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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일자리'만 늘었는데‥ "고용 상황 회복되고 있다"는 정부

실업률 4.5%, 취업자수 3월부터 3개월 연속 마이너스… '노년층 일자리' 빼면 나아진 게 없어

입력 2020-06-12 16:58 수정 2020-06-14 18:10

▲ 구직 게시판을 살펴보는 취업준비생들의 모습이다. ⓒ뉴데일리 DB

지난달 국내 노동시장이 사상 최악의 사태를 맞았다. 취업자가 39만명 이상 줄어든 가운데 '고령층 취업자'와 '36시간 미만 취업자'만 늘어 일자리 질은 더욱 나빠지는 형국이다. 실업자 수 역시 127만8000명으로 집계돼,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99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정부는 "경제회복 조짐이 보인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놔,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취업자 수 감소폭 다소 완화… '생활 속 거리두기' 전환에 고용 일부 재개

지난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93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9만2000명 줄었다. 우한코로나(코로나19) 사태로 고용 시장이 침체기에 빠지면서 국내 취업자 수는 석달째 감소세를 보였다. 취업자 수 감소폭은 지난 3월(-19만5000명)과 4월(-47만6000명)보다는 다소 완화됐지만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는 세계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0월~2010년 1월, 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보인 이후 10여년 만에 처음이다.

취업자 수 감소폭이 전달보다 다소 줄어든 것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되면서 대면서비스업(숙박·음식업, 교육업 등) 분야의 고용이 일부 재개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동욱 고용통계과장은 "5월 취업자 감소는 4월과 마찬가지로 대면서비스업(숙박·음식업, 교육업 등) 분야 중심으로 감소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숙박·음식점과 교육서비스업에서는 그 감소폭이 4월에 비해서 축소됐다는 점이 특징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숙박·음식점업 취업자 감소 폭은 4월 -21만2000명에서 5월 -18만3000명, 교육 서비스업은 4월 –13만명에서 5월 –7만명으로 줄었다.

정부는 취업자 수 감소폭이 줄어든 것을 근거로 고용시장이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취업자 수가 3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으나, 코로나 사태 충격을 가장 크게 받은 대면업무 비중이 높은 업종의 고용이 서서히 회복되고 있어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감소폭 완화에 "고용시장 회복"이라는 정부… '일자리 질'은 더욱 악화

같은 날 열린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한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역시 "서비스업 일자리 중심으로 감소세가 완화되는 등 경제활동과 일자리 상황이 회복조짐을 보이기 시작해 다행스럽게 평가한다"며 "5월 초 '생활 속 거리두기'로의 방역 전환과 소비쿠폰·긴급재난지원금 등 소비 진작책을 포함한 코로나19 경제위기 정책대응 효과와 전반적인 소비심리 회복 등에 기인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수치상으로는 고용이 크게 감소했지만, 3개월 연속으로 취업자가 전년 동월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며 "코로나 사태 충격을 가장 크게 받은 대면업무 비중이 높은 업종의 고용이 서서히 회복되고 있어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페이스북 캡쳐

그러나 정부의 이같은 분석과 현실은 상당한 거리감이 있다. 취업자 수 감소폭은 줄었더라도 정규직 근로자가 아닌 아르바이트 취업자 수만 늘어나는 등 일자리의 질은 더욱 안좋아졌기 때문이다.

취업시간대별로 보면 36시간 이상 취업자 수는 전달보다 169만9000명(7.7%) 줄었고,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62만명(12.6%)가 증가했다.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전달보다 2.4시간 감소한 38.9시간으로 조사됐다. 5월 기준 취업자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일을 하지 않는 일시휴직자는 5월에만 102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8만5000명 늘었다. 일시휴직자 수는 3개월 연속 100만명을 넘고 있다. 일시휴직자는 3월 160만7000명, 4월 148만7000명, 5월에는 102만명 등으로 3개월 연속 100만명을 넘고 있다.

실업자 수도 128만명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실업자 수는 전달보다 13만3000명 늘어난 127만8000명이었다. 실업률은 0.5%포인트 오른 4.5%를 보였다. 이는 1999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5월 기준으로는 최고 수준이다.

실업자 수 128만명, 사상 최대… "文정부, 일자리 문제 너무 긍정적으로 본다" 지적

지난해 같은 달 대비 임시직 근로자는 50만1000명, 일용직 근로자는 15만2000명,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도 20만명이나 일자리를 잃었다. 특히 취업 준비생 등 청년층의 고용시장 상황은 최악의 수준이다. 청년 계층의 체감 실업률인 청년층 확장실업률은 26.3%로 2015년 1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비경제활동 인구는 재학․수강 등 부분에서 감소한 반면, 가사 등에서 증가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만5000명이 늘었다. 특히 구직을 포기한 이들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만9000명 증가한 57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결국 지난달 전체 취업자 수 감소폭이 줄어든 것은 60대 이상에서 취업자가 공공근로 등 정부 일자리사업 재개로 증가한 탓에 나타나는 착시 효과라는 지적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취업자 증가폭은 일시휴직자를 이용해 원하면 늘릴수도 있고 줄일수도 있다"며 "일시휴직자는 월급은 안나가지만 고용된 상태에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5월 일시휴직자가 전달보다 40만명 줄어든 것 역시 정부가 노인 일자리 사업을 4월까지 못하다 5월부터 이들에게 돈을 미리 지급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김 교수는 "노동 시장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취업자수 증감, 일시휴직자 증감, 비경제활동 증감 등을 동시에 봐야지 이 중 하나만 보고 판단해선 안된다"며 "구직자 수나 실업자 수는 큰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실제 노동시장을 떠받히는 게 20대인데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아 젊은층이 취업시장에 못들어간다는 게 제일 심각한 문제"라며  "이런 심각성을 봐야지 정부가 숫자를 놓고 추세가 조금 줄었다는 건 의미가 없다"고 꼬집었다. 

강 교수는 "실업자에 비경제 활동 인구도 늘어나고 경제활동 인구 중에서 일을 포기하는 사람도 늘어나니 실업자는 훨씬 더 많은 것"이라며 "60대 이상 취업은 의미가 없는 것이 정부 지원으로 만들어진 단기간 일자리인데 계속 그렇게 유지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 내내 실업자 문제나 취업자 문제를 너무 긍정적으로만 보고 있다"며 "자기들이 실패했다는 것을 아직도 인정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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