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kg당 16일 4558원→ 25일 5097원 급등… 소고기·닭고기도 연쇄 상승
  • ▲ 아프리카 돼지열병 추가 확산으로 돼지고기값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25일 오전 서울의 한 백화점 식품매장에는 돼지고기가 진열돼 있다. ⓒ뉴시스
    ▲ 아프리카 돼지열병 추가 확산으로 돼지고기값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25일 오전 서울의 한 백화점 식품매장에는 돼지고기가 진열돼 있다. ⓒ뉴시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계속되는 확산에 돼지고기를 비롯한 축산물 가격 급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ASF 발병지역에 내려진 이동금지명령과 해당 농장을 포함한 인근 지역에서의 돼지 살처분 등으로 공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돼지고기 가격이 올라감에 따라 대체재로 꼽히는 소고기와 닭고기 등의 가격도 상승하는 추세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25일 기준 전국(제주 제외) 도매시장에서 돼지고기 평균(등외 제외) 경매 가격은 kg당 5097원을 기록했다. 이는 ASF가 발병하기 전인 16일 4558원보다 약 500원 오른 가격이다. 지난 16일 100g당 2012원이었던 국산 돼지고기 삼겹살 100g 소매가도 25일 기준 2129원으로 약 100원 올랐다.

    같은 기간 소고기, 닭고기 등 돼지고기 대체재의 가격도 덩달아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17일 닭고기 소매 가격은 kg당 5,049원에서 25일 5,104원, 같은 기간 한우의 경우도 kg 당 소매가격이 87,764원에서 89,509원으로 가격이 올랐다.

    “충청도까지 확산되면 가격 폭등 현실화”… 정부는 감염경로 파악 아직 못해

    농식품부는 돼지 사육두수가 평년보다 많고 돼지고기 수입량과 재고량도 평년을 웃도는 만큼 가격 상승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냉장육의 유통 기한이 3주 정도인 만큼 확진 사례가 계속 발생해 공급량이 줄면 가격 방어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남아 있는 재고 물량이 거의 없는 상황인데 또다시 이동 중지 명령이 연장돼 경매물량이 줄어들면 금∼일요일 사이에는 인상된 도매가가 반영돼 판매가도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국내에서 양돈 농가가 가장 많이 분포해 있는 충청도까지 ASF가 확산한다면 가격 폭등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한한돈협회 관계자는 “만약 충청도까지 방역망이 뚫린다면 가격 폭등의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TF 구성해 대책마련 하겠다는 청와대, “경기도 북부권에서 최대한 막는 것이 목표”

    정부는 ASF 최초 발병일로부터 열흘이 지났지만 아직 발병 경로 파악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26일 “아직 공식적으로 발병 경로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파악하기 위해 역학조사를 진행중이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24일 이호승 경제수석을 주축으로 하는 돼지열병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ASF 확산방지 대책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ASF를 발생 지역인 경기도 북부권에서 최대한 막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26일 정오까지 내려진 전국 가축 일시 이동중지명령을 48시간 더 연장한다고 밝혔다. 이동중지명령이 내려지면 전국 전체 돼지농장과 사료농장, 도축장 등에는 차량, 돼지 이동이 전면 제한된다. 앞서 정부는 24일 정오부터 일시 이동중지명령을 발령하고 경기, 강원 6개 시군으로 제한했던 ASF 중점관리 지역도 경기도, 인천광역시, 강원도 등 3개 시도로 확대했다.

    한편 일각에서 제기되는 야생 조류가 감염 경로라는 가설이 맞다면 현재 정부대책은 곧 다가올 철새떼에 무방비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검역본부 관계자는 이에대해 “해외사례 중 조류가 감염경로였던 케이스가 없다”며 “가능성은 다 열어둔 상태이며 만약 조류가 감염경로가 맞다면 그때는 철새 관련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