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이인영, 당 회의서 코로나-19 대응 정부 성과 강조… 임미리 교수에는 침묵
  •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민주당만 빼고'라는 칼럼을 경향신문에 기고했다 고발됐던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가 자신을 고발한 더불어민주당에 공개사과를 촉구한 가운데, 민주당 지도부는 17일에도 침묵했다. 민주당은 '칼럼 고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하루 만인 지난 14일 공보국 명의로 유감을 표명하고 고발을 취하했다. 그러나 이후 지도부 차원의 사과가 며칠째 나오지 않으면서 후폭풍이 이어졌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총선에서 모든 후보들이 철저히 선거법을 준수해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들리는 바로는 선거가 끝나고 나서 검찰의 대대적 수사가 있을 것이라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대상이 되지 않도록 모든 후보들이 선거법을 철저하게 준수해 가장 모범적인 선거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한폐렴(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어제 닷새 만에 추가로 발생했으나 의료진의 적극적인 대처로 격리조치가 신속하게 이뤄졌다"며 "이는 정부가 코로나-19 검사대상과 검사기관을 확대하고 의료진에게 의심환자 판단권을 부여한 발빠른 조치 덕"이라고 치사했다.

    4·15총선에 대응해서는 "주말 동안 추가공모 87곳, 경선 9곳, 단수 23곳, 전략지역 8곳을 지정했다"며 "인위적인 교체 없이도 민주당은 이미 20명 가까운 분들이 불출마를 확정했고, 시스템 공천 심사와 공정한 경선을 통해 전체 현역의원 20% 정도가 교체될 것이다. 이런 질서 있는 혁신이 진짜 혁신공천이며, 앞으로 우리 정당들이 가야 할 길"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그러나 임미리 교수 고발 건과 관련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도 "정부는 코로나-19 방역의 고삐를 단단히 조여주시기 바란다" "선거를 앞두고 있지만 우리 당 역시 민생에 먼저 집중해야 한다" 등의 발언을 하면서도 임 교수 고발 건에는 침묵했다.

    남인순 "임 교수 사태 마음 아파"…사과는 안 해

    이날 회의에 참석한 지도부 가운데 임 교수 고발 건을 언급한 사람은 남인순 최고위원이 유일했다. 남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표현과 언론의 자유를 위해 과거 권위주의 정권에 투쟁해왔다"며 "임 교수 사태는 마음을 아프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더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민주당 공식 회의에서 임 교수와 관련해 언급한 사람은 남 최고위원이 처음이다. 그러나 남 최고위원도 '죄송하다' 거나 '사과한다' 등 직접적 표현은 쓰지 않았다.

    한편,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이날 서울 종로구 낙후지역 관광지 개발현장을 방문한 뒤 임 교수 사태와 관련해 "겸손하지 않게 보인 것들에 대해선 국민들께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저부터 더 스스로를 경계하고 주의할 것이며, 당도 그렇게 해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의 사과가 나오지 않는 것에는 "당에서 결정할 일"이라고 일축했다.

    임 교수 "공식 사과 없어 유감"

    임 교수는 민주당 지도부의 침묵과 이 전 총리의 발언에 이날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공식 사과가 없는 것은 유감"이라면서도 "당 선대원장을 맡기로 한 이낙연 전 총리와 남인순 최고위원의 발언을 의미 있게 생각하고 수용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촛불혁명의 의미를 되새기고 제 칼럼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깊이 되새겼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임 교수는 전날에도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당 지도부의 사과 표명이 있어야 함에도 공보국 성명 하나로 사태를 종결시키려 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민주당의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