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뉴욕·LA 등 중국인 거주지역 마스크 품절사태 보도… 국내 마스크 매출 10배 이상 '급증'
  • ▲ 편의점에서 마스크를 구매 중인 모습. ⓒ뉴시스
    ▲ 편의점에서 마스크를 구매 중인 모습. ⓒ뉴시스
    미국 캔터키주 렉싱턴의 친지를 방문하고 귀국하려던 A씨(49)는 '우한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소식에 현지에서 보건용 마스크를 구입하려다 깜짝 놀랐다. 렉싱턴 시내의 월마트를 비롯해 대형마트 4군데를 돌아다녔지만 마스크가 모두 매진돼 구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캔터키주에서는 '우한폐렴'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미국 내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에 마스크가 품절되는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A씨는 본지에 "보건용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결국 산업용 방진 마스크를 구입했다"며 "중국과 인접한 나라가 아닌 미국에서 마스크 품귀현상이 빚어질지는 예상도 못했다"고 말 했다. 그는 이어 "미국에서도 '우한폐렴' 공포가 확산하면서 3~4일 전부터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이 부쩍 늘었다"고 덧붙였다.

    미국 대도시 '마스크' 품귀현상… 렉싱턴 대형마트 4곳 '매진'

    우한폐렴에 대한 불안감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했다. 국내는 물론 미국에서도 우한폐렴을 차단하는 1차 수단인 마스크가 품귀현상을 보인다.

    29일 BBC와 데일리메일 등 다수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내 마스크 품귀현상은 중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대도시에서 벌어졌다. 워싱턴DC·뉴욕·로스엔젤레스 등이 대표적이다. 우한폐렴 영향으로 현지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이 마스크를 몇 박스 씩 사들인 여파라는 게 이들 언론의 보도다.

    국내에서도 연휴 기간 마스크와 감기약 판매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항·터미널 등에서는 마스크와 감기약 품절사태까지 벌어졌다. 설 연휴 기간 우한폐렴 발원 국가인 중국에서 들어오는 관광객이 늘어나고 국내에서 우한폐렴 네 번째 확진자까지 나오는 등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에 따르면, 국내 우한폐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20일부터 27일까지 일주일 동안 판매된 마스크 매출은 지난달(2019년 12월) 1개월 동안 판매된 것보다 10.4배 증가했다. 이번 연휴 기간 우한폐렴 영향으로 마스크 매출량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는 것이 BGF리테일 측의 설명이다.

    우한폐렴 예방을 위한 위생용품 매출도 큰 폭으로 늘었다. CU에서 가글용품은 전월대비 162.2%, 손세정제는 121.8% 증가했다. 비누와 바디워시는 각각 74.6%, 30.9% 늘었다.

    마스크 매출 10배 증가… 위생용품 매출도 크게 늘어

    같은 기간 감기약과 해열제 판매도 늘었다. 우한폐렴 증상이 기침·발열 등 감기 증상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CU의 연휴 기간 안전상비의약품 매출은 전월대비 242.5% 늘었다. 그중 감기약 매출은 전월대비 250.2%, 해열제는 181.8%로 일반적으로 명절 연휴 기간 매출이 높은 소화제(93.3%)보다 2~3배 이상 많이 팔렸다.

    이 같은 현상은 편의점 GS25에서도 똑같이 나타났다. GS25에 따르면, 설 연휴인 24~27일 손소독제와 세정제는 전년 동기 대비 429% 상승했고 전년 설 연휴보다 634% 더 팔렸다. 마스크 역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13% 올랐다.

    BGF리테일 김명수 MD(상품기획)지원팀장은 "명절 연휴 동안 전국적으로 우한폐렴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며 공항·터미널·휴게소 등에서 마스크가 품절될 정도로 수요가 몰렸다"며 "특히 약국과 병원이 문을 닫아 경미한 증상에도 가까운 편의점에서 감기약 등 안전상비의약품을 찾는 사람이 많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