말인데 오해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 땅의 어머니를 어떻게 정상과 비정상의 기준으로 나누겠느냐"며 "그분들이 처한 상황과 여건에 대해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