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업무 70% 이상은 소통"… 하태경 “한국 여경 체력 부실” 반론
  • ▲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상윤 기자
    ▲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상윤 기자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여성경찰이 술 취한 남성을 제대로 제압하지 못했다는 이른바 ‘서울 구로동 여경 동영상’에 대해 입을 열었다. 해당 여경에 대한 비난 여론이 확산하는 현상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경찰대학교 출신인 표 의원은 20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태권도 2단, 합기도 2단에 육체적으로야 밀릴 게 없는 저도 취객 1명 제압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술에 취했을 때 저항이 더 큰 편이고, 자칫 잘못하면 그 취객이 다칠 수 있다"며 "몇 년 전에는 그런 취객을 제압하다 사망한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여경 무용론(無用論)에 대해서는 "그것(영상)만을 따로 놓고 해당 경찰관에 대한 자격 유무를 말한다든지, 여성경찰관 전체로 (무용론을) 확대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경 무용론은 현재 세계 경찰의 흐름에 역행하는 말"이라며 "경찰 직무에 대해 여전한 오해들이 많아서 생겨난 부분"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경찰 업무 중에 육체적인 물리력이 사용되는 업무는 30% 미만이고, 70% 이상은 소통"이라고 강조했다. 

    표 의원은 또 "여성경찰관이 조금 더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또 중재 역할들을 많이 하기 때문에 물리적 충돌의 정도가 훨씬 더 완화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제한 뒤 "힘으로만 뽑는다면 격투기 선수나 운동선수만 경찰관이 되어야 할 것"이라며 "경찰이 언제나 상대방보다 힘이 세다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여경 무용' 비난 여론은 여전

    하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다수의 누리꾼은 여전히 여경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낸다.

    20일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여경을 없애주세요" "여경 채용 비율을 10%로 해달라" "여경을 뽑지 않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직업 특성에 맞게 선발방법을 바꿔달라"는 등의 글이 올랐다.
  •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또 "최소한의 치안활동은 가능한 사람들을 뽑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 "이런 여경이 많이 뽑히게 되면 치안이 나빠질 것"이라는 등의 주장이 온라인상에서 제기되는 등 쟁점은 채용문제로도 확대됐다.

    여경에 대한 비판의 초점은 주로 ‘여성들의 신체능력 부족’에 맞춰진다. 여경들은 사진 한 장이나 짧은 영상만으로 “사건이 발생해도 어쩔 줄 몰라 하며 남성경찰이나 시민에 도움을 청하는 존재”로 묘사되곤 한다. 이는 경찰업무에 여성은 필요하지 않다는 ‘여경 무용론’으로 이어진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19일 “여경 불신을 해소하려면 부실 체력검사 기준부터 바꿔야 한다”고 말한 것이 대표적 예다. 

    하태경 "무릎 대고 팔굽혀펴기 10회면 과락 면해”

    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전 세계 여경, 아니 동양권 여경과 비교해볼 때도 한국 여경 체력검사만 크게 부실하다”며 “한국 여경은 팔굽혀펴기 과락이 무릎 대고 팔굽혀펴기 방식으로 10회인데, 같은 동양권인 일본의 후쿠오카 여경은 정자세 팔굽혀펴기로 15회 이상을 해야 합격이 된다”고 지적했다.

    여경의 현장대응이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9월 한 경찰공무원 사이트에는 “여경들의 실체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차가 뒤집힌 교통사고 현장에 여경 4명이 출동했지만 아무 일도 하지 못했고, 시민 남성 혼자 피해자를 구출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경찰은 이때도 “여경 대응에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여경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땐 이미 시민들이 차량 안에 갇힌 운전자를 구조하고 있었고 여경들도 사고차량 문을 잡는 등 적극적으로 사고를 처리했다는 것이다.

    한편 논란의 당사자인 서울 구로경찰서 여경은 현재 정신적 충격을 받고 휴가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구로경찰서 관계자는 이날 <문화일보>에 “A 경장이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말도 잘 못하는 등의 상태에 빠진 것 같았다”며 “위로 차원에서 휴가를 보냈다”고 밝혔다. A 경장은 이번주 후반쯤 업무에 복귀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경 소속 조직의 관리책임자로 지목되는 원경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이날 회의에서 "여경이 현장에서 제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며 "일선 서장들도 현장 공권력이 위축되지 않도록 잘 챙기고 노력해달라"고 말했다.