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취업자 약 20만 명 감소, 저소득층 일자리 '급감'… 강성진 교수 "코로나 끝나도 경기회복 힘들어"
  • ▲ 일자리 지표가 세계 금융위기 이후 약 10년만에 최악이라는 통계가 나왔다. ⓒ뉴데일리 DB
    ▲ 일자리 지표가 세계 금융위기 이후 약 10년만에 최악이라는 통계가 나왔다. ⓒ뉴데일리 DB
    일자리지표가 세계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최악'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취업자가 전년 동월(2019년 3월) 대비 19만5000명 줄어들며 10년2개월 만에 감소세를 보였고, 15세 이상 고용률은 59.5%로 전년도 같은 달에 비해 0.9%p 급감했다.

    특히 영세 서비스업·자영업·아르바이트생 등 저소득층 일자리 감소폭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우한코로나의 충격이 '고용약자'들이 몰린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 등에서 가장 컸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이 17일 발표한 '2020년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660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 19만5000명 감소했다. 취업자가 전년 동월과 비교해 감소한 것은 세계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 있던 2010년 1월 이후 10년2개월 만에 처음이다.

    고용약자 많은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에 큰 타격

    업종별로는 소비자 대면이 많은 도·소매업(-16만8000명), 숙박 및 음식점업(-10만9000명), 교육서비스업(-10만명) 등에서 가장 많이 감소했다.

    고용원(직원)으 둔 자영업자는 19만5000명 감소했다. 자영업자들이 경영난에 아르바이트생을 해고한 여파로 보인다. 반면, 고용원을 두지 않은 자영업자는 12만4000명 증가했다. 직원을 해고한 후 '셀프 고용'이 증가했다는 말이다.

    연령별 고용상황도 좋지 않다. 특히 20대의 경우 17만6000명 감소해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이어 △30대 10만8000명 △40대 12만 명 △50대 7만5000명 순으로 감소했다. 유일하게 60세 이상에서 33만6000명 증가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60세 이상은 대부분 국민 세금으로 만들어진 노인일자리에 의한 증가폭"이라며 "이를 제외한다면 실직자는 훨씬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시휴직자와 구직무계획자는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고치를 찍었다. 우선 일시휴직자는 전년 동월 대비 363.4% 증가한 160만7000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1983년 7월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최고치다. 일시휴직자는 일을 하지 않지만 통계상 취업자로 계산된다. 이 때문에 일시휴직자가 늘어나면서 실업률은 0.1%p 내려간 4.2%로 나타났다.

    일시휴직자 중 상당수는 향후 경기에 따라 잠재적 실업자로 분류되기도 한다. 복직이 약속된 사람도 있는 반면,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일자리를 찾지 못해 실업자로 전락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일시휴직자, 363% 증가 사상 최고치인데… 취업자에 산입

    구직계획이 없어 쉰다고 대답한 사람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들은 총 236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6만6000명(18.3%) 증가했다. 이 역시 실업률 통계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사실상 '무직자'로 분류된다. 구직활동을 희망했으나 채용중단 등 노동시장의 이유로 일자리를 구하지 않은 구직단념자는 58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만40000명 증가했다.

    강성진 교수는 국내외 경기를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현재 고용상황은 코로나 사태가 진정된다고 해도 단기간에 개선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전 세계적으로 경제동력이 떨어지고,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도 마이너스로 점쳐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이어 "정부에서 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고 하는데 아쉬운 점이 있다"며 "선거철이 끼어서인지 코로나 이전과 수익에 차이가 없는 회사원 등 정규직 종사자도 이 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해놨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말 필요한 사람들에게만 지원금이 돌아가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전형적인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