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연초박 불법 건조 과정서 발암물질 배출"… 주민 99명 중 14명 암으로 사망
  • ▲ 환경부 역학조사 결과 전북 익산시 장점마을에서 발생한 집단 암 발병 원인은 인근 비료공장에서 담뱃잎 찌꺼기를 말리는 과정에서 나온 발암물질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마을에서는 주민 99명 중 22명이 암에 걸렸고, 이 중 14명이 숨졌다. ⓒ환경부
    ▲ 환경부 역학조사 결과 전북 익산시 장점마을에서 발생한 집단 암 발병 원인은 인근 비료공장에서 담뱃잎 찌꺼기를 말리는 과정에서 나온 발암물질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마을에서는 주민 99명 중 22명이 암에 걸렸고, 이 중 14명이 숨졌다. ⓒ환경부
    전북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에서 집단적으로 발생한 암의 발병 원인은 인근 비료공장에서 '연초박'(담뱃잎 찌꺼기)을 말리는 과정에서 나온 발암물질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환경부는 14일 전북 익산시 국가무형문화재통합전수교육관에서 ‘장점마을 주민건강 영향조사 최종발표회’를 열고 “비료공장 배출 유해물질과 장점마을 주민들의 암 발생 간에 역학적 관련성이 있다”며 이 같은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장점마을 주민들은 2017년 4월17일 인근 비료공장인 (유)금강농산과 관련한 건강영향조사를 청원했다. 그해 7월14일 환경보건위원회가 청원을 수용하며 조사가 진행됐다. 장점마을에서는 2001년 비료공장이 들어선 뒤 2017년 말까지 주민 99명 중 22명이 피부암·담낭암 등에 걸렸고, 이 중 14명이 숨졌다.

    영향조사 연구진에 따르면, 유해물질 배출원 조사 결과 금강농산 비료공장에서 비료관리법에 의해 퇴비로만 사용할 수 있는 연초박을 비료로 쓰기 위해 불법적으로 300℃의 온도에서 건조한 사실이 드러났다. 연초박 건조 과정에서 발암물질인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와 '담배특이니트로사민(TSNAs)'이 배출된다는 사실도 연구진의 모의시험 결과 나왔다.

    공장 가동 중단 1년 지난 시점에 채취한 먼지에서도 발암물질 검출

    사업장과 마을 환경조사에서는 공장 가동이 중단된 지 약 1년이 넘은 시점에 채취한 사업장 바닥·벽면·원심집진기 등 비료공장 내부와 장점마을 주택 옥상 등에 쌓인 먼지에서도 PAHs와 TSNAs가 검출됐다. 연구진은 장점마을 내 침전먼지 분석 결과 총 15개 지점 중 5개 지점에서 TSNAs가 검출됐으나 대조지역 5개 지점에서는 모두 불검출된 사실을 통해 금강농산으로부터 오염물질이 나왔음을 추정했다.

    금강농산에서 배출된 것으로 확인된 TSNAs 중 'NNN(니트로소노니코틴)·NNK(메틸니트로소아미노피리딜부타논)'와 PAHs 중 '벤조에이피렌'은 국제암연구소(IARC) 규정 1군 발암물질로, 폐암·피부암·비강암·간암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됐다.

    장점마을의 암 발병률은 전국평균 대비 모든 암은 남녀 2.05배, 피부암 남녀 21.14배, 담낭·담도암은 남자 16.01배 높았다. 특히 공장 가동 시기에 거주한 기간이 길수록 갑상샘암을 제외한 모든 암 발생률이 높아지는 경향도 나타났다.

    환경부는 "향후 익산시와 협의해 주민건강 관찰 및 환경개선 등 사후관리계획을 수립하고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점마을 주민 집단 암 발생 원인으로 밝혀진 금강농산 비료공장은 2017년 4월 가동 중단 이후 비료관리법 위반 등의 이유로 같은해 말 폐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