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이력' 의혹 한상혁엔 "언론계 조국이냐"… 입시 의혹 이정옥엔 "조국캐슬" 비판
  • ▲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30일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정보위원회(과방위)와 여성가족위원회(여가위) 회의장에서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이름이 수차례 거론됐다. 한상혁 방통위원장 후보자와 이정옥 여가부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얘기다. 야당 의원들은 이 자리에서 한 후보자의 '가짜뉴스' 발언, 이 후보자 딸의 '입시용 스펙' 문제를 거론하며 각각 '방송계의 조국' '조국캐슬' 등을 언급했다. 한 방통위원장 후보자의 경우 '정치편향' 논란도 가세했다.  

    "한상혁 방통위원장 후보, 중립성 확보 못할 것"

    국회 과방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시작부터 여야는 30분간 언성을 주고받았다. 지난 9일 후보자 지명 직후 한 후보자의 "현재 문제되고 있는 가짜뉴스는 표현의 자유 보호 범위 밖에 있는 내용으로, 규제 대상이 돼야 한다"는 발언 때문이었다. 

    한 후보자는 ▲청문회 답변자료 거부 및 자문변호사 허위 기재 ▲부동산 거래에서 다운계약서 작성 ▲관련 세금 탈루 의혹 ▲논문표절 의혹에도 휩싸인 상태다. 이같은 이력으로 인해 한국당 의원들은 청문회 질의 과정에서  "요즘 '조로남불'이 유행하는데 '한로남불' 말이 나올 지경" "언론계의 조국" "방송계의 조국"이라며 조 후보자에 빗대 비판했다.

    박성중 한국당 의원은 "한 후보자는 편파성과 편향성을 갖고 있어 방통위원장으로서 중립성과 독립성을 확보하지 못할 것"이라며 "전문성도 보이지 않아 위원장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한 후보자는 "가짜뉴스를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고, 현행법상 방통위에는 가짜뉴스를 규제할 권한이 없다. 다만 평소 나의 생각을 말했을 뿐이다. 표현의 자유는 보장돼야 한다"고 해명했다.

    유튜브 탄압 때문에 이효성 물러났나?

    이날 한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조국' 외에 또 한 명의 이름이 등장했다. '이효성 현 방통위원장'이다. 한국당은 이 방통위원장의 중도사퇴를 현 정권의 사퇴압력으로 보고 "이효성 현 위원장을 증인으로 채택해줄 것"을 요구했다. 방통위원장은 3년 임기를 보장받는다. 2017년 7월 취임한 이 위원장은 아직 임기가 1년가량 남았음에도 돌연 사퇴를 선언했다.

    윤상직 한국당 의원은 "이 위원장이 유튜브 탄압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해서 물러났다는 이야기가 난무한다"며 "이를 확인하지 않고 청문회를 여는 것은 법을 어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성태 의원도 "이 위원장은 '가짜뉴스' 대응이 미흡해 경질됐다는 보도가 나오는 상황인데, 사퇴 사유가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청문회에서 재발대책을 검증하는 것이 순리"라고 강조했다. 

    이에 김성수 민주당 의원은 "후임 위원장 자리에 현 위원장을 증인으로 세우는 것이 합당하지 않다"며 "(야당은) 자의로 물러났는지를 듣겠다고 하는데, 이 위원장은 자의로 물러났음을 공개적으로 밝혔는데 자꾸 증인 채택을 주장하는 건 정치공세밖에 안 된다"고 받아쳤다.


  • ▲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여가부 장관 후보자 '자녀 입시 의혹'… "조국 캐슬 아닌 이정옥 캐슬?"

    이날 국회 여가위의 이정옥 여성가족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권이 문제 삼은 내용은 이 후보자의 딸이 고교 3년 재학 당시 발간한 책과 관련된 의혹이다.

    이 후보자의 딸 김모 양은 2003년 3월~2005년 1월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녔고, 이후 2007년 고교 3학년 때 귀국해 책을 출간했다. 이후 수시전형을 통해 연세대 법학과에 입학했다. 또 아버지와 함께 1년간 일본에서 초등학교에 다닌 이력을 고의로 누락시켰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신보라 한국당 의원은 "이 책이 딸 스펙인지 엄마 스펙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출판사와 저자 간 수신·발신 메일을 보내달라 했는데 안 보내준다. 합리적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김성원 한국당 의원도 "이건 자녀에 대한 검증이 아니다. '조국 캐슬'이 될지 '이정옥 캐슬'이 될지의 문제이기에 도덕적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수시전형을 통해 자녀가 명문대에 입학했는데, 관련 서류를 14일에 떼어놓고도 오늘 9시30분이 돼서야 제출했다. 2주간 의원들에게 제출하지 않은 행태는 국민을 조롱한 것"이라며 "입학 과정이 정당하다면 감추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야당의 공세에 임종성 민주당 의원은 "청문회는 가족 흠집내기 장소가 아니다. 가족을 건드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옹호했다. 제윤경 민주당 의원도 "여기서 수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보탰다. 이 후보자는 "일하는 여성으로서 자녀를 충분히 돌보지 못했다. 여러 증명서와 관련해 아이의 동의를 어제서야 구했다"며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