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장관' 여론조사, 기관마다 찬반 달라… "편향된 표본 탓" 해외 논문 잇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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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선거·국정지지율 등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신뢰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의 조사 결과가 전체 여론을 대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여론조사의 신뢰성 문제가 확산된 계기는 조국(54) 법무부장관과 관련해서다. 조 장관이 후보자 시절 일부 여론조사기관이 실시한 조사 결과는 제각각이었다. 같은 사안을 두고 이뤄진 조 장관에 대한 조사 결과는 최대 12%P나 차이가 나기도 했다. 이 같이 상이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이유로 낮은 응답률, 휴대폰 RDD(Random Digit Dialing·무작위 전화걸기)와 같은 조사방식 등이 거론됐다.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하면, 여론조사의 신뢰성에 영향을 끼치는 핵심 요인은 '표본의 편향성'이다. 여론조사를 실시할 때 전체 집단(모집단·유권자)에서 무작위로 표본을 골라, 이 표본을 상대로 조사를 실시한다. 표본이 왜곡·편향되지 않아야 표본에 따른 조사도 전체 집단을 대표할 수 있는 '대표성'을 가진다."여론조사 신뢰성 논란, 핵심은 표본의 편향성"이때 두 변수(여당지지율·응답률) 사이에서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나타나면 편향성이 있다고 한다. 편향성은 상관계수를 보고 판단할 수 있다. 상관계수는 지지율과 응답률 간 연관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 상관계수가 0에 가까울수록 여론조사의 신뢰성이 높아진다. 반대로 상관계수가 1 혹은 -1로 나온다면, 그 여론조사 결과는 왜곡·편향됐다고 본다. 한국 유명 여론조사기관의 여론조사에서는 이 '표본의 편향성'이 나타났다.그 근거는 지난 10일 본지가 입수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보고된 리얼미터와 갤럽의 여론조사 대표성 분석 결과 자료'(자유한국당 김종석 의원실)에 담겼다. 이 자료는 두 여론조사기관이 2017년 5월~2019년 9월 발표한 여론조사 중 '여당 지지율과 응답률 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다. <관련기사; [단독] '지지율 왜곡' 학술증거 처음 찾았다>김 의원실의 분석 결과, 리얼미터와 갤럽의 상관계수는 각각 -0.4686, 0.4870이었다. 상관계수가 양(+)의 수가 나온다는 건 두 변수인 '여당 지지율'과 '응답률'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의미다.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상태를 '음(-)의 상관관계'라고 한다. 지지율이 높을수록 응답률도 높아지면 양(+), 반대라면 음(-)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이다. 리얼미터는 응답률이 낮을수록 여당 지지율이 올라갔고, 갤럽은 응답률이 높을수록 여당 지지율도 같이 높아졌다. 같은 기간 리얼미터와 갤럽의 평균 응답률은 각각 5.82%, 16.53%였다.이런 '상관계수' 문제는 해외 유명 논문에서도 등장한다. Robert M. Groves는 '무응답 비율과 편향성(Nonresponse Rates and Nonresponse Bias in Household Surveys)'이라는 논문에서 "지지율과 같은 관심변수와 응답률 간 상관관계가 있으면 ‘무응답 편향’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Ho and de Leeuw(1994), Cook et al.(2000), Groves(2006) 등의 연구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났다.조국 장관 논란으로 본 여론조사 '들쑥날쑥' 조사통계 전문 A 교수는 "여론조사 결과에서 상관계수가 나오면 사실 그 조사는 대표성·신뢰성이 없다고 볼 수 있고, 잘못 실시된 조사"라면서도 "비용문제 등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대부분 여론조사기관의 조사 결과에서 상관계수가 나올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아울러 전문가들은 설문 내용, 조사 방식, 응답률 등도 여론조사 신뢰성에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여론조사의 정확한 문제 진단을 위해 표본을 공개하면 된다는 의견도 있다.이번 여론조사 문제는 조국 법무장관 사태 이후 확산됐다. 조 장관 일가와 관련된 의혹이 커지는 와중에도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은 올라갔다. 특히 비슷한 시기 이뤄진 두 여론조사기관의 결과가 최대 12%P나 벌어진 경우도 있었다.설문 내용, 조사 방식, 응답률도 여론조사 신뢰성에 영향지난 8월 말 중앙일보 조사연구팀과 리얼미터가 실시한 조사 결과, 조 장관 찬성에 답한 응답률은 12%P나 벌어졌다.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8월23~24일 만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조 장관 임명 찬성에는 27.2%, 반대 60.2%였다. 반면,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8월28일 조사한 결과 조 장관 임명 찬성은 39.2%, 반대 54.5%였다.조 장관의 국회 인사청문회(9월6일) 뒤에 실시한 한국리서치(7일)와 리얼미터(9일) 조사 결과, 조 장관 임명 찬성 응답률의 차이는 8%P나 벌어졌다. 한국리서치가 7일 '일요진단 라이브' 의뢰로 1003명에 대해 여론조사한 결과 조 장관 반대에는 49%, 찬성에는 37%가 답했다. 리얼미터 결과는 반대 51.8%, 찬성 45%였다.한편 리얼미터는 주간·주중 등 매주 두 차례 여론조사를 발표하고, 여론조사 횟수는 총 237회였다. 매주 한 차례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갤럽은 총 108회의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