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 김성찬 의원의 충정… 사실상 한국당 첫 '불출마' 선언

김성찬 자유한국당 의원(재선‧창원 진해)이 15일 내년 총선에 불출마한다고 밝혔다. 한국당에서 ‘인적쇄신’ 분위기가 조성된 이후 현직 의원의 ‘의미 있는’ 불출마 선언은 사실상 처음이다. 최근 유민봉(비례)‧김무성(6선) 의원이 불출마 의사를 밝혔으나 이들은 이미 지난해 “6·13 지방선거 참패 책임을 지겠다”며 불출마 선언한 것을 재확인하는 수준이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이대로는 안 된다는 절박감과 함께 모든 것을 비워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국회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한 끝에 내년 총선에 불출마하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길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 안보와 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사회적 갈등이 최악의 상태에 이르렀는데, 이를 막지 못한 것에 대해 조금이라도 책임을 지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한다”며 “정치적 기득권을 내려놓음으로써 더 좋은 인재들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내 결정이 자유세력 대통합과 혁신을 위해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도 기대했다. 한국당의 선(先) 쇄신 및 보수 재건을 요구하는 바른미래당 ‘변혁’ 등에 쇄신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자유세력 대통합과 혁신을 위해서라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야 할 때”라며 “나만 옳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상대방의 생각에도 마음의 문을 열고 조금씩 양보하며 서로가 힘을 합쳐 자유세력 대통합과 혁신의 시대를 열어가길 간곡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자신의 불출마와 ‘중진 용퇴론’을 연관짓는 것에는 경계했다. 그는 기자회견 직후 “내 불출마 결정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으로 내 스스로 결단을 내린 것이다. 다른 의원들을 향해 이래라 저래라 할 건 아니고, 각자 올바르고 현명한 선택을 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나는 군생활을 40년 하고 정치에 입문한 지 7~8년 됐다. 그동안 지금이 매우 어려운 시기라고 느낀다”며 “나라도 정치적 기득권을 내려놔야 국민들이 한 번 더 바라봐 주실 것 같다. 국민들이 보수우파에 실망하셨다면 다시 한번 질책과 격려를 포함해 눈여겨봐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언제 불출마를 결심했느냐’는 질문에는 “태극기세력이 매주 광화문에 가는 것이 아직도 짠하고 마음이 아프다. 그분들을 보면서 그냥 있을 수는 없다고 평상시에도 고민을 많이 했다”고 답했다. 

 ‘추후 경남도지사 출마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계획 없다”며 “나는 우리 자유세력들이 하나된 마음으로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지켜나갈 수 있다면 어떤 길이든 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 의원은 해군참모총장 출신이다. 그가 해군참모총장을 역임할 당시인 2010년 3월에는 천안함 피격사건이, 같은해 11월에는 연평도 포격사건이 벌어졌다. 이후 2012년 19대 총선에서 당시 경남 진해(현 장원시 진해구)를 지역구로 국회에 입성했고, 2016년 20대 총선에서도 연이어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