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현장조사 후 '삼척항 입항' 보고... 경계태세 지적했는데, 문제 없다고 발표"
  • ▲ 지난 15일 삼척항에 입항한 북한 주민들을 해경이 조사하는 모습ⓒ뉴시스.
    ▲ 지난 15일 삼척항에 입항한 북한 주민들을 해경이 조사하는 모습ⓒ뉴시스.
    지난 15일 북한 목선 입항 당시 초기 수사를 맡은 합동참모본부 전비태세검열실이 보고서에 '삼척항 입항'을 명시했다는 보도가 28일 나왔다. 군 당국은 검열실 보고서 작성 이후 브리핑을 했음에도 '삼척항 입항' 대신 '삼척항 인근'이란 용어를 썼다. 의도적 왜곡 가능성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28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검열실은 해양수산청이 확보한 영상을 근거로 '○○시에 삼척항 입항'이라고 보고서에 기록했다. 군 관계자의 제보였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이후 군의 브리핑 등에서 등장한 '방파제 인근'이란 말도 검열실 보고서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방파제 인근'이란 말도 보고서에 없어

    신문은 이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검열실의 보고서 내용을 소개하며 "23사단과 동해1함대의 경계태세를 지적하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초기 수사에서 경계태세의 문제점을 포착했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그러나 군은 지난 17일 브리핑에서 "경계태세에 문제가 없었다"고 발표했다. 

    합참의 전비태세검열실은 '팩트'만 보고하는 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판단'은 상부의 지휘관이 한다는 것이다. '삼척항 입항' 내용이 빠지고, 경계태세에 관한 지적이 "경계태세에 문제가 없었다"는 내용으로 해석된 것은 '윗선'의 왜곡·축소 의도를 방증한다는 게 군 관계자의 추측이다. 

    전비태세검열실은 목선이 삼척항에 들어온 직후인 지난 15일 오후 3시 삼척항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을 돌아보며 "해군과 23사단의 경계작전에 어떤 허점이 있었는가를 점검하고, 본 것을 조사 결과에 담았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검열실은) 23사단의 레이더도 추적해 있는 그대로 보고한 것으로 안다"고 조선일보에 전했다. 

    '팩트' 챙긴 '검열실'도 조사? "꼬리 자르기" 비판

    국방부 합동조사단은 북한 목선 사건과 관련, 군에 대한 전방위 조사를 실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초기 입항 관련 '팩트'를 수사했던 전비태세검열실도 조사 대상으로 거론돼, 군 안팎에서는 "꼬리 자르기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