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홍 교수 "진정한 정치혁명, 기독교 정신혁명"… 19일 제105회 이승만 포럼
  • ▲ 서울 중구 정동제일교회 아펜젤러홀에서 제105회 이승만 포럼이 개최됐다. 이날 포럼은 김철홍(사진) 장로회신학대학 교수가 ‘우남 이승만의 기독교 개종과 기독교가 그의 정치사상에 준 영향’에 대해 강연했다. ⓒ이기륭 기자
    ▲ 서울 중구 정동제일교회 아펜젤러홀에서 제105회 이승만 포럼이 개최됐다. 이날 포럼은 김철홍(사진) 장로회신학대학 교수가 ‘우남 이승만의 기독교 개종과 기독교가 그의 정치사상에 준 영향’에 대해 강연했다. ⓒ이기륭 기자
    "우남(雩南) 이승만은 기독교 신앙이라는 토양 위에 독립운동과 국가를 건설한 정치사상가이다."

    김철홍 장로회신학대학 교수는 19일 오후 서울 정동제일교회 아펜젤러홀에서 이승만학당 주최로 열린 제105회 이승만 포럼의 주제강연 ‘우남 이승만의 기독교 개종과 기독교가 그의 정치사상에 준 영향’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은 기독교 선각자"라며 이같이 말했다.

    '기독교 선각자' 이승만 前대통령…"개신교, 자유민주주의 핵심가치"

    김 교수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 1904년부터 '신학월보'에 쓴 글을 보면 그의 사상을 엿볼 수 있다며, 이승만의 '기독교 정치관'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이 전 대통령은 기독교를 국민 교화의 기본으로 삼고자 했다. 기독교 신자였으나 기독교를 국교로 삼는 '정교일치'의 국가를 바라지는 않았다. 그가 주목한 것은 기독교가 갖고 있는 인간 교화의 가능성이었다. 기독교를 통해 정신혁명을 경험한 사람 없이 근대적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세울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우남은 기독교 정신혁명이야말로 진정한 정치혁명이라고 생각했다"며 "개신교는 자유민주주의의 핵심가치이고, 자유민주주의는 개신교의 정치적 표현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 전 대통령이 한성감옥 수감 중 집필한 ‘독립정신’에서도 그의 '기독교에 의한 정신혁명' 의지를 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승만은 국민이 (일제에 의한) 정신적 노예 상태에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국민이 자주권을 행사하는 개인으로 탈바꿈해야 독립국가를 세울 수 있다는 생각을 품고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회를 통해 올바른 관점을 가진 ‘자유인’을 양성해야 한다는 이승만의 사고도 되새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독교 복음을 받아들인 후 보이는 관점의 변화는 정치적인 면에서 사람이 자유인으로 각성하는 것"이라며 "이승만은 교회가 이런 개인을 양산하지 못하면 새로 태어나는 국가의 자유민주주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 기독교가 독립할 대한민국에 정치적으로 공헌할 역할을 내다보았다고 평가하면서도 현실정치를 통해 이를 구현하지 못했음을 아쉬워했다.

    "한국사회의 위기 본질, 자유 가치 방기에서 비롯"

    그는 "이 전 대통령의 기독교적 국가 건설 비전은 국가 의전, 국가 제도, 기독교인 중용 등을 통해 부분적으로 구체화됐다"면서도 "기독교적 정신을 사회문화에 깊이 뿌리내리게 하는 것에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렇다 하더라도 그의 기독교 정치사상은 오늘 날에도 여전히 유효하고 가치 있다"며 "이 전 대통령 같은 분이 아직도 살아 계시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한탄했다.

    김 교수는 "한국교회들이 이승만의 기독교 정치사상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었더라면 (지금과 같은) 사회적 위기 속에서 자유의 보루 역할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지금은 교회조차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한국사회가 맞이한 위기의 본질은 자유 가치를 방기한 데서 비롯됐다"며 "우남이 복음을 깨달은 지 120년이 지난 시점인 오늘날에도 우리의 길잡이가 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서 강연을 맡은 김 교수는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을 수료했다. 현재는 장로회신학대학교 신약학과 교수이며, 한국복음주의신약학회 회장 직을 역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